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미군기지 환경조사와 위해성평가 결과는 공개되어야 한다

2017년 5월 18일 | 성명서/보도자료, 토양환경

5월 18일,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부평미군기지 위해성평가보고서 비공개결정취소 소송 기자회견이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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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부평미군기지 환경조사와 위해성평가 결과는 공개되어야 한다.

지난 5월 10일, 환경부는 반환예정인 부평미군기지 환경평가 및 위해성보고서를 비공개한다고 통보했다. 녹색연합은 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하고 시민들의 건강과 환경권을 외면한 환경부를 강력 규탄하며 비공개결정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한다.

부평미군기지에는 DRMO라 부르는 대한민국의 단 두 곳뿐인 주한미군 군수품폐기물처리, 재활용시설이 있었다. 일부 확인된 미군 자료만으로도 부평DRMO는 어느 미군기지보다 오염이 심각할 것으로 추정된다. 1991년 ‘미8군과 주일미군의 위험폐기물최소화방안’에 따르면 1987~1989년 3년간 DRMO에서 PCBs(Transformer oil)를 448드럼 처리했다. PCBs는 독성이 강하고 자연환경에서 잘 분해되지 않는 잔류성유기오염물질로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IARC)가 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이뿐 아니라 미나마따병을 유발시키는 수은, 1급 발암물질인 석면도 DRMO에서 다량 처리한 것으로 확인된다. 1997년 ‘대한민국에서의 위험폐기물지역 정화문제’라는 미군 논문에는 DRMO 토양의 석유계총탄화수소(TPH)농도가 47,100mg/kg라 밝히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토양환경보전법상 1지역 기준치의 94배가 넘는 수치이다. 2012년 부평구와 민관공동조사단의 부평미군기지 주변지역 조사 당시 다이옥신이 전국평균치에 24배까지 검출되었다. 이는 DRMO에서 고엽제나 PCBs 등 맹독성폐기물을 처리했을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하는 것이다.

환경부는 부평미군기지 환경조사 및 위해성평가 보고서를 비공개하면서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국방,통일,외교에 관한 사항이기 때문이라 주장했다. 그런데 설령 위 비공개 정보들이 한ㆍ미간의 외교관계에 관한 사항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해당 자료는 부평 미군기지 내의 오염평가와 위행성평가에 대한 객관적 자료로 어떠한 가치판단이나 왜곡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지 않다. 또한 이 자료들을 공개할 경우 한미 양국이 진행 중인 주한미군반환예정기지의 오염치유수준에 관한 협상에 지장을 초래한다거나 협상에서 대한민국이 불리하도록 작용하는 등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부평미군기지 내의 오염이 심각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국민의 알권리 보장의 필요성은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환경부는 SOFA 하위법령(절차 부속서)의 ‘미군 측과의 합의 없이는 공개할 수 없다’는 조항을 근거로 반환예정인 부평미군기지 위해성평가 자료를 비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법원은 춘천의 캠프페이지, 부산의 캠프 하야리아 등의 정보공개소송에서 ‘SOFA 하위법령은 국회의 비준동의를 받은 조약이 아니므로 국민의 알권리를 제한하는 근거규범이 될 수 없다’고 판결하였다. 환경부의 부평미군기지 위해성평가자료 비공개는 국민들의 알권리 뿐 아니라 사법부조차 무시하는 처사이다.

더 이상 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를 환경부에만 맡겨놓을 수 없다. 환경부가 부평미군기지 내부 오염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녹색연합에서 정보자유법에 근거하여 미국방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5년까지 용산미군기지에서 총 84건의 유류유출사고가 있었는데, 환경부는 고작 5건만 파악하고 있었다. 부평미군기지의 경우에도 2002년과 2012년 부평미군기지에서 유류유출사고가 있었는데 관계당국은 전혀 몰랐다. 반환예정인 부평미군기지 내부에 대한 환경평가와 위해성평가 결과를 시민들에게 공개하여 투명하고 객관적이며 공개적으로 검증절차를 거쳐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현재 인천시와 부평구는 반환되는 부평미군기지를 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두고도 100년 가까이 들어갈 수 없었던 우리 땅을 돌려받는 일, 300만 인천시민들은 깨끗하고 안전하게 공원을 이용할 권리가 충분하다. 이를 위해서는 부평미군기지의 환경오염현황과 위해성평가보고서는 공개되어야 한다. 사법부의 현명하고 신속한 판결을 기대한다.

