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일보 보도] 파랑 7월★주문도 취재

2018년 8월 28일 | 섬•해양

[파랑기자단] 반짝이는 갯벌 위 저어새, 지켜주고픈 ‘주문도

생태계 순환 과정 듣고 갯벌 체험

망원경으로 멸종위기 저어새 관찰 

해안가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

北으로 보내는 ‘쌀 페트병’도 찾아

▲ 필드스코프로 본 저어새 모습.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 파랑기자단이 뒷장술 해변에서 저어새가 먹이 활동하는 모습을 필드스코프로 보고 있다.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지난 7월 21일. 인천의 섬 이야기를 전달하는 청소년 기자단 ‘파랑’이 세 번째 여정을 떠났다. 이번 목적지는 인천 강화군 서도면에 있는 주문도였다. 주문도는 다른 섬과 달리 갯벌을 볼 수 있는 특별한 섬이다. 

갯벌은 인류와 생태계에 많은 것을 제공한다. 바다가 농업과 공업에 필요한 용수를 제공하고 수산물 등 먹거리를 제공한다면, 갯벌은 바다생물의 서식지를 보장해준다. 이렇듯 주문도는 갯벌의 다양한 기능과 가치를 간직한 곳이다. 또 멸종 위기 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저어새를 볼 수 있는 특별한 섬으로 관광객이 선호하는 섬 중 하나기도 하다.

▲강화 갯벌의 역할 … 지구온난화 완화 

이날 오전 10시 40분쯤. 강화 외포리 선착장에서 배에 탄 파랑기자단은 볼음도와 아차도를 지나 주문도에 도착했다. 주문도에 내린 파랑기자단은 트럭을 타고 각자 숙소로 이동했다. 이동하면서 바라본 주문도는 가족 단위로 섬을 방문한 관광객으로 가득했다. 숙소에 도착한 파랑기자단은 뒷장술 해변으로 이동하기 전 강화 갯벌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김순래 강화중학교 과학선생님은 파랑기자단에 갯벌의 기능과 가치에 대해 설명했다. 

갯벌은 그동안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것들만 존재하는 곳이 아니다. 과거에 조간대라고 불렸던 갯벌은 그 종류도 다양하다. 모래가 많으면 모래갯벌, 모래와 진흙의 비율이 비슷하면 혼합갯벌, 진흙이 많으면 뻘 갯벌로 불린다. 김 선생은 “갯벌의 기능은 갯벌이 스스로 작용할 수 있는 일이고, 갯벌의 가치는 사람이 갯벌을 이용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후변화협약과 갯벌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바다가 우주보다 더 알 수 없다”며 바다와 갯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흔히 알듯 이산화탄소는 CO2이며 탄소성분을 가지고 있다. 조개껍데기는 CaCO3, 새우껍질은 CHO3로 이 역시 탄소성분을 가지고 있다. 생물들의 탄소 저장 능력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구온난화 완화에 일조하고 있다. 해안가에 서식하는 염생식물도 해양생물의 서식지를 제공하고 기초적인 영양공급을 하며 건강한 생태계를 만든다.

김 선생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려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갯벌이 하는 역할이 중요한 만큼 갯벌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힘써야 한다”며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나무 심기 역시 일상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문도에 살고 있는 … 천연기념물 ‘저어새’ 

파랑기자단이 갯벌에 대한 설명을 듣고 찾은 곳은 뒷장술 해수욕장이다. 이곳은 바닷물이 햇빛에 반사돼 갯벌이 아름답게 반짝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멀리서 희미하게 저어새 무리가 보였다. 망원경으로 들여다보니 저어새가 움직이는 모습이 생생하게 보였다. 저어새는 몸 전체가 흰색이며 주걱처럼 생긴 부리와 검고 얇은 다리를 가지고 있었다.

