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국립공원아 미안해!

2005년 1월 17일 | 한남정맥•공원녹지

[1월 16일 아! 국립공원 마저도! 계룡산국립공원 관통도로]   – 계룡산국립공원 관통도로 현장 초록행동 14일차인 오늘은 일요일이다. 일요일이지만 초록행동단은 쉬지 않고 국토 곳곳의 환경파괴 현장을 돌아보고 그 아픔을 느끼기 위해 눈 내리는 계룡산 자락을 내려온다. 오늘은 전국에서 많은 환경활동가들이 초록행동단과 함께 계룡산의 아픔을 느끼기 위해 아침 일찍 온다기에 더욱 힘이 나는 것 같다. 오전 10시 계룡산 근처의 박정자 삼거리에서 타지에서 오는 활동가들을 기다린다. 전세버스도 도착하고, 전국 각지에서 결합하는 활동가들이 약속장소로 모여든다. 모두들 초록행동단 버스에 옮겨 타자 버스 안에 사람이 한가득이다. 버스 안은 오랜만에 만난 활동가들과 초록행동단들 간에 이야기꽃이 피어 마치 시장바닥 같다. 계룡산 관통도로 건설 현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일요일인데도 터널 공사장에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공사가 시작된 지 이제 40여일이 지났지만, 터널 공사는 굉장히 많이 진척되어 있었고, 또한 공사장 곳곳에는 ‘계룡산과 함께 살아 숨쉬는 도로를 만들겠습니다’, ‘친환경도로를 만들겠습니다’ 등의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하지만, 도로계획에 따르면 도로는 3.9km의 국립공원을 지나고 있었으며, 그 중 200m는 자연보존지구 지하를 통과하게 된다. 이는  명백한 자연공원법 위반으로 건교부는 현행법까지 어기면서까지 관통도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었다. 자연공원법 위반을 하고 있는 도로가 친환경도로라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 초록행동단이 계룡산 관통도로 건설현장을 찾았다. 계룡산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터널을 마주하며 모두 할 말을 잃었다. 점심 식사 후, 참가자 모두는 도로건설로 인해 파헤쳐진 석산으로 자리를 옮겼다. 석산은 발을 디디기 어려울 정도였으며, 나무는 온데간데없고 부서진 돌덩어리들만이 산을 이루고 있었다. 이 곳에서 계룡산국립공원 관통도로 공사 중단을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은 각 지역에서 온 환경활동가와 환경단체 회원들, 초록행동단이 함께 했다. 기자회견을 통해 초록행동단을 비롯한 참가자들은 국립공원에 관통도로를 뚫고, 자연공원법까지 위반한 계룡산 관통도로 공사 즉각 중단할 것을 주장하고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이끌고 공사 현장을 떠났다. ▲ 계룡산 관통도로의 터널 현장. 관통도로는 국립공원의 핵심보전지역인 자연보전지구를 200m나 통과하는데도 건교부가 추진하는 이 파괴행위를 환경부 장관 그리고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모두 승인하고 있다. ▲ 건설현장에 있는 포크레인이 묘한 기분을 들게 한다. 다음에 도착한 곳은 관통도로 건설을 위해 20~30년, 많게는 40년 이상이 된 아름드리 나무들이 벌목된 현장이었다. 이곳에서 약 70여명의 참가자들은 계룡산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행사를 진행하였다. 참가자들은 잘려나간 나무의 밑둥을 천으로 치료해주는 행사와 벌목장 입구에 금줄을 치고 초록색 천에 각자의 소원을 적은 후 금줄에 메다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초록행동단 김제남 단장은 “비록 우리가 계룡산을 지켜주진 못했지만, 잘려진 나무를 보듬어주고 계룡산에 미안한 마음을 전달하는 행사를 통해 계룡산이 우리의 마음을 알아줬을 것이다. 초록행동단도 관통도로를 막아내지 못했다는 것에 절망하기 보다는 앞으로의 희망을 찾기 위해 노력하자.”고 했다. 행사 이후에 초록행동단은 계룡산을 찾아온 동료 활동가들과 제대로 인사를 할 새도 없이 부랴부랴 다음 목적지인 괴산군으로 떠났다. 괴산군 청천면 사담리 마을회관에서 짐을 풀고나서, 초록행동단은 이 지역의 온천개발 문제점에 대한 간담회를 지역 주민들과 함께 진행하였다. 도움을 주신 분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분들이 점심을 후원해 주셨습니다. 환경정의 활동가들이 초록행동단에게 양말을 선물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