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6일간 여름자연학교 모습★

2012년 8월 7일 | 초록동무

5박6일간 여름자연학교 잘 다녀왔습니다. 
무척이나 더운 날씨와 강력한 모기 때문에 많이 힘들었을텐데
잘 지내준 친구들이 참 고마워요.

여름자연학교 가기 전, 경향신문에서 한 기사를 봤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아이들이 인맥을 만들어 가는데,
강한 상대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줄 사람을 찾는 것이랍니다. 
때로는 돈을 주고 인맥을 사기도 한다는 기사를 보고
자연을 돈으로 사고 파는 것도 모자라
인간관계 또한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는 것 같아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이번 여름자연학교의 본래 취지 중 하나가
핸드폰이나 컴퓨터를 가지고 혼자 노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어울리며 관계 맺고 함께 노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것인데 
이번 여름자연학교를 통해 충분히 느꼈길 바랍니다.


강화 마리학교에 도착해 자기소개를 했어요. 
왜 왔는지, 뭘 얻어가고 싶은지 돌아가며 이야기를 하는데
대부분 엄마가 보내서 왔다는 친구들^^; 그래도 재미있게 놀고 가겠다고 하네요.

후에 제비뽑기를 통해 모둠을 정하고 
모둠별 이름, 모둠별 약속을 정했어요. 
그린트리, 자연의 법칙, 북두칠성, 하늘 모둠으로 정해졌네요. 
욕하지 않기, 서로 배려하기 등의 약속들도 나왔어요. 


인천녹색연합 여름자연학교는 밥 하는 것에서부터 잠들기까지 모든 일상을 스스로 합니다.
또한 전기나 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에 기대어 생활하지요. 

죽은 나무를 주어다가 모둠별로 돌아가며 가마솥 밥을 했습니다. 
모둠별 반찬도 직접 덜어보고요. 
더운 날씨에 땀 뻘뻘 흘려가며 밥 한 친구들. 
전기 없이도, 석유 없이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어요. 

  
후에 5박6일동안 먹을 무김치를 모둠별로 만들었어요. 
무, 파, 마늘, 까나리액젓을 이용해 손으로 주물주물~
각 모둠별로 자신이 만든 김치가 제일 맛있다고들 했어요. 
부모님 맛 보여드린다고 남은 것을 싸간 친구들도 있었답니다. 


매일 밤, 해가 지기전에
모둠별로 오늘 어땠는지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전기를 쓰지 않기 때문에, 해가 지기 전에 잠잘 준비를 모두다 해 놔야해요.

첫째날, 둘째날은 우리가 왜 여름자연학교에 왔는지를 중점적으로
셋째날은 가족에 대해서, 넷째날은 전기에 대해서, 
마지막날에는 전반적인 여름자연학교에 대한 소감나누기를 했어요. 
떨어져 지내다 보니 가족의 소중함도 알게 되고, 
우리가 생활하는데 전기가 얼마나 많이 쓰여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어떤 환경문제가 일어나고 있는지, 
그래서 우리는 전기를 아껴써야 한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이렇게 모둠별 이야기를 하고 나서는 
전체가 모여 밤맞이를 합니다.
각 모둠별로 오늘 어땠는지 이야기 하고, 더 이야기 하고 싶은 친구가 있으면 이야기 하기도 했어요.
하루를 이렇게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었어요. 


전기가 없으니 밤에 일찍 자게 되고,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게 됩니다. 
보통 9시에서 10시 사이에 잠들어, 6시에 일어났어요. 
아침에는 아침맞이를 합니다. 
눈을 감고 오늘 하루 어떻게 보낼 것인지 생각해 본 뒤,
간단한 체조로 하루를 시작해요. 

(둘째날 함허동천에서의 물놀이 사진이 없네요 ㅠㅠ 다른 샘들이 올려주시겠죠?)


강화도에는 강화5일장이 열려요. 
마침 셋째날에 강화5일장이 열려 장을 봤습니다. 
제비뽑기로 각 모둠이 장 볼 거리를 정했어요. 
떡볶이, 부침개, 타래과, 샌드위치 모둠이 있었는데요, 
가기 전에 어떤 재료를 살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우리는 자연에 가까운 생활을 하기로 했으니, 자연에 가까운 음식을 먹어야겠죠!

제가 있었던 하늘모둠에서는 샌드위치 재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오고 갔습니다. 
평소 먹던 샌드위치에는 햄과 치즈가 들어가는데, 양보하기가 쉽지 않았죠. 
그래서 대안으로 감자 으깬 것에 마요네즈를 섞기로 했어요. 
사실 빵에도 밀가루, 계란 등이 들어가는데, 대부분 우리가 먹는 것들이 생산되는 과정이 자연에 가깝진 않죠.
마요네즈도 마찬가지.

이런 저런 논의를 통해 각 모둠별로 장 볼 목록을 정하고 장을 봤어요. 
친구들은 마트에 많이 갈텐데, 재래시장을 자주 이용하면 좋겠죠?
장에 물건팔러 나오신 할머니가 공짜로 재료를 주시기도 했어요. 이런게 재래시장의 묘미!

다녀온 뒤, 산 물건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어요. 
마요네즈의 성분을 봤어요. 음, 정제설탕 소금 등이 들어갔네요. 
앞으로는 본인이 사는 물품이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 졌는지
어떤 음식이 좋은 음식인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길 바랍니다.
 


