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 교동도 취재] 7/1★인천일보 보도

2016년 7월 4일 | 섬•해양

[2016 청소년기자단 ‘파랑’과 함께]삼엄한 길 지나 만난 ‘교동’…경치에 긴장감 사르르

발걸음 처음 멈춘 교동 중·고교…2년마다 열리는 ‘면민의 날’ 행사 한창
맛깔나는 음식 아낌없는 ‘시골의 정’·남녀노소 즐기는 놀이에 웃음 절로
붉게 맺힌 산딸기 맛보며 오른 화개산 정상…남산포 선착장 이색 풍경도

2016년 07월 01일 00:05 금요일
▲ 인천 강화군 교동도 화개산 정상에서 바라본 교동도의 모습.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지난 18일 오전 흐린 날씨에 조금은 쌀쌀했던 아침공기를 맞으며, 우리는 인천 강화군 교동도에 도착했다. 2016년 청소년인천섬바다기자단이 찾은 두 번째 섬이다. 교동도로 가는 길은 많이 삼엄했다. 교동도는 황해도와 직선거리 2.5㎞ 떨어진 북한과 가까운 섬이다.

이 곳은 민간인 통제 구역으로 군인들로부터 검문을 2번 통과 해야만 출입이 가능하다. 검문을 거친 뒤 달리는 버스 밖에서는, 흐린 날씨에 험악한 파도와 냉정한 철조망들이 엉겨 붙어 울타리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군사기지 같은 섬에 과연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갈까하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섬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었고, 농경지와 바다에서는 녹색과 푸른 쪽빛의 풍요로움이 가득했다.

처음으로 우리의 발걸음이 멈춘 곳은 교동 중·고등학교. 마침 우리가 찾은 지난 18일에는 ‘교동 면민의 날’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2년마다 개최되는, 마을 사람들이 참석하는 운동회로 이날 봉화(烽火)를 중심으로 활기차게 진행되고 있었다.

신발 던지기를 하는 어르신들이 반칙을 하더라도, 다른 주민들도 웃어넘기고, 아이들은 운동장을 자유롭게 뛰어 놀고 있었다.

외부인인 우리들에게도 손수 만든 파전과 잡채, 치킨 등 많은 음식들을 아낌없이 나눠 주는 모습을 통해 시골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족구장에서는 어르신이든, 젊은이든 다 함께 모여 족구를 하며 단합을 길렀다. 경기 승패에 관계없이 주민들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화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로 화개산과 농경지를 찾았다. 화개산을 오를 때 가파른 경사와 험난한 돌길들로 산행이 무척이나 힘들었다. 하지만 길 주변을 둘러보니 알알이 붉게 잘 익은 산딸기들이 많이 자라나 있었다.

힘든 산행의 고통을 잊기 위해 산딸기를 따서 입으로 넣었다.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느껴졌다. 힘든 산행의 고통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도심의 비닐하우스 속 농약 묻은 산딸기와 전혀 다른 맛이 났다.

인근에 위치한 농경지에서 주민들은 한창 모내기 작업을 하고 있었다. 같은 농경지에서 왜가리들이 논밭을 거닐며 개구리를 잡아먹고 있어 평화로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어 남산포 선착장으로 향했다. 이 곳에서는 교동도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카페와 식당, 그리고 각종 해산물 튀김 장사를 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교동대교가 개통되면서 관광객들의 방문이 늘어나자 도심에서나 즐길 수 있었던 카페나 칼국수를 파는 식당이 이 곳에 들어서게 됐다고 주민들은 설명했다.

새우튀김 장사를 하는 한 상인은 “교동대교가 생기면서 주말에만 외부에서 오는 관광객 차량이 약 100대 정도가 된다”며 “강화 특산물을 먹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교동도는 북한과 밀접해 있어 철조망과 군인들의 검문이 있을 정도로 위험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고, 걷다 보니 마을 사람들의 정이 느껴졌다. 또 찰진 쌀 등이 재배되는 풍요로운 땅과 새우가 잡히는 바다, 그리고 주민들의 열정이 가득한 섬이었다.

