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세계 습지의 날」’씁쓸한 환경부의 이중행동’

2005년 2월 2일 | 성명서/보도자료

  2005년「세계 습지의 날」’씁쓸한 환경부의 이중행동’ ○ 오늘(2월2일)은 람사협약을 기념하여 지구촌이 함께 정한 습지의 날이다. 람사협약(물새 서식지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은 1971년 2월 2일 이란의 람사에서 습지자원의 보호와 현명한 이용, 물새서식지 보호를 위해 채택된 국제협약으로 우리나라는 1997년 101번째로 람사협약에 가입하였다. 정부는 강원도 인제군 대왕산 용늪과 경상남도 창녕군 우포늪 등 2곳을 람사사이트에 등재하였고, 작년 12월 람사사이트에 신안 장도습지를 신청한 상태다. ○ 환경부는 해양수산부와 공동으로 2005년 습지의 날 행사를 경남 창녕군 우포늪 일대에서 진행한다. “습지의 다양성과 현명한 이용방안”을 주제로 심포지움을 개최하고, 환경부지정 습지보호지역인 우포늪 현장을 방문하여 습지생태계를 직접 체험할 계획이다. 더불어 지난 9월부터 유엔개발계획(UNDP)과 공동으로 추진 중인 「UNDP/GEF국가습지보전사업」의 시범사업지역의 하나인 낙동강유역에 대한 습지보전사업을 논의하기 위한 착수 워크샵이 계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환경부의 국가습지보전사업, 람사사이트 등재 노력, 국제람사회의 한국 개최 유치 등의 이면에는 숱한 개발에 대한 면죄부가 숨겨 있다. ○ 2005년 새만금 갯벌, 낙동강 을숙도, 천성산 중․고층습지는 여전히 국책사업 이름으로 훼손될 위기다. 얼마 전, 법원은 새만금 간척지의 용도와 개발범위에 대하여 검토하고 결정할 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중재안을 제출하였으나, 정부의 거부로 좌절되었다. 숱한 생명체와 갯벌, 어민의 삶터는 무시하고 기어이 간척사업을 강행하겠다는 의도다. 환경부는 한마디 의지 표명도 하지 않았다. 낙동강 하구 을숙도는 오랫동안 한반도를 찾는 철새들의 보금자리이다. 생물종 다양성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최고의 습지이다. 그러나 환경부는 문화재법, 천연기념물 등의 10여개의 보호법이 무시되고, 이곳의 남단갯벌을 파괴할 수밖에 없는 명지대교 개발사업에 대한 최종 환경영향평가를 통과시켰다. ○ 천성산 생명과 습지를 살리기 위한 지율스님의 단식이 오늘로 99일째다. 지율스님의 생명이 촌각을 다투고 있다. 천성산 일대는 환경부지정 습지보호지역인 무제치늪, 화엄늪을 포함하여 20여곳의 습지가 분포하는 생태 보고이다. 생성연대로만 따져도 람사협약에 등재된 대왕산 용늪보다 생태적․지리적 가치가 높다. 이곳 역시 부실한 환경영향평가를 바탕으로 경부고속철도 터널공사를 진행하면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를 훼손할 상황이다. 발파공사를 멈추고, 3개월의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실시하자는 지율스님의 요구를 정부는 수용해야 한다. ○ 람사등재 습지인 우포늪을 비롯하여 주요 습지가 경상남도에 집중해 있는 점이 감안되어 올해 습지의 날 행사가 개최된다. 환경부 역시 ‘산지에서 바다까지, 습지는 우리를 위해 살아 일하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포늪은 환경부의 유일한 적자로 혜택을 받지만, 낙동강과 천성산은 결코 환경부의 고려대상이 아니다. 한편으로는 낙동강, 천성산 습지의 개발을 위한 환경영향평가서에 도장을 찍고, 다른 한편으로는 장관과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습지보호의 의지를 밝히는 모습이 2005년 습지의 날, 그 이중행동의 풍경이다. 환경부는 기념식을 가질 것이 아니라 반성문을 써야 할 때이다. ○ 2005년 「세계 습지의 날」을 맞아, 우리는 지율스님의 고귀한 초록의 공명을 다시 한번 숙연히 생각한다. 지율스님이 100여일 단식하며 보여주는 생명의 위기, 습지생태계의 위기는 한국사회의 엄연한 현실이며, 극복해야할 우리의 뼈아픈 자화상이다. 매일 밤 광화문에서 펼쳐지는 촛불문화제는 지율스님과 우리의 작고 아름다운 생명의 경외이다. 습지의 날, 우포늪의 아름다운 생명의 모습에 동참하지 못하고 거리로 나서는 것이 기막힐 따름이다. 문의 : 정책실 정명희 대외협력팀장 02-747-8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