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빈 나는 이 여름 캠프에 와서 정말 좋다. 처음 이곳에 오기 전에는 아는 사람도 없이 혼자 행동하고 외롭게 2박3일을 지내게 될까봐 그걸 피하고 싶어서 가기 싫었다. 그런데 막상 오니 생각이 달라졌다. 비록 폐교이고 화장실이 재래식이긴 하지만 아침 이슬과 이슬에 젖은 풀에서부터 푸르디 푸른 하늘에 이르기 까지 자연 그대로를 느낄수 있어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다. 또, 동갑은 아니더라도 1,2 살 아래인 동생들과 만나 같이 다니며 장난도 치는등 즐겁게 지내기도 했다. 첫날밤, 우리는 모기와 또 다른 벌레들에게 물릴까봐 긴 옷을 입고 후레쉬를 가지고 밖에 모였다. 갈대밭의 고둥이 땅속의 유기물이 부족해지면 갈대 줄기를 타고 올라간다는데 그걸 보기 위해 후레쉬를 비추며 어둠 속을 헤치고 귀신같아 보이는 물체에 놀라기도 하며 갔다. 가는 길은 험난 했지만 그 고둥과 같이 방게들을 볼 수 있어 오면서 힘들었던 걸 잊을 수 있었다. 그것들을 좀 본 뒤 돌아가서 도로 가장자라에 있는 둑방에 앉아 별을 봤다. 도시에서는 달과 별 두세개 정도 봤는데 이곳은 그렇게 오염에 물들지 않아 예쁜 별들이 많았다. 덕분에 나는 사진으로만 본 북두칠성을 볼 수 있었다. 이 곳을 다시는 못 볼 수도 있다는 선생님의 슬픈 설명을 들으며 북두 칠성을 이루는 7개의 별 하나하나마다 소원을 빌었다. 우리나라의 갯벌을 포함해서 모든 자연이 있는 곳들이 파괴되지 않고 보존될 수 있게 해달라고 그래서 후손들에게 고이 물려주고 또 물려줘서 영원히 지켜나갈 수 있게 해달라고 빌었다. 소원을 다 빌고나서 북두칠설을 다시 봤는데 빛이 더 밝아진 것 같았다. 나는 그게 내 소원에 대한 약속이자 대답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이 약속이 꼭 지켜지길 바라며 밤하늘을 보았다. 사람은 소유하지 못하지만 오직 자연만이 소유하고 있는 별이라는 보석이 밝게 빛나며 밤하늘을 장확하고 있었다. 다음날, 낮에 우리는 해수욕장에 갔다. 버스를 타고 30분간 갔다. 해수욕장에 도착해서 바다를 봤다. 여러가지의 파란색이 어우러져 있고 그 위를 보트가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려가는 게 아주 멋졌다. 우리 셋은 바다로 얼른 들어갔다. 정말 시원했다. 그토록 그리웠던 바다에서 실컷 놀았다. 처음에는 신이 나서 키가 작은 데도 불구하고 깊은데까지 들어가 보기도 하고 남자애들에게 물을 뿌리고 도망 치기도 했다. 그런데 시간이 자나니 힘이 없어졌다. 걸어가거나 뛰어가는 둥 적은 에너지가 필요한 일을 할만한 힘은 있었지만 펄펄 넘치는 힘이 사라졌다. 그래도 나는 시원한 바다가 좋아 그 속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이 때 방심한 사이 이 아이들 둘이 코알라처럼 매달려서 힘이 더 빠지게 했다. 가만히 있을 내가 아니였다. 일부러 깊은 곳까지 들어가는 등 이들을 떄어놓으려 애를 썻다. 이렇게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시간은 흘러가는법. 4시가 되서 밖에 나가 모래를 대충 제거한 수 버스에 올랐다. 숙소에 도착해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찝찝한 기분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 지만 한결 나아졌다. 8시에 강당에 모여 “맨발의 기봉이” 라는 영화를 봤다. 최신작을 본다길래 엄청 기대하고 있었는데 최신작이라 하기엔 개봉된지 시간이 좀 지난 거라 맥이 풀렸다. 아무튼 재미있게 감명깊게 봤다. 그 영화를 보면서 기봉이가 비록 바보지만 마음은 천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일을 그렇게 잘 하지 않지만 어머니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자신은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어머니만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이 있다. 바로 마라톤에 나갈 기봉이가 심장 때문에 힘들어도 걸어서라도 완주하려는 장면이다. 그리고 어머니가 와서 “우리 가봉이 일등이죠” 라고 물었 을때 마을 사람들이 물론 일등이죠 ! 라며 입을 모아 외치는 장면도 인상 깊었다. 기봉이를 무척 사랑 하고 최고로 아는 그의 어머니에게 슬픔을 주지 않으려는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서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고 잠을 자러 갔다. 둘이 나를 협박했지만 무척 졸렸던 나는 이에 굴하지 않고 그냥 잤다. 이튿날 아침, 어제 그랬던 것처럼 6시에 차갑고도 촉촉한 이슬이 맺힌 풀밭을 맨발로 걸어다니고 스트레칭 비슷한 체조를 한 다음 2층 강당으로 올라가서 절을 108배 올렸다. 어제 하던 것보다 잘 되지 않았지만 마지막이니까 더 열심히 했다. 아침을 먹고 약 2시간 동안 동네 1바퀴 돌았다. 여름의 햇빛이 따가웠지만 견딜만 했다. 푸른 하늘과 바다, 초록산이 아주 잘 어울려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그늘에서 쉰 다음 숙소로 돌아가 점심을 아주 잘 먹고 밖에 모여 퇴소식을 했다. 그리고 행복한 마음으로 버스에 올랐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정말 이곳으로 2박 3일간의 캠프를 온 게 정말 좋았다. 자연을 더 깊이 느낄 수 있고 시골이라 도시에선 잘 못봤던 별들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마음속에 담아갈 좋은 추억 하나가 생겨 담아갈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추억을 영원히 간직할 것이다.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