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질공원 추진 중인 대청도에 다녀오다.

2016년 11월 7일 | 섬•해양

인천녹색연합의 자원활동교사인 초록교사 샘들의 현장심화교육 일정으로 2016년 11월5일~6일, 1박2일간 대청도에 다녀왔습니다.
인천녹색연합에서 지난 2012년 회원기행으로도 다녀온바 있긴 한데, 이번에는 특별히 황해섬네트워크의 장정구(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님의 안내로 좀더 깊숙히 대청도를 돌아보고,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활동가와 강사님을 포함하여 10명이 함께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 모여서 하모니플라워호를 타고 대청도를 향했습니다.
혹시, 대청도를 가실 계획을 갖고 있다면, 엘림여행사(대표 장윤주 010-6215-1067)에 문의하시면 배편예약부터, 숙소, 식당, 안내까지 편하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대청도는 출항 후 약 3시간30분 정도 소요되며 주말의 경우 하루 3차례 배편이 있습니다.  저희는 7시50분 하모니플라워 호를 승선했습니다. 차량도 싣고 가는 매우 큰 배임에도 불구하고 파도가 높아서 3시간30분이 무척 길게 느껴졌습니다.

대부분 대청도가  처음이셨던지라  이번 대청도 방문이 마지막이 될꺼라는 얘기를 할 정도로 힘들었지요. 물론 섬에 다다르고 둘러보는 동안에 마음의 동요가 생기기에 충분했지만요… ^^

도착후, 숙소에 짐을 부리고 힘들었던 몸상태를 추스리고 선진포선착장 근처의 바다식당에서 식사를 한 뒤 본 일정이 진행되었습니다.
대청도의 선진포선착장은 과거 일제시대 때 포경업이 성행했던 곳이랍니다. 연간 30여마리의 고래가 잡히기도 했다는데요. 현지 주민들에 의하면 당시 포경회사의 건물 흔적이 아직 남아있다고 합니다.

첫날은 현재 모래울로 명칭이 변경된 사탄동으로 움직였습니다. 이 마을은 뒤로는 삼각산이, 앞으로는 방풍림으로 둘러싸여 아늑하게 느껴지는 마을입니다. 가까이에는 모래울해변있고 마을에 민박도 있다고 하니 가족이 함께 놀러와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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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길 안쪽 빈 집터에 가을빛 옷을 갈아입은 담쟁이덩쿨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감성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자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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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인접한 섬이다 보니 마을에 있는 대피소를 볼 수 있었는데요. 위쪽사진 왼쪽은 백령도포격사태 이후에 새로 만든 곳이고, 오른쪽은 원래 대피소라고 합니다.
이 대피소 뒷쪽의 얕은 산은 해송과 육송이 함께 자라고 있는 모래언덕입니다. 모래울해변이 한눈에 들오지요.

대청도를 이해하려면 모래와 소나무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주민들은 오랬동안 바다에서 밀려오는 모래와 싸워야 했지요. 모래가 얼마나 많으면 대청도 처녀는 모래 서말을 먹어야 시집을 간다고 했을까요? 그런 지형여건 속에서 바닷가에 소나무를 심었고,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은 소나무들은 방풍림의 역할을 하며 인간편에서 사람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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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너머 모래울 해변은 넓은 모래사장과 거센파도 소리가 마음을 뻥 뚤어주는 기분을 느끼게 해줍니다.
4년전에 왔을때도 파도소리가 어찌나 크던지 동해바다에 서 있는 기분이 들었는데… 여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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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교육선생님들인만큼 대청도에 왔을때 주목해야할 만한 식물을 안보고 갈 수 없겠지요.
대청도에서 기억할만한 식물을 말하면 동백나무, 후박나무, 대청부채, 실거리나무, 소나무를 들 수 있답니다.
위에도 살짝 언급하긴 했지만 대청도 소나무가 그 중 하나입니다. 주로 해안가에는 해송이 많이 있지요… 반면 대청도와 덕적도에는 적송 또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대청도 소나무는 유전자원보호림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곳으로 알려진 울진금강송에 준하게 보호받고 있는 곳이라고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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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해안가 절벽에서 볼 수 있는 대청부채입니다. 모래울해변에서 지두리 산책길로 향하는 도로변 해안절벽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꽃이 지고 잎도 노랗게 바래서 말해주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뻔 했어요. 백령도와 대청도에 한정 분포하며 대청도에서 처음 발견되어 대청부채로 불리게 되었고, 얼이범부채란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모래울 해변을 둘러보고 지두리 산책길로 향했습니다. 좁은 오솔길을 걷는 듯한 느낌의 숲길이 편안하고 좋았습니다.
안내판에는 지두리전망대를 안내하고 있지만 우리는 갈림길에서 실거리나무와 눈맞춤을 하고 바닷갈 절경이 들어오는 곳으로 움직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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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리나무를 들어보신 적이 있는지요… 나그네의 바짓단을 붙잡는다고 하는데…
얼핏보면 아까시나무인가 싶은데 가지에 있는 가시가 아까시와 다릅니다. 매발톱처럼 휘어서 가지 주변을 둘러서 가시가 나있는데요…
나무덤불 가까이 갔더니 옷이 가지에 걸려서 나올 수가 없는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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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대청도의 동백나무숲을 갔습니다.
동백나무숲을 정비하며 예년에 비해 그 면적이 줄어들긴 했지만 우리나라 남해지역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동백나무를 남한 최북단에 가까운 대청도에서 군락이 있다는 것은 매우 신비로운 일입니다.
이곳 대청도 동백나무 자생지는 우리나라에서 동백나무가 자랄 수 있는 북쪽 한계지역을 표시하는 곳으로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 66호로 지정되었습니다. 동백나무를 비롯하여 실거니라무, 후박나무 등은 주로 따뜻한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식물들입니다.
대청도가 바다의 영향을 받아 따뜻한 해양성 기후를 나타내고 있어서 난대식물을 포함하여 한대식물까지 다양한 식물들을 함께 볼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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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풀등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 대청도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지형을 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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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에서부터 물고기 비늘까지 여러 생각들로 모양을 유추해봅니다만…
이 지형은 모래갯벌위에 파도가 그린 그림인 연흔이 굳어진 것입니다. 모래가 굳어져 오랜세월이 흘러 만들어진 사암인데요… 바닷가에 연흔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수평선상에 있을 그 흔적이 지각변동에 의해 움직여졌을것이고 지금의 모습을 만들었겠지요. 수만년의 깊이를 알수 없는 오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수만년전의 연흔이 가까이 있는 바닷가에 살아있는 연흔과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그 신비로움은 모르면 알 수 없는 것이겠지요.

