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청소년인천섬바다기자단 ‘파랑’ 10기 취재 (11/14~15_대이작도)

2020년 11월 16일 | 섬•해양

추위가 조금씩 느껴지는 11월, 파랑기자단 11월달 취재활동을 했습니다. 그동안 파랑 취재활동은 코로나로 인해 당일치기 형태로  추진했으나, 이번 취재는 아이들이 섬의 가치를 좀 더 느꼈으면 해서 1박 2일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총 13명 (학생 5명, 멘토 선생님 4명, 활동가 2명, 기자님 2명)이 대이작도를 다녀왔습니다. 파랑의 최근 대이작도 취재는 2017년 9월입니다. 이후 대이작도의 풀등은 무사할지, 새로운 발견이 있을까요?

*철저한 방역수칙 아래 이뤄졌습니다!

이번 취재는 시작부터 만만치 않았습니다. 안개대기로 대합실은 만원이었고, 1시간 가까이 기다린 끝에 배를 탔습니다. (중간에 탑승 안내가 나와 급히 표를 발급했으나, 다시 안개대기로 바뀌기도 했습니다) 쾌속선으로 1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대이작도. 섬을 돌아볼 여유는 미룬 채 곧바로 대이작도 해양생태관을 방문,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강태무 (사)대이작바다생태마을 운영위원장님과 강차병 대이작도 어촌계장님을 인터뷰 했습니다. 섬 소개, 추천명소, 현재 섬의 상황을 들었습니다. 과거 인천녹색연합이 불법 어업과 해양생태보호구역 사후관리에 관해 성명서를 낸 적이 있을 정도로 대두되는 문제인 상황. 사격 훈련에 무슨 문제가 있냐, 공문을 미리 보내지 않냐며 의아하겠지만, 현재 해군이 하는 사격 연습은 풀등을 표적으로 합니다. 그러나 해양보호구역 내에 훼손 및 포획 등의 일체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두 분다 모두 풀등의 가치를 강조하셨는데, 이 바람을 관계 부처는 알고있긴 할까요.

(▲대이작도 주변해역 해양생태계보호구역. 지도상의 ‘하벌천퇴’는 풀등을 의미합니다)

점심 먹은 후, 장골습지-지하수 저류지 공사 현장 및 임시 적환장을 둘러봤습니다. 장골습지는 밀물과 썰물이 만나는 지점에 있습니다. 꿩, 구렁이 등 다양한 생물이 사는 동시에 섬에서 보기 어려운 배후습지(자연 제방 뒤쪽에 점토, 실트와 같은 미립질이 퇴적된 곳으로 배수가 불량한 자연 상태의 습지와 늪을 이루고 있는 곳)라는 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장골습지와 주변에 있는 부아산, 승이산 설명을 하다가 불법 어업을 하는 배를 봤습니다. 그물을 삼중으로 치거나 외지 선박이 남획한다는 사실을 직접 마주하니 답답할 따름이었습니다.

지하수 저류지는 바다로  흘러나가는 지하수를  막아  지하수의  저수  수위는  높이고, 해수침입을  방지해 용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2019년 3월부터 착공된 환경부 시범사업입니다. 대이작도를 방문하는 관광객 수가 급증하면서 식수난을 겪게 된 걸 계기로 시작되었습니다. 빨간색 깃발이 꽂힌 부분은 파이프 공사 지점이고요. 저류지 공사장에서 1분도 되지 않은 곳에 있는 임시 적환장은 섬 내 쓰레기 처리를 위해 임시로 마련, 2주에 한 번 쓰레기 운반차량을 이용해 반출합니다.

