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갑도 채석단지계획 취소에 대한 논평

2017년 4월 14일 | 섬•해양, 성명서/보도자료

선갑도가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길 기대한다.

산림청과 한강유역환경은 지난 11일 (주)선도공영이 ‘옹진채석단지 지정사업 취하 요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선갑도의 수난을 예고했던 채석장 계획이 사업자에 의해 포기된 것이다. 당연하고 마땅한 일로 환영한다.

선갑도는 멸종위기야생동식물, 보호대상해양생물, 희귀식물 서식 등 야생생물의 보고이다. 선갑도는 응회암 주상절리로 바다의 주왕산이라 불리며 C자형 호상 해안은 전세계적으로 유례(類例)를 찾을 수 없는 빼어난 경관이다.

사단법인 황해섬네트워크와 그 전신인 인천섬연구모임은 수차례 학술답사를 통하여 선갑도의 인문, 자연생태 등을 발굴하고, 이를 보전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해왔다. 2015년 10월 「선갑도 답사보고회」, 2016년 10월 인천섬연구총서 2 _덕적도편이나, 「선갑도의 수난에 부쳐」, 「지속가능한 섬을 위하여」(이세기), 「켬, 풍도, 장봉도, 소연평도 그리고 선갑도」(장정구) 등의 칼럼과 2017년 4월 6일, ‘한강유역환경청은 황해 자연생태·지질경관 보고인 선갑도의 채석단지 지정을 부동의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통하여 선갑도 채석단지 추진계획의 문제점을 알려왔다.

선갑도 지키기는 이제 시작이다. 선갑도는 덕적군도의 탄생설화인 망구할매 전설의 발생지로 인문역사와 자연생태 및 해양생태가 살아있는 섬이다. 환경부와 해양수산부, 인천광역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선갑도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보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사태는 해양수산부 산하 한국해양연구원이 선갑도를 개인에게 팔아서 벌어진 일로 해양수산부의 책임은 가볍지 않다. 해양수산부는 결자해지하는 자세로 선갑도를 황해와 인천경기만의 해양 연구 및 도서지역의 자연생태 보전 섬으로 지정하여 매입하는 것을 적극 검토할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환경부도 선갑도를 특정도서로 지정보호하고 선갑도를 중심으로 덕적군도의 해양국립공원 지정을 추진해야 한다.

선갑도의 보전이야말로 ‘인천 섬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일이다. 인천광역시 역시 인천 섬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자 한다면 해양수산부와 환경부 등 중앙정부와 함께 선갑도를 황해 해양연구와 섬자연생태보전의 거점으로 삼고 특정도서와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개발로 인한 섬 파괴를 외면하지 말고, 지속가능한 섬을 위한 정책적 제언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 기회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선갑도가 ‘지속가능한 섬’으로 태어나 섬주민과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길 바란다.

2017.  4. 12.

사단법인 황해섬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