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습지의날 성명서] 영종도갯벌,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하라.

2016년 2월 2일 | 성명서/보도자료

[세계습지의날 성명서]

영종도갯벌,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하라.

습지는 기후변화대응의 핵심! 더 이상의 연안습지 매립은 안 된다.

인천시는 갯벌매립을 통한 땅장사 그만하고, 갯벌의 가치를 제대로 재조명하라.

오늘(22)은 세계습지의 날이다. 1971년 이란의 람사르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물새서식지인 습지를 국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국제습지조약을 채택했고, 25주년을 맞은 199722일을 세계습지의 날로 지정했다. 한국에서는 2002년부터 내륙습지지역을 관할하는 환경부와 연안습지지역을 관할하는 해양수산부가 번갈아가며 세계습지의날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올해는 환경부에서 우리의 미래를 위한 습지, 지속가능한 생계라는 주제로 습지보전관리 민관 합동 워크샵을 개최한다.

습지는 생태계의 연결고리이자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기후변화대응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런 습지가 인천에서는 개발논리에 의해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다.

지난 10,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영종도 동측과 영종도준설토투기장 사이의 3905천㎡면적의 갯벌을 매립해 영종2(중산)지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중 개발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유일한 용지인 영종도 동측 갯벌에 대한 개발계획을 2016년까지 수립하지 않으면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되기에 올해 중순부터 개발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실시하겠다고 한다.

외국인 친화적인 경영과 생활여건 조성, 기업과 금융의 동북아거점으로 조성하겠다는 구호아래 인천 송도, 영종, 청라지구가 2003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었지만, 사업성 결여 등으로 장기간 개발이 지연되어 2010년 인천공항지구 등 2개 지구(39.93)2014년 용유무의지구 등 2개 지구(39.69)가 해제된바 있다. 이미 매립되어 있는 부지도 경제자유구역으로 해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갯벌을 매립하면서까지 개발을 추진하는 것이 적절한 행위인지 묻고 싶다.

지난 11, 감사원에서도 지적했듯이 경제자유구역의 문제는 투자용지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수요를 과다하게 산정, 공급한 것이 문제이다. 이제라도 영종2(중산)지구에 대한 개발용역계획을 중단하고,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해야 한다.

경제자유구역이 아니어도 세계5대갯벌인 영종도갯벌의 가치는 이미 충분하다. 영종2(중산)지구 개발계획지인 영종도동측갯벌은 전세계 3천여마리밖에 남지 않은 저어새의 주요 번식지인 수하암과 인접해있으며,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알락꼬리마도요를 비롯한 2만마리 이상의 도요물떼새들의 중간기착지이다. 또한 검은머리갈매기와 노랑부리백로의 중요한 섭식지로 이용되고 있다. 이렇게 수많은 멸종위기조류가 찾아올만큼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갯벌에 대한 가치를 인식해 인천시는 영종도를 포함한 강화, 서구, 옹진군을 아우르는 갯벌국립공원을 지정하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소청도에 국립철새연구센터를 구축하는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과거 농경지와 공업용지 확보, 도심확장 등을 위해 갯벌을 매립했지만, 이제는 갯벌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다. 연안의 생태를 복원하자는 역간척이 대두되고 있다. 습지가 자연의 콩팥이라 비유될 정도로 오염 물질을 걸러내는 정화조 역할을 하며, 홍수조절 기능, 해안선의 안정화 및 폭풍방지 기능을 수행하고 있고 여가활동과 교육, 관광 등 문화적 기능까지 더해지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지난 8, ‘갯벌자원화 종합계획을 통해 수십년간 매립되거나 훼손된 지역의 갯벌복원을 확대하고, 갯벌복원 전과정의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흐름속에 인천시는 오히려 갯벌을 더 매립해 땅장사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미 인천갯벌은 세계최대규모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인천국제공항, 청라지구, 송도신도시 등의 대규모 개발과 인천항 준설토투기장건설로 인해 사라졌다.

인천은 현재 인천의 가치를 재창조 하겠다며 대대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재창조 이전에 인천의 참된 가치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기본이다. 오래전부터 갯벌을 터로 삼고 살았던 어민들의 삶과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멸종위기조류의 번식지이자 섭식지인 이 갯벌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당장 눈앞의 이익과 보이는 성과에 급급해 갯벌을 매립해 땅장사 할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인천의 모습을 그리며 갯벌국립공원 지정 등 통합적인 갯벌보전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마땅하다. 인천시는 이제라도 영종2(중산)지구 계획을 철회하고, 영종도갯벌을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해야 한다.

2016. 2. 2.

인천녹색연합

문의 :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010-7322-6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