대청도의 품에 들다 왔습니다.

2012년 6월 27일 | 생태기행

올해 봄기행으로 가게되는 대청도는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연안부두)에서 뱃시간으로 4시간을 가야 닿을 수 있는 곳입니다.
6월23일 토요일 오전 8시.
인천녹색연합의 회원과 여러 참가자들은 연안부두에 속속 모였습니다.
하지만… 터미널내에 어찌나 사람이 많던지요. 다들 자리를 깔고 앉아계셨습니다.
무슨일인가.. 했더니… 안개로 인한 결항이 지속되어 인천 연안의 모든 배들이 출항을 못하고 대기상태였던것입니다. 9시경 백령, 대청선을 제외한 연안의 여객선들은 출항이 시작되었고,,,
우리팀을 포함한 백령, 대청선 승객들은 10시가 되어서야 승선할 수 있었습니다.


길고 긴 장장 4시간동안의 배안의 사정은 말로 설명을 다 못합니다. ㅠ.ㅠ
아이를 데리고 온 저는 그 긴시간동안 아이가 지루해 할 것을 염두해두고 갖고 온 책을 읽었고, 스마트폰의 뽀로로가 쉬지 않았지요. 그리고 오랜만에 나들이에 들뜬 사람들은 준비해온 간식(곡주)와 함께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그것도 잠시(?) 2시간정도 지나니 분위기는 좀 잠잠해졌습니다. 하지만 이때부터는 파도가 거세지더라구요. 남은 2시간은 회상하고 싶지 않을 분들도 있을 것 같아. 생략하겠습니다. ㅎㅎ


지연으로 예상보다 2시간정도 늦게 도착했지만 대청도 숙소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서로 인사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박넝쿨님께서 연안부두 터미널에서 본인 소개만 먼저 하셨다며 5시간만에 돌아가며 소개를 이어나가자 하셨습니다.
초록지렁이(대표님)을 시작으로
오신근 위원님의 아내 조숙이님(님은 기행 내내 얼굴을 꼭꼭 숨기고 다녀주셔서 사진이 사진속에서 숨은그림 찾기를 해야할듯. 이쁜 얼굴을 넘 안보여주셨어요. ^^;;),
두 아이의 아빠 이성호 님(애들 챙기느라 살이 더 빠지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네요.),
함박웃음이 잘 어울리셨던 송경남님,
자매가 함께 기행에 참가하셨다 인천녹색연합과 인연을 맺어주신 정현미(언니), 정현진(동생)님,
뜻이 통하는 두 친구를 녹색의 길로 인도해주신 이미란님,
인천녹색연합 기행은 처음이었지만 타 단체에서 늘 주최측이 되어 준비하는 입장에서 편안한 여행을 하셔서 참 즐거우셨다는 최예라님,
앗. 김숙이님이 또 있네~ㅎ


늦으막히 대청도기행에 함께 참여해주신 돌맹이 김원희님,
친구가 함께 따로 또 같이 기행내내 함께 해주셨던 해국 최유진님과 가을바람 권병순님,
홀홀단신 편안한 걸음으로 다시 쉽게 오지 못할 대청도 방문 기회를 잡은 자연 주현경님,
모녀가 나란히 함께 했는지 충분히 즐기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김용애님과 이이슬님,
이번 기행의 최연장자이자 최연소자이네요. 나이를 떠나 가장 즐기셨던(?) 이루한님, 임인숙님, 정대순님,
걸음걸이가 어찌나 빠르시던지요 대청도의 아름다운 곳곳들을 가장 먼저 보셨던것 같아요 오현숙님,
그리고 사진을 찍느라 정작 본인 사진은 없어 한떨기 꽃(정향풀)으로 대신한 저(보름)까지
아. 사진속에 또 한명의 아이 이루미님이 빠졌네요. 이때 사진찍기를 거부했습니다. ^^


간략한(?) 인사소개를 끝내고 대청도 생태탐방에 나섰습니다.
차를 타고 고개를 넘다보니.. 저 넘어 해무가 어찌나 아름답던지요. 일행들은 고개 넘어 동백나무 자생지입구에서 내렸습니다.
대표적인 남방계 식물인 동백나무가 대청도에도 자생하고 있습니다. 이곳이 동백나무 자생지의 북방한계선이 아닌가 싶네요.. 도로옆 탐방길을 따라 동백나무길을 둘러보고 다시 올라와 지두리 해변 인근의 숲길을 향했습니다.


멀리 지두리 해변을 바라보며 초지를 지나면 숲길 입구가 나옵니다. 앞서간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늦게 가는 사람을 채근하는 이도 없습니다. 그저 이곳의 바람과 햇살과, 습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걸을 뿐 입니다. 함께 이야기 하고 나누며…


숲에 들어오니… 온갖 생명들의 움직임들이 걸음을 멈추게 하네요.
눈도 반짝반짝, 관찰하는 모습이 어린아이들 마냥 즐겁고 신기하기만 합니다. 


다소 더운 날씨 숲길을 들어와 그늘을 만나자 잠시 쉬어갑니다.
서로 고향이 어딘지도 묻고, 노래도 불렀습니다. 가을바람님의 노래솜씨가 어찌나 좋던지요… 그렇지만 송경남님의 해당화~ 노래도 정말 흥을 돋구었습니다.
그렇게 서로 어색함도 덜어내고 마음도 열어갔습니다.


