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세상_생태환경잡지 235호] 김주휘 회원님을 찾아서

2020년 6월 4일 | 녹색과사람들

“초등학교 다니던 아이들과 노랑 대문집을 서성이던 게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따뜻한 봄날, 무더운 여름날 신선한 가을날과 차가운 겨울을 보낸 초록동무 시절 그때 철없이 뛰어놀던 아이들이 눈에 선합니다. 초록지렁이 선생님 따라 나무와 풀과 흙의 귀함을 알게 되고 숲이 주는 행복을 알았습니다. 너무 감사한 녹색연합과 함께한 나날에 감사를 드립니다. 언제나 따뜻한 그곳”

녹색연합과 딱, 10년 인연을 맺고 있는 서자영 회원님은 올해 평생길동무이다. 평생길동무는 회원이 된 지 10년 된 회원에게 드리는 상이자 상패이다. 서자영 회원님의 10년 전 회원가입으로 두 자녀가 녹색활동을 하며 자라났다. 큰아이 김소휘, 작은 아이 김주휘 회원님이다. 김주휘 회원님은 파랑기자단에 3년, 게눈 1년, 또랑 1년, 초록동무 활동은 3학년 때부터 시작해서 녹색연합과 인연이 되었다. 지금은 어엿한 청년이 되어 대학생이다. 대학교정을 걸으며 오프라인 수업을 한참 들어야 할 시기에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푸른 청춘의 꿈도 잠시 접게 했다. 대학 1년 신입생, 요즘의 근황을 물어보았더니 오프라인 수업 대신 온라인수업을 듣고 있다는 회원님. 파랑 기자단 활동하며 가장 좋았던 섬을 물으니

“백령도도 좋았고요. 볼음도도 좋았어요. 볼음도는 고등학교 1학년 되어 제일 처음으로 갔던 파랑기자단 섬이었고 그때 가장 기억에 남아요. 고등학교 2학년 영민언니라고 있었는데 그 언니랑 숙소 앞 평상에 누워 별을 봤던 기억을 잊지 못해요. 별이 하늘에 가득하니 그렇게 반짝이는 별을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그날 봤던 별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3년 동안 파랑기자단 활동하며 2번 정도 빠졌단다. 다른 섬에서도 별은 많이 보았지만 특별하게 기억에 없었다는. 저녁에 밥을 먹고 활동이 늦게 끝나기도 하고 별 볼 시간도 없이 기사 작성하느라 바빠서도 별을 자세히 볼 시간도 없을 거라는 이예은 활동가의 얘기를 들었다. 활동도 좋고 기사도 좋지만 그런 시간 일부러라도 시간 할애를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서로가 나눴다. 순간의 아름다운 추억은 어느 누군가에게는 평생 가슴에 품으며 살아갈 힘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인천의 거의 모든 섬은 가본 거 같아요. 15개 정도의 섬이요. 2번 정도는 빠지고 전부 갔어요. 우리 언니도 활동을 했었는데 1년밖에 하질 못했고요.”

중간중간 시험이다 뭐다 일정이 있었을 텐데 어떻게 그렇게 출석률이 높았냐 물어보았더니 집에서 공부한다고 책상 틀어잡고 있는 것보다는 스트레스가 풀려서 섬에 가는 게 좋았단다. 애들과 밤샘하는 것도 좋았고 맺음식 하면서 놀다가 뒷날 첫차 타고 온 적도 있었고 주렁주렁 파랑기자단 활동의 추억은 김주휘 회원 입을 통해 전해졌다. 파랑기자단 글을 쓰며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를 꼽자면 백령도 기사쓰기란다. 파랑의 수많은 날이 모두 잊지 못할 에피소드로 남아있다.

녹색연합 회원이 되면서 달라진 점을 얘기해보자면 길바닥에 버리는 쓰레기, 담배꽁초, 특히나 불붙어있는 담배꽁초를 보면 이해할 수가 없단다. 내 쓰레기는 내가 챙겨서 버리는 습관이 만들어졌다 하였다.

“파랑기자단을 마치고 뭔가 끊기는 기분이에요. 뭔가 더 활동하고 싶기도 한데 그런 게 없어서 아쉬워요. 청년들과 함께 하는 모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환경 관련 도서 책모임도 좋고 자원봉사도 좋고 말이죠. 연령대와 상관없이 녹색연합 안에서 모임 하나 하고 싶어요.”

라는 말을 끝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차를 마시고 점심을 먹으면서 김주휘 회원이 녹색활동에 대한 이야기나, 최근 근황에 관한 이야기를 두루두루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주휘 회원의 시! 파랑기자단 활동하며 섬에서 쓴 시가 인상깊다. 이예은 활동가도 너무 좋았다길래 이 지면에 그 옛날 추억 떠올리며 싶어 볼까 한다.

 

상처 (지는꽃)

                                              김주휘

상처를 받은 사람이 있다.

드러내기 두려워 감추고 있다.

 

혼자 짊어진다고 나아질 리 없다.

함께 짊어지고 보듬어야겠지

 

그렇게 스스로 상처를 드러낸다.

그렇게 드러난 일이 많더라.

드러냈기에 나아갈 기회가 있더라.

 

안녕. 아픔아.

나의 곪은 상처야.

이제라도 널 보듬어줄게.

 

(2019년 파랑기자단 활동시 섬에서 쓴 시)

 

글쓴이: 김현희(바오밥)

내 삶을 주도적으로 살기 위해 매일 아침 새벽기상하며 논어필사를 하고 있다. 책읽기와 글쓰기를 일상화하고 독서로 자기경영과 인문학적인 삶 실천하며 가정과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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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생태환경잡지 <초록세상> 2020. 6월호에 게시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