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영종도 환경투어

2017년 5월 18일 | 갯벌, 성명서/보도자료

“와, 저 새가 멸종위기종이라고요?” 영종도 남단갯벌에서 영종도 청소년들이 필드스코프와 망원경을 이용해 관찰하며 묻는다. 말로만 듣던 멸종위기종 알락꼬리마도요를 보더니 눈빛이 달라졌다.

지난 주말, 영종도 청소년들에게 영종도의 자연환경이라는 주제로 현장안내를 했다. 영종도에 산재해 있는 환경문제를 전해주는 것이 유쾌하진 않았지만, 지역주민으로서 지역의 문제를 아는 것 또한 필요하기에 몇 가지 키워드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인천공항과 오성산, 그리고 불소오염
인천공항은 영종도, 삼목도 그리고 용유도 사이 갯벌을 매립하며 조성되었다. 공항 건설과 기반시설 조성에 막대한 토사와 암석이 필요했고, 인근에 있는 오성산도 이러한 이유로 잘려나갔다. 이로 인해 172미터였던 오성산은 100미터 이상 깎여나가 40~60미터로 낮아졌고 댕강 잘려나간 산꼭대기는 황량할 뿐이다.

공원조성 등 복원을 위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한번 훼손된 생태계를 되살리는 일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인천공항 3단계 건설 공사현장에서 토양오염우려기준의 70배가 넘는 불소가 확인되어 2014년부터 지역의 논란이 되고 있다. 연간 국내외 관광객 5천만명이 이용한다는 인천공항의 이면이다.

해양쓰레기와 불법어구
해양쓰레기 문제는 고질적이다. 영종도 서측에 위치한 마시안해변, 용유해변만 가 보아도 알 수 있다. 크고 작은 스티로폼, 플라스틱병뿐만 아니라 냉장고까지 방치되어 있어 이곳 해변을 찾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또한 불법어구 문제도 여전히 남아있다.

영종도 남단갯벌에 불법어구가 수킬로미터에 걸쳐 촘촘히 박혀 있는 것을 확인하고 2015년 대대적인 수거를 한 바 있다. 이러한 불법어구가 최근 용유해변 일대에서도 확인되었다. 인천시와 중구청은 발생원에 대한 조사와 이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고 불법어구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준설토투기장으로 인한 갯벌매립과 오염문제
최근 영종도제2준설토투기장 건설현장에 오염된 토양이 반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기준치를 넘은 불소, 구리, 아연 등이 포함된 토양이 갯벌 위에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책임이 있는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한진중공업은 토양정밀조사와 이에 따른 오염토양 정화작업을 실시해야 한다.또한 각종 개발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영종도에 수천톤 이상의 폐기물이 매립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폐기물관계자들을 통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해 명백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인천에서만 여의도 면적 4배 이상의 갯벌이 준설토투기장 건설로 사라졌다. 이로 인한 지역사회 논란도 적지 않았다. 이제라도 준설토를 재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영종도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고향인 영종도를 부정적으로 인식하지 않고 애정을 갖길 바란다. 이를 위해 행정, 단체, 전문가, 시민 등 다양한 단위들이 영종도에 산재해 있는 환경문제들을 어떻게 대하고 해결해 나가는지가 중요하다. 대한민국의 관문인 영종도의 자연환경을 지키고 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 모두가 의지를 갖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 이 글은 5월18일자 경기일보 ‘함께하는 인천’에 실린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