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칼럼] 경제, 환경 그리고 인천

6.13지방선거가 보름 남았다. 유권자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후보들은 곧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한다. 시민사회단체들도 앞을 다투어 후보들에게 정책을 제안하고 정책협약을 추진하고 있다. ‘경제수도 인천’, ‘수도권 규제 완화’ 등 여전히 경제논리와 지역주의를 앞세운 개발공약들이 정치권뿐 아니라 시민사회에서도 주장되고 있어 걱정이다, 이제는 경제지상주의와 성장주의, 지역이기주의가 아닌 과거 개발주의 폐해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지방분권, 균형발전을 이야기해야 하는데.

인천에는 송도·영종·청라 3개의 경제자유구역이 있다. 2003년 대한민국 최초로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고 경제자유구역청이라는 별도 기관까지 두었다. 외국자본을 유치해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으로 추진된 경제자유구역이다. 그래서 인천의 경제사정은 좋아졌을까? 시민들의 살림살이는 좀 나아졌는가? 과연 300만 인천시민 중 세 개나 되는 인천의 경제자유구역이 제대로 개발되고, 시민들에게 보탬이 되고 있다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얼마 전 공무원 대상으로 직무연수교육에서 경제자유구역청의 외자유치실적에 대해 문제제기했더니 한 경제청 직원은 ‘그래도’ 대한민국의 경제자유구역 중에는 제일 많은 외국자본을 유치했다고 강변했다. 또 다른 전 경제청 고위공직자는 SNS에 송도6,8공구 개발이익환수문제를 제기해 사회적 논란이 되었다. 지금은 또 다른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이야기하고, 또 다시 경제수도 인천을 또 선언할 것이 아니라 경제자유구역 전반을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다.

부산 등 다른 지역에는 있는데 왜 인천에는 없냐며 선거철만 되면 등장하는 인천소외론과 홀대론으로 많은 시설과 기관들을 인천에 유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여전하다. 인천을 품격 있는 도시로, 인천시민이 좀 더 수준 있는 시민일 정책은 없을까? 300만 대도시가 대한민국의 진정한 중심이 되려면 인천도시정책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전체의 공공성의 관점에서 고민되어야 하지 않을까? 지방분권 및 균형발전이라는 국가 공익적 관점을 전제하고, 경제 이외의 도시가 직면한 다양한 영역에 대한 섬세한 고려를 바탕으로 한 정책제안이 아직 인천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가?

인천은 수도 서울의 관문으로 바다를 접한 공업도시로 경제적 요구에 따라 도시가 성장해왔다. 여러 행정기관을 추가로 인천에 유치한다고 해서 인천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들이 풀리는 것이 아니다. 도시의 자족성과 완결성을 위한 정책적 고민을 담아 지방분권이라는 시대적 과제 속에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나가야 한다. 갯벌보전이나 활용을 인천시가 해양수산부나 환경부도 더 잘했다 앞으로 더 잘할 것이라 이야기할 수 없다. 자치 공유수면 매립권한 이양은 갯벌매립 난개발로 이어질 수 있어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어민들과 수많은 생명들을 내쫓으며 매립한 송도갯벌과 청라갯벌은 아파트숲이 되었고 땅투기장이 되었다. 이제는 경제와 함께 환경을, 주민의 복지와 문화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인천에는 세계최대의 쓰레기매립지가 있고 대한민국 대표 공항과 항만이 있다. 수많은 고속도로들이 지나고, 발전소들과 소각장, 각종 산업단지들도 밀집해 있다. 그렇다고 인천은 오염도시, 공업도시, 회색도시만이 아니다. 인천은 한반도의 3대 생태축 중 서해안갯벌과 비무장지대가 만나는 곳이며 나머지 생태축인 백두대간의 한남정맥이 도심을 관통하는 곳이다. 자연생태적으로도 한반도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 인천경기만지역이다.

이제 한반도는 평화협력지대이다. 평화정착으로 남북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이래저래 인천과 인천경기만지역은 개발압력이 거셀 수밖에 없다. 남북연결도로를 건설해서 북에 투자하고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보다 북한의 민둥산에 나무를 심고 평화협력지대를 자연생태보호지대로 나아가는 시대적 책무를 인천이 주도했으면 좋겠다. 6.13지방선거에서 인천을 경제수도에서 더 나아간 ‘환경수도’로 이끌 인천광역시장의 당선을 기대해본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  2018년 5월29일자 인천일보 환경칼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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