우리가 장 본 재료로 
하루에 한 두가지씩 음식을 만들어 먹었어요. (완성된 음식 사진이 떡볶이 밖에 없네요ㅠ)

그리고 근처 산에서 먹을 수 있는 풀을 먹을 수 있는 만큼 잘라 비빔밥을 해먹었어요.
깻잎, 명아주, 왕고들빼기, 고마리, 쇠비름, 질경이 등등. 
손으로 잘라 고추장과 들기름을 넣고 쓱쓱. 
게눈 감추듯 먹습니다. 


날이 많이 더운데도 친구들은 쉬지 않고 놉니다.
달팽이 놀이, 땅따먹기,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등.
몇가지 되지 않는 놀이로 끊임없이 에너지를 발산하는 친구들.
이렇게 몸을 움직여 에너지를 발산해야 하는 시기에 
공부 때문에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을 친구들이 안타깝기도 했어요.
제발 놀게 해주세요~ ^^;



주변에 계곡이나 강이 있다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않아 담을 식힐만한 곳이 마땅치 않았어요. 
그래서 마리학교 선생님께서 호스로 물을 뿌려주시기도 했죠. 
매일 저녁, 더워 잠을 못 자는 친구들은 등목을 하기도 했어요. 
마리학교 선생님께서 국궁을 알려주셔 국궁을 해보며 놀기도 했어요.


수박을 간식으로 먹던 날. 
수박씨 멀리뱉기 놀이를 했어요. 
친구들 간의 놀이 후, 선생님들간의 놀이. 
나중에는 친구와 선생님의 대결이 있었어요. 표정이 진지합니다 ㅎㅎ


넷째날에는 전등사에 갔어요. 
전등사는 숲이 있어 덜 더웠지요. 절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모둠도 있고, 놀이를 한 모둠도 있고. 
이렇게 하루가 금새 지나갔어요. 


여름자연학교 기간 동안 모둠별로 짝꿍생물을 정해 
그 짝꿍생물의 입장에서 인간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하기로 했어요. 
모둠별로 짝꿍생물을 달맞이꽃과 파리, 달, 파리와 모기, 거미로 정해놓고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논의해 발표하는 시간을 다섯째날 가졌어요. 
이렇게 마지막 밤이 지나갑니다. 


여름자연학교가 단순 체험활동이 아니라 삶 공부가 되고 삶에서 이어지게 하려면
어른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 중에서도 아이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영향을 받는 부모님의 역할이 중요하죠. 
그래서 이번에는 마지막 전날 밤에 부모님들을 모셔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려 했으나
강력한 모기 때문에 부모님들이 주무시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 같아
마지막 날 오전으로 옮겼습니다. 

모둠별 부모님들이 모여 
각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지내면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해주시고, 
<아이를 살리는 7가지 약속> 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보면서 부모란 무엇일까, 아이와 관련해 고민되는 것들은 무엇인지를 위주로요. 


모둠별 부모모임이 있은 후, 전체 부모님들이 모여
초록지렁이님(인천녹색연합 공동대표)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돈을 쫓기 때문에, 자연이 파괴되고, 인간관계도 허물어 지고, 개인의 삶도 행복과 멀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자연과 친구들과 함께 하면 그리 많은 돈이 없이도 즐겁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 
돈을 쫓는 삶에서 벗어나 행복을 찾게 하는 것이 부모님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실천하기에는 쉽지 않고, 정말 큰 결단이 필요하지만요.


다시 모둠별로 이번에는 부모님과 아이들과 같이 시간을 보냅니다. 
평소 아이가 생각하는 부모, 부모가 생각하는 아이에 대해 알아보고, 
서로에게 바라는 점을 정리해 봅니다. 
아이는 부모에게 용돈 올려주세요, 학원 끊어주세요, TV 많이 안 보고 놀아주시면 좋겠어요, 화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등의 바람이,
부모는 아이에게 책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숙제 스스로 했으면 좋겠다, 동생과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다 등의 바람이 있었고, 서로 의견교환을 통해 약속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친구들도, 부모님들도 꼭 지켜주셔야 합니다 ^ ^


마지막으로 짝꿍생물과 관련한 내용을 부모님에게도 보여드렸어요. 

5박6일간 
전기와 기기없이 살았던 생활, 
밥하기, 설거지하기, 빨래하기, 잠자리 정리하기 등 일상을 스스로 해 보았던 생활,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친구들과 놀았던 생활이
일상에서도 이어지길 바랍니다. 
부모님들이 많이 도와주세요~

친구들~ 몸도 마음도 건강한 사람이 되길 바랄게요!
남은 여름 건강히 잘 보내고,
다음에 만나요 ^ ^

* 법륜스님의 <엄마수업> 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부모의 역할은 무엇인지,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실질적인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관심있는 부모님들은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사진원본은 웹하드에 올렸습니다. 
www.webhard.co.kr 에 들어가시면 아이디 greenku  비번 8500 해서 로그인 후
‘내리기 전용’ 폴더에 들어가시면 ‘인천녹색연합_여름자연학교 사진’ 폴더 있어요. 
그 폴더에 들어가셔서 다운받으시면 되어요. (8월 12일까지만 다운로드 가능해요~)
(참고로 저는 초반 2박3일 동안 하늘모둠에서 활동해서, 하늘모둠 사진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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