숲길을 뚫고 나온 바닷가의 비경은 탄성이 절로 나오게 했습니다.
안개가 넘나 드는 모습과 넓은 초원지대는 굴업도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요.
이곳에서 한참 쉬고 노래도 했어야 했는데….ㅋ 


그래도 뭐. 우린 천천히 즐겼습니다. 사진도 찍고, 바위위에 걸터 앉아 풍광도 바라보고
어린아이처럼 팔짝 뛰어올라도 봤습니다. 마치 학같지 않나요~? 


이쯤에서 단체사진이 빠지면 안되겠죠~?
다들모여 있으니… 넝쿨님께서 대청도에 얽힌 역사이야기를 이야기해주십니다. 기억은 안나요.. ㅎㅎ


다시 되돌아 오며 지두리 해변을 바라보며 안개걷힌 바다를 감상했습니다.
그러다.. 저 멀리 그물에 걸린 염소도 살려주었지요. ^^ (앗! 염소가 안보이네…)

 

오는길 자연의 맛을 느끼는 시간입니다…

조심스레 먹어보고는… 퉤퉤퉤…

 


반면에… 누군가는 난 안써~ 하고 활짝 웃다가… 3.2.1 그분이 오셨습니다.


이곳은 사탄동해변입니다. 파도가 동해바다처럼 철썩철썩 높이 쳐옵니다. 약간 어지럽기도 하던데…
나중에 주민께 확인해보니 북서풍의 영향으로 평상시에도 파도가 높다고 하네요. 최연소 참가자 3살 이루한은 파도소리가 무서웠던지 파도가 칠때마다 울어댔어요.
깨끗한 바다모래를 바라보다 주저앉아 무언가 쓰시기에 가까이 가 봤습니다. “사랑해”
이 아름다운 곳을 혼자만 오게 되서 집에 계신 그분이 그리우셨나요~? ^^ 


자연이 만들어낸 그 신비로움에 감탄하고 또 감탄합니다.

인근 사탄동 마을에 들어서니 담쟁이 덩쿨이 조그만 발바닥을 붙히고 조금씩 조금씩 뻗어가고 있습니다.
힘들어도 우리네 삶도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견디고 이겨내며 풍성하게 만들어가는 거겠죠~?


담쟁이마을길을 따라 언덕을 올라가니 다시 해변과 높다란 적송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그 자리에 주저앉아 그저 쉴뿐…. 

사탄동마을과 해변까지 둘러보고 숙소가 있는 옥죽동으로 돌아왔습니다.
밥도 먹고 숙소 가까이에 있는 ‘한국의 사하라’라고 불리는 모래사막을 다녀왔습니다. 오랜 세월 부드러운 바람은 서서히 조금씩 조금씩 모래알들을 쌓아서 산을 만들어놓았습니다. 9시 가까운 늦은 시간. 안개가 자욱한 상황에서 사막을 보긴 했지만.. 참 낭만적이었습니다. 잠시 모래사막에 드러누워 하늘도 바라보았구요.

산책을 마치고 정자아래 둘러앉아 지역의 특산물을 맛보았습니다.
쉽게 맛볼 수 없는 홍어회. 준비해간 막걸리와 함께 먹는 그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그 맛을 어떻게 설명할 길이 없네요… ㅎㅎ


다음날 아침식사후 농여해변을 찾았습니다.
바닷가 모래에서도 뿌리를 내리며 그 생명력들을 알려내는 모래지치를 포함한 여러 사구식물들을 만났습니다.


통보리사초, 좀보리사초, 모래지치, 갯방풍등의 낮은 풀들이 가장 바닷가에 서식하며 모래가 날아가지 않게 단단히 잡아주고, 그 뒤에 해당화 순비기나무등의 낮은 나무들이 그 뒤로 소나무들이 바다의 바람을 막고 모래를 붙들고 자라고 있었습니다.
맨날 말로만 듣던 개미지옥도 직접 보았구요. 


바다를 보면 물에 발 담그고 싶고, 맨발로 걷고 싶은 그 마음은
아이나 어른이나 다 마찬가지겠지요~?


농여해변의 저 끝에는 자연이 만들어 놓은 거대한 조각품이 있었습니다.
그 작은 고개를 넘어 미야동 해변 그늘에 앉아 잠시 쉬었습니다.

이제는 간식시간~. 숙소로 돌아가는길… 함께 모여 사진도 찍고
일찍 들어간 이들은 밤에 다 못먹은 홍어회와 곡주를 마시며 정을 나누고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그렇게 알딸딸~ 한 시간과 함께 기행에 함께 했던 세분이 인천녹색연합의 후원회원이 되어주셨습니다. ^^

1박2일 대청도를 알기엔 부족한. 그래서 아쉬움에 다음을 다시 기약할 수 있게 해준 그런 기행이 아니었나 싶네요.
‘쉼’의 시간으로
마침표, 느낌표, 물음표를 모두 그리게 해준 대청도 생태기행.
만난분들 모두 반가왔고 행복했습니다. *^^* 

 

 



* 인천녹색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3-04-22 1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