/박성호(정석항공과학고 2)

교동대교 개통 후 인근 ‘제방 유실’ 심각

 

▲ 인천 강화군 교동대교 인근 제방이 유실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인천 강화도 본섬과 교동도를 잇는 교동대교가 개통된 이후 인근 제방이 유실되고 있다. 피해 어민은 교동대교로 인한 피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8일 둘러본 교동면 상용리의 월선포 선착장 북쪽 제방은 대부분 손실됐다. 이 제방은 폭 10m 높이 7m, 길이 800m로 지난 1987년 건설된 개인소유의 제방이다.

제방은 교동대교가 개통된 이후 3개월 만에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게 어민의 주장이다.

본래 제방은 너비 10m로서 일반 승용차 2대가 다닐 정도였다. 하지만 수년 째 붕괴되면서 약 1m 정도로 줄어들어 차는 커녕 사람 1명도 제대로 걷지 못한다. 또 800m였던 길이도 절반인 400m로 줄면서 제방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됐다.

피해 어민은 제방 손실이 교동대교 건설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식장이 있는 곳은 월성포와 창후리 사이의 바다로 유속이 세고,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곳이다.

특히 밀물 시에는 침식이 더 가속화되는데 태풍이나 파도가 거세진다면 그 속도가 더욱 더 빨라진다. 다리 설치 전에도 유속이 셌던 이 지역은 교각 영향을 받아 더 거세졌다.

제방 대부분이 손실되면서 현재는 사람이 다닐 수 없고, 그 역할 또한 할 수 없게 됐다.

주민들의 경제에 큰 도움을 주기 위해 지어진 이 다리가 오히려 일부 주민을 울상 짓게 만들고 있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무너진 제방이 개인 소유인만큼 현재로서는 실질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대책은 없다”며 “강화군 등 행정에서 적극적으로 연륙교 건설과 제방 붕괴의 인과관계를 밝혀내야하는 게 우선돼야한다”라고 말했다.

/김채연(인화여고 2)▲ 한기출 교동역사·문화 발전 협의회장 “연산군 유배지…다양한 문화 존재”

“역사 보존사업 ‘제도적 지원’ 절실”

2016년 07월 01일 00:05 금요일

“교동도는 연산군의 유배지, 북한문화와의 교류, 교동읍성 등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는 섬입니다.”

한기출(67·사진) 교동역사·문화 발전협의회장은 자부심에 가득한 표정으로 이 같이 말했다.

“교동도는 내륙과 상대적으로 가까워서 왕의 유배지로 선정돼 연산군을 포함해 대략 10여명의 왕이 유배했습니다. 그만큼 교동도는 문화적,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장소죠.”

이처럼 교동도는 다양한 문화가 가득한 한반도 역사의 숨은 기둥이다. 특히 교동도는 황해 연백의 문화가 깃들어 있는 게 특징이다.

“교동도에서 뱃길로 가야하는 강화도보다 하루 두 번, 썰물 때에 맞춰 길이 연결되는 황해도 연백군이 더 접근성이 좋습니다. 강화 지역보다 연백군과의 교류가 많아 연백군의 살아있는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한국에서 문화적으로 중요한 장소죠. ”

이를 뒷받침하듯 섬 곳곳에는 추운 북방지역의 특징인 ‘ㅁ’자형의 건물도 눈에 띄었다.

그는 교동의 역사적인 중요성과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연백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특징 등을 관광자원화 해 더 많은 관광객을 유입할 수 있는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2011년 교동대교가 개통된 후 교동도와의 접근성이 좋아져 관광 섬으로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일부 진행되는 사업이 점차 지연되고 있다.

“지난 2011년 안전행정부는 교동도를 명품섬으로 선정했죠. 그 이후 연산군 유배지 복원 사업에 총 25억 예산이 투자됐지만 이후에는 예산이 투자되지 않아 고구리의 복구 작업이 멈추고, 완공 일정조차 정해지지 못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계류석, 부근당 등 교동도의 중요한 역사적 유물을 아직 보호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와 함께 교동도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 보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성찬(정석항공과학고 1)
/정리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웹용-기사내 25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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