현재 저어새는 멸종 위기 1급인 동시에 천연기념물 제205호의 생물이다. 저어새의 주요 서식지는 강화도다. 주문도 주민들은 저어새를 지키기 위해선 강화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해수욕장에 동행한 김순래 선생은 “저어새는 우리나라에 여름철에만 오며 전 세계의 저어새 중 60%가 강화도가 고향이다”며 “저어새는 원래는 낙곡을 먹지만 요즘은 기계가 많이 발달되면서 낙곡이 생기지 않아 먹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어새에 이어 밤게와 길게, 고둥 등 다른 생물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밤게는 다리 사이의 거리가 넓어 옆으로 걷지 않고 앞으로 걷는 게다. 길게는 옆으로 길게 생겨 길게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고둥은 뿔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고 뿔이 있는 고둥은 바다로 들어갈 수 있다는 차이가 있었다. 

▲주문도의 아픔 … 해안 쓰레기 

파랑기자단은 갯벌 생물에 대한 설명을 듣고 바다로 나가 해안 쓰레기를 확인했다. 주문도에서 확인한 해안 쓰레기는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등이 대부분이었다. 이우진 주문1리 이장은 “이런 플라스틱들이 떠다니다가 잘게 부서져 미세 플라스틱이 된다”며 “이 경우 해양 생물들이 미세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먹고 죽는 경우가 다반사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해양생태계뿐 아니라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큰 문제다”고 덧붙였다.

해안 쓰레기를 확인하던 파랑기자단은 특이하게도 페트병에 쌀이 담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한국에서 북한으로 쌀 지원을 하기 위해 보내지는 것이라고 한다. 가끔 페트병에 USB가 들어있는 경우도 있는데, USB 안에는 TV 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과 한국 가수 영상 등이 들어있다고 한다. 

파랑은 해안 쓰레기를 확인 하면서 중국산 플라스틱 음료병 역시 볼 수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중국산 쓰레기가 많다고 주민들은 설명했다. 마을 주민은 “전 세계적으로 쓰레기들이 바다로 많이 유입되면서 쓰레기 섬을 이룰 뿐만 아니라 동식물들을 위험하게 하고 있다”며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한 방법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송민서(논현고 3)·경동휘(부평고 2)·홍인석(정석항공과학고 2)·염서진(정석항공과학고1)·안서연(리라아트고 1)

▲ 나무와 잡초로 가려진 태양광 발전시설.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 나무와 잡초로 가려진 태양광 발전시설.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1만평 소나무 다 잘라놓고 … 태양광 발전시설 관리 안해”

햇빛받는 패널 주변 잡초 무성한 채 방치 

인천 강화군 주문도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시설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민들은 태양광 발전시설을 위해 방풍림까지 벌목한 만큼 제대로 된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1일 주문도 주민들에 따르면 뒷장술 해수욕장에 태양광 발전시설이 설치되면서 주문도 자연환경이 많이 훼손됐다. 

그동안 주문도는 소나무와 해당화 군락지였고 해안 사구가 발달한 섬이었다. 그러나 2015년 한 민간 업체가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해수욕장 주변 1만 평가량에 있던 소나무들을 모두 벌목했다. 또 발전시설 설치 과정에서 모래가 쌓여있던 사구를 없애면서 사구에 살던 동식물들의 서식지가 사라지는 피해를 겪었다. 이 업체는 발전시설로부터 얻는 이익을 섬 주민에게 배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주민들은 태양광 발전소에 대한 대책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태양광 발전소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위해선 발전소 주변에 햇빛을 가리는 요소가 없어야 한다. 건물이나 나무 등이 햇빛을 흡수하는 패널을 가린다면 에너지 생산이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문도에 있는 태양광 발전소의 태양광 패널 앞은 풀과 나무가 자리 잡아 그늘을 만들고 있다.

이우진 주문1리 이장은 “태양광 발전시설에서 생산된 전기는 섬 주민들이 쓸 수 있는 것이 아닌 한국전력공사에 팔리는 전기들이다”며 “제대로 관리도 안 되고 섬의 자연환경만 훼손한 태양광 발전소는 존재의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주휘(명신여고 2)·김채영(영선고 2) 

/정리=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