2017년 5월 18일

녹색법률센터 / 녹색연합 / 인천녹색연합

* 부평미군기지 환경오염 일지

2008년 12월, 환경부, 부평주한미군공여구역주변지역 환경기초조사 ; 석유계총탄화수소(TPH) 83개지점 중 13지점 토양오염우려기준초과, 구리 1지점, 납 5개지점, 비소 1개지점, 아연 6개지점, 불소 2개지점 기준초과

2009년 12월, 환경부와 부평구청, 주변지역 2차조사 ; 토양에서 유류(TPH, Benzene, Xylene) 및 중금속(Cu, Pb, Zn, Ni) 기준초과확인,지하수에서 TCE, TPH, Benzene, PCE 기준초과확인

2011년 5월 19일 퇴역주한미군 병사 스티븐하우스 증언 ; 경북 칠곡 왜관 미군기지 ‘캠프캐럴’에 고엽제(에이전트 오렌지) 250여통 드럼 매립 증언

2011523, 주한미군 보도자료 ; 1978년 캠프 캐럴에서 특정 물질이 매몰됐고, 드럼통과 주변의 40~60ton 가량의 흙을 파내 1979년부터 1980년까지 다른 지역으로 옮겼다고 발표함. 국방부 관계자 부평DRMO일 가능성이 높다고 언론에 밝힘.

2011년 5월 24일, 재미언론인 안치용 공개 ; 1991년 미군 공병단 내 건설연구소 ‘미8군과 주일미군의 위험폐기물최소화방안’ 1987~89년 캠프마켓 처리 폐기물의 구체적인 양 제시, 수은폐기물10파운드, 석면2580파운드, 트랜스포머오일 448드럼 등

; 1989년 미 회계감사원(GAO) 부평미군기지에서의 폴리염화비페닐(PCBs) 448드럼 한국 처리업자처리, 미기록 적발

<미군보고서 내용>

1991년 US Army Corps of Engineers, Construction Engineering Research Lab, 위험폐기물최소화방안에서 87년과 88년, 89년 부평DRMO에서의 폐기물처리량 기록, 김병지(Byung J, Kim)라는 한국인이 미공병단 건설연구소 용역을 받아 작성함.솔벤트슬러지 82드럼, 배터리산 118캔, 트랜스포머오일(PCBs) 448드럼, 하이포솔루션 77드럼 등 처리했다고 기록함.

캠프캐롤의 모래쓰레기를 부평캠프마켓 DRMO로 옮겨 폐기했다는 사실 언급함. 특히 캠프캐롤에서 발생한 유해쓰레기인 모래쓰레기(Sand Wastes:오염흙)는 해마다 1백톤에 달했던 것으로 기록돼 있었으며 매년 캠프캐롤에서 캠프마켓으로 옮겨쳐 폐기된 오염흙은 최소 1백톤으로 추정됨. 이 모래쓰레기는 군용기 재도색을 위해 기존색을 벗겨낼 때 발생한 것이라고 언급함. 주한미군사령부는 79년 내지 80년 캠프캐롤 내 묻혀있던 드럼통과 흙 등 40~60톤을 파내 기지 밖으로 반출했다고 밝혔지만 해마다 1백톤정도의 오염흙이 캠프캐롤에서 캠프마켓으로 반출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미군이 반출됐다고 발표한 40~60톤이 과연 고엽제관련물질이 맞는지 정밀조사가 필요함.