현재 대청도와 백령도를 포함한 서해5도 일대를 국가지질공원으로 계획중에 있습니다.
국가 지질공원은 지층/지형 등 지질구조가 학술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뛰어난 지역을 보전하며 교육/관광사업에 활용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인증하는 제도 인데요. 장기적으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까지 계획하는 곳으로 그 가치가 뛰어난 곳임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나 이곳 대청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10억년 전후의 지질사 규명이 가능한 지역이라고 합니다. 그 얘기를 듣고 봐서 그런지 대청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기암석들이 예사로 보이지 않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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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여해변의 물이 빠지니 바다 한가운데에 모래섬이 수면위로 올랐습니다. 우리가 갔을땐 사실 풀등이라고 하기보다는 그저 넓은 모래갯벌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만큼 물이 빠져서 모래섬이라고 말하기 좀 그랬는데, 불과 몇 년전만 해도 모래섬으로 풀등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고 합니다. 어떤 영향으로 지형이 바뀌었는지…. 바닷가에 만들어지는 해안도로나 모래유실을 막기 위한 여러 인위적인 구조물들이 자연에 영향을 끼쳐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우리는 대청도 앞바다에서 외칩니다 “설악산케이블카 안돼!”라고요….

농여해변에서 옥죽동해변까지 끝을 알 수 없는 모래갯벌을 돌아보고 모래사막으로 알려진 옥죽동사구를 향했습니다.
해풍의 영향으로 바다모래가 넘어와 사막과 같은 거대 사구를 만들었고,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움직이는 사구로도 유명합니다.
사구한복판에 있는 낙타조형물에 실소를 금치 못했지만…
옥죽동사구의 모습은 정말 경이로웠습니다. 과거에는 산 너머까지 모래가 넘어가서 대청초를 옮길 수 밖에 없었다고 하니까요…
지금은 방풍림으로 모래의 움직임이 줄어들었지만, 이곳의 특색을 살려서 옥죽포구와 이어지는 지역의 소나무는 없애는 것을 제안하려고 한다고 합니다. 느끼실런지 모르겠지만, 사구 옆에 있는 나무들이 바닥에 붙어있는 것처럼 보이지요? 모래가 소나무의 허리까지 쌓여서 지금의 모습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 보다 더 높았을 모래언덕이 방풍림으로 바다에서 덜 날리고, 육지쪽 모래들이 바닷가쪽으로 쓸리내려가서 그렇다고 하네요.
좀 더 지형과 자연조건을 이해하고 보전된다면 더욱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지 않을까 싶네요.
가정 먼저 저 낙타조형물부터 떼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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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배멀미를 하고 도착한 대청도에서 첫날 여러곳을 둘러 보았습니다.
이런 아름다은 풍광을 봐선가 어지러움은 어느새 사라지고 대청도의 자연과 바닷바람이 가슴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도 둘째날 아침 사람의 발자국이 새겨지지 않은 옥죽동 사구를 한번 더 둘러보고 서풍받이산책길로 향했습니다.

서풍받이는 중국에서 서해로 불어오는 바람을 온 몸으로 막아주는 바위라는 뜻에서 이름이 붙었는데요… 이곳은 해안절벽으로 둘러쌓여 있어 경관이 아름답고 웅장한 절벽의 모습이 눈을 사로잡는 곳입니다.
2012년에는 이곳에 안갔었는데요…. 정말 풍광도 수려하고 산책길로도 단연 으뜸인 곳입니다. 둘러보는데 1시간 30분이면 충분했어요.
중국의 바람을 그대로 맞는 곳이라 그런지 다른 곳과 달리 바람이 많았고, 나무들도 바람의 영향을 받아 기울어져 자라거나 작은 관목류만 자라는 곳들도 있었습니다. 아주 길지 않은 숲길이지만 다양한 숲생태계를 보여주는 곳으로 봄에 오면 더욱 아름답겠다는 상상이 되더군요. 물론 지금도 남해 부럽지 않은 아름다운 곳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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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산책길을 끝으로 대청도를 뒤로하고 인천행 배에 오릅니다.
또다시 배멀미를 하지 않을까 많이 걱정했지만 다행히 오는길을 편안했습니다.
다시는 대청도에 갈일은 없을꺼야! 라고 생각했던 어제와 달리 다음에 또 갈 것을 꿈꾸는 날이었어요.

가을의 끝에 방문한 대청도와 다르게 봄에는 또다른 옷을 입고 우리를 맞이하겠지요? 언제 갈 수 있을지 지금은 기약할 수 없지만…
다시금 이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래봅니다.

끝으로.. 대청도에서 우리의 눈을 사로잡은 동/식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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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선생님들과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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