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없는 하천 보, 철거계획 수립해야

2017년 11월 27일 | 성명서/보도자료, 하천

[보도자료] 기능없는 하천 보, 철거계획 수립해야

보에 대한 기본현황자료가 부재하고 관리가 되지 않아 손상, 방치

보의 기능 점검하고, 불필요한 보 제거로 생태하천복원해야

인천녹색연합이 9월부터 11월까지 다섯 차례 걸쳐 인천내륙지역 하천의 보(洑) 현황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보의 기능이 불분명하고 관리가 되지 않아 방치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인천시는 보의 기능을 점검하고 불필요한 보 철거 등을 통한 생태하천복원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보는 각종 취수, 배의 이동 및 친수활동 등을 위해 수위 또는 유량을 조절하거나 바닷물의 역류를 방지하기 위해 하천의 횡단 방향으로 설치하는 시설이다. 한국농어촌공사가 구축한 국가어도정보시스템에 의하면, 인천지역 하천 보는 총 16개로 굴포천, 계양천, 운연천, 심곡천, 공촌천, 대포천, 삼동암천 등에 위치해 있다. 이 중 5개는 농업용(이번 조사대상에 포함하지 않은 강화도 삼동암천 보 포함), 1개는 취입보로 사용되고 있지만, 나머지 10개는 기능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인천시와 각 군구에도 보가 설치된 시기, 목적 등에 대한 기본현황자료가 존재하지 않아 보가 설치된 목적 자체를 확인하기 어렵다.

국가어도정보시스템에 농업용으로 명시된 5개 보 중 대포천과 계양천에 위치한 2개의 보 주변은 현재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논이 거의 남아있지 않아, 농업용으로의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시스템상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현장조사를 통해 추가로 공촌천, 심곡천, 운연천에서 보로 추정되는 구조물을 확인했으며, 이 또한 기능이 불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기능이 명시되어 있지 않은 10개의 보 상단에 퇴적물이 상당하고, 흐르는 물에 의해 깎여 나가는 세굴현상까지 발생하는 등 손상, 방치되고 있다. 보 관리주체는 각 군구와 인천시이지만, 관리방안은 커녕 기본현황자료조차 없다. 이에 하천기본계획에 기본현황과 함께 보 관리방안을 포함시켜야 한다.

보는 주로 농업용수 취수 등을 목적으로 이용되어 왔지만, 농경지가 도시화 되고, 시설이 노후화 되는 등 그 기능을 상실해 폐기되거나 관리가 소홀해지고 있다. 관리가 소홀해지면 하천 생물 이동의 단절, 수질 악화, 수변 서식처 악화 등의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외국의 경우 기능이 다한 보나 소형 댐 등은 물론 일부 기능이 있는 하천 횡단 시설물을 철거하여 하천 생물의 이동권 보장 등 하천복원을 추진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인천녹색연합은 인천시와 각 군구에 다음과 같이 요청한다.

하나. 설치 시기, 기능 등이 포함된 기본현황 자료를 구축해야 한다.

이번 현장조사를 통해 국가어도정보시스템에 기록되어 있지 않은, 보로 추정되는 구조물이 발견된 만큼 하천 전수조사를 통해 보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 존재하는 보가 건설된 시기, 목적 등을 파악해야 한다.

둘. 용도가 불분명한 보에 대한 철거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과거 농업용 보로 쓰였으나, 현재 농업용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은 보에 대한 현황파악이 필요하고, 용도가 불분명한 보에 대한 철거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 용도가 분명한 보의 경우, 수생태계복원을 위해 재설계 해야 한다.

용도가 분명해 필요한 보의 경우, 현재처럼 어류 등 수서생물의 이동을 단절시키는 설계가 아닌, 보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수서생물의 이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재설계 하는 등의 계획이 필요하다.

전국적으로 강과 하천에 3만개가 넘는 크고 작은 보가 설치되어 있다. 하천의 불필요한 구조물로 인해 생태계 단절, 환경변화, 어종 감소 등을 우려한 국제사회는 수생태계의 건강성 회복과 어류의 이동을 위한 연구를 통해 보, 댐 철거 등을 진행하고 있다. 녹색연합 또한 불필요한 구조물 철거를 통한 수서생물의 이동권 보장, 수생태계회복 등에 대해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2016년 인천의 굴포천을 비롯해 금강, 새만금, 섬진강, 영산강, 낙동강 등 전국 곳곳에서 세계물고기이동의날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인천은 과거 5대 하천을 중심으로 생태복원사업을 진행했고, 현재 굴포천 복원 사업도 진행하고 있지만, 하천에 대한 행정과 시민들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다. 도심내에 핏줄처럼 뻗어져 나가있는, 한남정맥에서 발원해 황해와 한강으로 흘러들어가는 하천에 우리는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한다. 그 관심의 시작을 보 철거로 시작해보자.

2017년 11월 27일

인천녹색연합

 

2017_인천내륙지역 보 조사 결과

▼국가어도정보시스템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으나, 보로 추정되는 구조물(심곡천)

▼세굴현상에 의해 깎여나가 보의 구조물 일부가 방치되어 있는 모습(운연천)

▼보가 철거된 이후 그 잔해가 방치된 것으로 추정(운연천)

▼주변 개발로 인해 농경지가 거의 남아있지 않아 그 기능을 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추정(대포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