1997년 에디윈 오쉬바 대위 석사학위논문, ‘대한민국에서의 위험폐기물지역정화문제’ ; 1992년 미극동공병단에서 부평DRMO 캠프마켓 시료채취 조사했다고 밝힘.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현재기준치 24~94배검출, 최고농도 47.1g/kg(47100mg/kg)검출, 이는 토양의 4.7%가 기름이나 그리스라는 것을 뜻한다고 기록함. 또한 이 논문은 이같은 토양오염에도 불구하고 지표면에서 3~4피트(0.9~1.2미터)만 내려가면 오염물질이 검출되지 않는 수준으로 오염도가 떨어졌다고 밝힘. 또 납, 카드뮴 등도 오염치를 명백히 초과한 것으로 92년 조사에서 드러났다고 밝힘. 97년 6월25일 직접 캠프마켓을 방문, 환경프로그램책임자를 만나 공병단 92년 조사보고서를 제공받았으며 당시 이 책임자는 자동차배터리매립의심지역은 기지 내 폐차장인근이라고 말했다는 언급함. 이 책임자는 또 추가 조사가 진행되어야 하지만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언급함.

2011년 5월 27일, 인천녹색연합 등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하고 부평미군기지맹독성폐기물처리진상조사인천시민대책위원회 구성, 1인시위와 철야농성 돌입

2011년 6월 7일, 퇴역주한미군인터넷사이트에서 랜디왓슨 등 퇴역주한미군( 1968~1970년 애스컴기지(현재 캠프마켓) 공급수송부서‘컴퍼니B’근무), 부평기지 내에 고엽제 드럼통들이 창고와 컴퍼니 B’ 지하에 보관했고, DMZ 등으로 옮기기 위해 지게차로 해당 드럼통을 트럭에 싣는 과정에서 통에 구멍이 나 많은 양의 액체가 땅으로 흐르기도 했다고 증언함. 구멍 난 부분을 대충 때우는 과정에서 병사들이 고엽제에 노출됐으며, 누출된 고엽제는 호스를 이용해 부대 내 수로로 흘려보냈다’고 밝힘.

2012년 8월, 부평구와 민관공동조사단의 부평미군기지 주변지역 조사결과 유류,중금속 이외에도 다이옥신 오염 확인! 캠프마켓 주변지역에서 검출된 다이옥신의 ‘독성등가 환산농도’ 최고치는 55.748pg-TEQ/g. 이 수치는 환경부가 지난 2009년 다이옥신 오염이 예상되는 전국 57개 지점에 대한 다이옥신 측청값을 산출한 평균농도(2.280pg-TEQ/g·아래 다이옥신 평균농도)의 24배 농도임. 심토에서도 오염이 확인되어 매립 등의 인위적 교란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됨.

2012년 9월, 부평구와 민관공동조사단은 부평미군기지 주변지역의 환경오염과 관련하여 담벼락 주변은 반환예정인 미군기지가 반환된 후 함께 정화하는 것으로, 부영공원에 대해서는 즉각 토양오염정화를 국방부에 요청하기로 함.

2016년 10월, 국방부는 2014년 시작된, 과거 미군기지였으며 현재 미군기지 바로 옆 부영공원에 대한 토양오염정화를 완료함. 그러나 부영공원으로 현지 지목은 대부분이 임야로 2지역기준으로 오염정화를 했는데 인천시가 공원조성하게 되면 1지역기준으로 다시 정화해야 함.

2017년 4월, 녹색연합이 정보자유법(Freedom of Information Act, FOIA)을 활용하여 미 국방부로부터 받은 자료에서 2002년과 2012년 부평미군기지에서 유류유출사고가 있었음. 2002년에는 AAFES Truck에서 제트유(JP-8) 45~47갤런(Gal)이 유출됨. 군용 항공유인 JP-8는 BTEX(벤젠,톨루엔,에틸벤젠,크실렌)이 함유되어 있고 생식 독성을 유발한다. 2012년에도 유출량은 알 수 없지만 9923 Area에서 디젤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