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의로운 에너지

2017년 6월 19일 0시. 우리나라 첫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영구적으로 가동 중지되었다. 30년 수명을 훌쩍 넘긴 40년 동안 가동되면서 130여 건의 사고와 고장이 있었던 고리 1호기의 해체까지 30년 이상, 1조 가량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탈핵활동을 해 온 시민들, 단체들은 고리 1호기 폐쇄를 시작으로 탈핵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울진과 영덕에 건설예정인 4기의 원자력발전소 계획을 폐지시키고, 울진과 부산에 건설 중인 5기의 공사를 중단시키는 것, 그리고 현재 가동 중인 24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영구 가동중단 시키는 등 앞으로의 과제가 남았다.

고리 1호기 영구정지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건강한 에너지, 안전한 에너지, 깨끗한 에너지 시대를 열기 위해 탈원전, 탈석탄 로드맵과 함께 친환경 에너지정책을 수립하겠다고 선언했다. 석탄화력발전소 신규 건설 전면 중단, 임기 내에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에 대한 폐쇄 조치 완료, 태양광·해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5월 중순, 제3호 업무지시로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6월 한 달 동안 가동 중단시킨 바 있다.

이런 흐름과 함께 인천 영흥도에 위치한 6기의 석탄화력발전소에 지역사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화석연료를 연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이 시민건강권, 환경권에 영향을 미치기에 근본적인 대책으로 발전소를 점차 폐쇄하거나 오염물질이 덜 발생하는 LNG로 원료를 전환하자는 주장들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정의로운 에너지시스템에 대해서도 중앙정부와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영흥석탄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량은 인천 전력 자급률의 300%를 훌쩍 넘는다. 서울, 경기지역에도 송전하기 때문이다. 발전소를 가동시키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각종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피해는 인천시민들의 몫이다.

10년 이상 갈등을 빚어온 밀양 송전탑 문제도 울산에 위치한 신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타지역에 송전하기 위해 송전탑 건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사실 인천 내에서도 영흥도·서구·송도 등 특정지역이 에너지발전시설로 인한 부담을 감당하고 있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이제 각 지역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스스로 생산해서 사용하는, 에너지자립도를 높여가는 지역에너지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이 3%가 채 되지 않는 인천도 화석연료의존에서 벗어나 신재생에너지 확대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때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기조와 방향설정도 중요하다. 신재생에너지라 하더라도 대규모 발전시설 설치를 위한 부지선정과 건설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과정에서 시민들과의 충분한 소통과 공감을 통하지 않고서는 에너지정책이 성공할 수 없다.

그동안 해왔던 방식처럼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닌,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설비지원확대를 통해 시민들을 에너지 생산과정의 참여자로, 주체로 세우는 것이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핵심이어야 한다. /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 이 글은 6월 22일자 경기일보 ‘함께하는 인천’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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