다시 차량으로 이동해 작은 풀안 해수욕장으로 이동했습니다. 해안 데크길이 잘 조성되어 있지만, 급격히 깎아내린 부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해사 채취입니다.  골재 재료에 적합해 이뤄지는데, 진행될 경우 어족자원고갈과 해수욕장 모래유실로 해양과 섬지역의 자연환경파괴를 불가피하고 지역주민들의 삶에도 직접적으로 끼치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선명하게 알 수 있는 단체사진은 마지막에 있으니 한 번 잘 보시길 바랍니다. 취재 마지막 일정으로 최고령 암석(약 25억 1천만년)을 보러 갔습니다. 암석 일부가 녹을 때 만들어진 혼성암으로서 그동안 국내에서 보고된 다른 기반암들의 나이보다 많아 한반도와 대륙의 발달사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이작도 내 곳곳을 다닌 후,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10분 정도 쉰 후에 김현정 문화해설사님을 인터뷰했습니다. 대이작도 명소와 영화 『섬마을 선생님』촬영 때 있었던 일을 알려주셨습니다. 특히 대이작도 주민의 70~80%가 엑스트라로 참여했다는 걸 강조하셨지요:) 몇 차례의 질문 후 기자단 친구들은 어떤 주제로 기사를 쓸지 정한 후, 초안 작성을 했습니다. 모르는 거 있으면 취재 자료, 팜플렛을 이용했습니다. 저녁을 먹은 후 기사를 다시 쓰고, 선생님과 기자님께 물어보고 수정하며 완성했습니다. 유난히 빨리 끝내려고 했는데, 바로 다음날 일정 때문이었죠.

둘째 날 아침도 미세먼지 때문에 자욱하나, 조금은 설랬습니다. 바로 ‘풀등’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들어갈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접근이 어려운데 들어가기 위해 아침 일찍 짐을 다 챙겨서 작은 풀안 해변으로 이동했습니다. 2척으로 나누어 탑승해 풀등에 도착했습니다. 화성에 온 듯하다는 등 신기함과 즐거움이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운전해주신 선장님은 씁쓸함을 내비치셨습니다. 오늘은 또 달라졌다고, 과거엔 그러지 않았는데 해사 채취로 고랑이 곳곳에 생겼다고 말이죠. 대이작도를 해양생태보호구역으로 지정했던 계기는 해사채취 봉쇄였습니다. 해사채취지역은 해양생태보호구역에서 4km 떨어졌지만, 여파는 그 이상이었습니다.

풀등을 둘러본 후, 부아산에 올라가 사진가들의 어느 지점에서 대이작도 풀등과 전경을 찍는지 등을 들었습니다. 이후 내리막길 따라 걸어갈 팀과 차량으로 이동할 팀을 나눴습니다. 나눠서 이동한 후엔 점심 먹고나서 걸어서 선착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배 탑승을 기다리는 동안 소소한 궁금증을 함께 해주신 기사님에게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어떤 요리가 맛있는지, 섬에서도 화재가 나는지 등등 말이죠. 낮 12시 배를 탄 후 인천항에 도착해 다음달 취재 알림을 하고 헤어졌습니다.

(▲ 대이작도 풀등과 전경을 담기 위해 열심히 찍으신 선생님들!)

(▲이번 취재 활동은 걸어서 간 구간도 있지만, 섬마을 주민 행복버스를 이용했습니다.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이 교통은 100원 쿠폰을 내고, 기사님에게 연락한 뒤 이용하는 시스템입니다. 관광객은 이용할 수 없지요. 특별히 취재를 한다는 말에 행복 버스로 섬 이곳저곳을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크나큰 도움을 주신 마을과 정철진 기사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번 대이작도 취재를 하면서 코로나 때문에 밖을 잘 못나갔는데 이번 기회에 밖에 나가서 좋았고 길이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이런 풀등은 한국에, 아니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문화유산인데 지키지 않고 내버려 둔다는 게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대이작도 어촌계장님 말씀대로 그건 ‘미래 세대의 자산’이기도 한데 말이다. 이런 문제는 공론화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풀등이 과거가 되지 않게 말이다.”

당일치기 취재에서 처음으로 진행한 1박 2일 취재였습니다. 친구들의 후기처럼 아름다운 길과 멋진 환경을 품고있는 대이작도. 하지만 낮아지고 있는 풀등과 해양생태보호구역의 사후 관리 등 문제가 있습니다. 다음에 다시 찾아올 땐 풀등에 많은 고랑이 생기지 않고, 환경이 더욱 보전되길 바랍니다. 파랑기자단의 다음달 취재는 장봉도입니다. 마지막 취재활동이지만, 취재기사를 쓰면서 아이들이 인천 해양생태계의 중요성을 시민에게 직접 알리고, 자연의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