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대만에서 읽는 인천④염전의 기억,흔적 살려놓은 타이장국립공원

2017년 1월 26일 | 성명서/보도자료

황해는 동북아시아의 지중해로 불린다. 중국대륙과 한반도, 요동반도와 산둥반도, 일본과 오키나와, 대만에 필리핀까지. 고대로부터 동북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은 황해로 소통하며 역사문화를 일구었다. 인천은 한반도가 황해로 또는 세계로 통하는 관문이다. 인천녹색연합 활동가들은 쉬고 재충전하며 동북아시아의 자연생태, 역사문화를 둘러보고 2017년 인천녹색연합 활동을 준비하기 위해 2016년 12월 14일부터 21일까지 7박8일 동안 대만연수를 다녀왔다. 답사내용을 르포형식으로 7차례 <인천in>에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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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한국분이세요?”

“일요일이라서 쉬는데, 제가 같이 가도 될까요?”

타이장국립공원을 가기 위해 머물게 된 타이난 숙소에서 우연치 않게 한국분을 만나게 되었다. 그 분은 통역 일을 하고 계셨고, 타이장국립공원에 가보신 적이 없다고 하여 연수단원과 함께 하게 됐다. 타이베이에서는 매서운 바람과 비를 맞았지만, 타이난은 따뜻했고 조금 습했다. 가벼워진 옷차림 그리고 사용하지 못할 것 같았던 선글라스를 준비하고 타이장국립공원에 가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버스정류장에서 기분좋은 날씨를 느끼며 버스를 기다렸다.

사진1.

<저어새 벽화>

사진2. 습지로 변모한 옛 염전터

<습지로 변모한 옛 염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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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잘못 타셨어요. 다음 차를 이용하셔야 합니다.”
버스를 탄지 40분 정도가 지나서였을까, 버스에 있던 사람들이 다 내리기 시작했다. 연수단원들은 어리둥절했다. 창문 밖으로 비춰진 풍경에는 낡은 건물 두 채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대만 말을 할 줄 아는 한국분과 동행하고 있었기에 버스 기사에게 물어 상황을 알 수 있었다. 차 안에서 보았을 때는 낡은 건물 두 채가 전부인줄 알았지만 가까이서 보니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담벼락에 그려진 그림이었다. 물고기가 팔닥팔닥 뛰고 있는 물가에서 저어새와 다른 새들이 함께 먹이를 먹는 그림도 있었고, 염전에서 소금을 만들고 있는 사람들의 그림도 볼 수 있었다. 그림을 보며 타이장국립공원이 세계적인 멸종위기 조류인 저어새의 대표적인 월동지라는 것과 과거 염전을 해 오던 지역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건물의 끝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작은 습지와 만났다. 그곳에서 여러 도요새들이 쉬고 있거나 먹이를 찾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몇몇이 가지고 있던 망원경을 꺼내어 편안해 보이는 새들의 모습을 관찰하며 긴 이동시간으로 인해 지쳐있던 우리들도 조금 쉬어가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3. 소금을 이용해 만든 물품
<소금을 이용해 만든 물품>
사진4. 염전 기구
<염전 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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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아이스크림 먹자”
허름해 보이던 건물 안에는 과거 염전으로 사용될 때의 사진들과 관련된 농기구가 전시되어 있었고 소금으로 만들어진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빨간색, 보라색, 주황색 등 다양한 색깔의 소금을 원하는 색으로 담을 수 있도록 한 것도 있고, 소금 바디스크럽, 비누 등이 있었다. 판매하는 상품 중에 제일 눈길이 가던 것은 소금 아이스크림이다. 토란맛, 망고맛, 딸기맛 등 다양한 맛의 아이스크림은 다들 신기했는지 저마다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들고 건물을 빠져나왔다.

사진5. 소금산
<소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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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소금산이다”
다시 버스를 타 30분을 이동했을 때쯤 시구소금산에 도착했다. 시구소금산은 멀리서 봐도 제일 눈에 띌 만큼 크고 하얀 산처럼 소금이 쌓여있는 모습이다. 소금산 앞에 도착하니 여러 관광객 무리가 너나 할 것 없이 소금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우리도 소금산을 배경으로 사진들을 부지런이 찍었다. 심지어 진짜 소금이 맞는지 먹어보기도 했다. 사진을 다 찍고 다시 소금산의 전체 모습을 보니 소금이 꽤 사라지고 모래만 남은 흔적들이 많이 보였다. 소금산을 오르지도 못하게 막아놓았는데, 소금으로 다 뒤덮여지지도 않은 모습을 보면서 조금 실망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대만은 ‘염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듯하다. 염전이었던 곳을 매립해 새로운 건물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새들이 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고, 소금박물관에는 초기염전을 재현해 놓은 것과 같은 풍경과 소금조각, 소금결정의 모습 등 소금을 주제로 한 볼거리들을 제공해 준다. 이 외에도 소금커피, 소금아이스크림까지 참 다양하다.

인천에도 염전이 있다. 조선시대에 기록에 따르면 인천에 염전이 총 27개소가 있다는 것이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현재 인천에서 염전을 보는 것은 쉽지 않다. 주안염전은 산업단지 조성으로 인해 1960년대 사라졌다. 도시개발은 쉼없이 계속돼 1980년대 남동염전도 사라졌다. 다만, 소래습지생태공원에 폐염된 염전을 일부 복구, 체험을 목적으로 소금이 생산되고 있으며 습지생태공원으로 지정해 염전과 갯벌을 느낄 수 있도록 조성해 놓았다.

현재 인천의 가동염전은 시도염전과 백령도의 화동염전 뿐이이다. 그러나 백령도 염전에는 공항이 들어설 계획이 있다. 대만에서 염전을 활용하는 방법을 보았기 때문일까. 백령도 염전을 매립해서 공항을 건설한다는 소식이 참 안타깝게 들려온다. 대만과 인천의 염전을 비교해 보았을 때 인천의 염전은 맥없이 사라진 듯 하다. 기존의 가치들을 살리면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발전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 대만 연수에서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이예은 인천녹색연합 생태도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