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칼럼] 빗물관리, 하천관리의 시작이다

장마가 시작됐다. 태풍을 동반한 장마 소식에 준비되었던 민선 7기 지방정부 출범식과 지자체장들의 취임식은 줄줄이 취소됐다. 기상청은 일찌감치 올해 장마가 평년보다 강수량이 적은 마른 장마가 될 것이라 예측했지만 여기저기서 장마를 대비한다고 난리다. 하천 둔치나 유수지공원에는 안전을 위해 노란색 출입통제선이 내걸렸다.

 

‘하늘에서 돈이 내린다’

빗물전도사로 널리 알려진 서울대학교 한무영 교수의 말이다. 빗물이 돈이라는 주장이다. 물이 절대 부족한 섬에서 빗물은 정말 돈이다. 생수를 사먹고 수도세를 내야 하는 오늘날 도시에서도 틀린 말이 아니다. 특히 복원한 하천의 유지용수공급을 위해 적지 않은 예산이 사용되는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수도세를 지불하며 한강물을 끌어오고 전기세를 내면서 하류의 하수종말처리장 정화수를 펌핑해서 흘린다.

 

도시에서 사용하는 생활용수도 대부분 수십킬로미터 떨어진 강이나 저수지로부터 끌어온다. 인천시민 절반가량은 경기도 양평의 팔당댐에서 취수한 한강물을, 나머지 절반의 시민들은 서울 잠실의 한강물을 정수해서 사용한다. 각 동마다 비상사태를 대비한 지하수 비상급수시설이 있지만 대부분 생활용수 부적합이다. 땅이, 토양이 오염되었기 때문이다. 매립지와 공장이 많은 인천의 토양과 지하수는 더욱 오염이 심각하다. 만약을 대비해서라도 지하수의 수질과 수량을 관리해야 하지만 무관심 속에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지하수의 수위가 낮은 것도 큰 문제다. 예전에는 조금만 파면 우물로 사용할 지하수가 나왔지만 지금은 수십미터를 파야 한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덮혀 도시는 내린 비가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한다. 장마에 내린 비들이 한꺼번에 쓸려 바다로 가버린다. 돈을 들여 하천에 물을 유지용수로 공급하지만 지하수 수위가 낮아 웬만해서는 티도 나지 않는다.

이제는 내린 비가 예전처럼 땅속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하자.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를 걷어내 투수층을 확대하고 빗물을 모았다가 천천히 흘려보내자. 모은 빗물은 화단이나 도시텃밭, 공원 용수로 사용할 수 있고 하천유지용수로도 얼마든지 쓸 수 있다. 곳곳에 물웅덩이를 만들자. 물웅덩이는 맹꽁이와 개구리들의 산란지가 될 것이다. 공공기관 건물에 빗물저장탱크를 설치하자. 훌륭한 화단과 공원용수가 될 것이고 지하수 공급원이 될 것이다.

비가 내리면 길거리에 버려진 쓰레기들은 물에 쓸려 개울로 모여든다. 장마가 쓸고 간 하천 변 버드나무에는 온통 비닐들이 걸려 있다. 큰비가 내린 후 댐과 보는 상류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는다. 떠내려온 쓰레기수거비용을 별도로 책정해야 할 지경이다. 다행히(?) 그물에 걸린 쓰레기들은 수거되지만 많은 쓰레기들은 바다로 흘러든다.

 

도시의 생활하수는 하수관을 따라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이동하여 정화한 후 방류된다. 아직 원도심의 많은 하수관은 빗물이 섞일 수밖에 없는 합류식이다. 그래서 현재 도시하천에서 우수토실은 필수이다. 우수토실(雨水吐室, Storm Overflow Diverging Tank)은 합류식 하수관거에서 빗물이 일정량 이상 도달할 경우 빗물을 하수관을 따라 하수처리장으로 보내지 않고 하천으로 직접 방류하기 위한 장치이다. 폭우가 내리면 하수관 용량이 초과되어 생활하수는 빗물에 섞여 하천으로 흘러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비닐 등으로 우수토실이 막히면 평소에도 생활하수는 하천으로 흘러든다. 하천은 쓰레기 등 오염물질이 바다로 가는 길목인 셈이다. 도시의 하천에서부터 좀 더 체계적으로 쓰레기를 수거하는 시스템을 고안해야 하는 이유이다.

 

평생을 농부로 산 필자의 선친은 장마비가 내리면 우비 입고 삽을 챙겨 논빼미로 나가셨다. 벼가 빗물에 잠길까 어디는 물꼬를 트고 어디는 물막이를 하셨다. 아마 지금의 지방직 공무원들도 행여나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천으로 침수지대로 나가고 있을 것이다. 인천에는 두 개의 국가하천이, 서른 개가 넘는 지방하천이 있다. 또 인천은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의 하구를 품고 173개 섬이 있다. 이제 안전관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빗물관리를 시작하자.

장마가 지나가면 도시는 뜨겁다. 거리는 금방 메마른다. 너무 많아 걱정이던 비를 그리워하게 된다. 가버린 빗물을 그리워하지 말고 잘 모아서 도시를 풍요롭게 할 꿈을 꾸자.

/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 2018년 7월 3일자 인천in 환경칼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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