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롱뇽 생매장당한 날..그리고..위령제

2010년 3월 23일 | 계양산친구들, 소모임

3월17일. 하늘타리 문자를 받고서야 
작년에 아주 많이 아팠던 그날이 오늘 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계양산 친구들’ 전체 문자를 보내서 3월 18일 조촐한 위령제를 지내기로 했습니다.

저 앞에서 웅덩이가 보일때쯤…
그날의 아픔이 생각나서… 마음이 대빗자루로 쓸어 내리는 듯 쓰렸습니다.
원래 이 자리의 주인이였던 도룡뇽들.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 때문에 어느날 떼죽임과 생매장을 당하고 산란터 까지 잃어버린 2009년 3월17일.
그 욕심을 대신하여…
 그 사람들을 대신하여… 용서를 빌러 왔습니다.
후리지아 꽃다발을 차에서 내리자 이슬샘이 “누구한테 용서 빌일 있어?” 했습니다.
우연히 가져온 후리지아가 ‘용서를 빈다’는 꽃말이 있었나 봅니다.
예!
우리는 오늘… 도롱뇽들에게 용서 구하러 왔쟎아요…


선생님들이 정성껏 차려온 음식으로 제사상을 차렸습니다.
지나가시던 등산객들이 ‘시산제’지내냐 하길래 설명을 해드렸더니 훌륭한 일을 한다며 박수를 쳐주셨는데
그 마음은 고맙지만 박수가 어색한 날이였습니다…


말없이 막걸리를 따르던 박하샘이
말없이 먼저 용서를 구합니다.


돌아가면서 도롱뇽에게 하고 싶은말을 했습니다.


우리가 음식을 음복 하던 옆 웅덩이에는 그때 살아 남은 도롱뇽들 알집이 보였습니다.
하지만,,,2년전에 견주어 알집 숫자가 아주 많이 줄었네요…
잘 자라서 꼭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자~


평화롭게 노는 모습도 보고 싶고


이렇게 잘 자라 많은 친구들을 보고 싶구나…

아래의 제문은 2009년 도롱뇽 위령제 지낼 때 푸른숲님이 올리신 제문 입니다.

 

만물에 물이 올라 생동하는 달에 계양 산 롯데 땅 훼손부지에서는 이기적이고 사욕에만 눈이 먼 인간들에게 도롱뇽 성체들은 내장이 파열되고 몸통과 다리가 잘라나간 체 죽임을 당하였다.

 또 한 그 많던 도롱뇽의 알과 산개구리 알들은 뜰채로 건져 매장되거나 뭍에 버려져 유생과 올챙이가 되어 보기 전에 삶을 다하지 못하고 희생됨을 너희들을 아끼고 사랑하기에 지키려 했으나 끝까지 지켜주지 못함을 우리는 너무도 뼈아프게 생각하며 너희들의 넋을 위로하고자 2009년3월26일에 적은 정성을 모아 녹색연합초록교사들이 이곳에 모여 간소하게 위령제를 올리노니 죽음 뒤에 넋이 있거들랑 예전도 그러했듯이 너희 조상들이 대대로 살아온 터전을 너희 후손들이 앞으로도 영원토록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켜주고 도와 주거라.

 

하늘의 신이시여!

인천의 진산 계양산신시여!

들어주소서!

우리가 바라는 소망!

우리가 바라는 소망은 큰 꿈도 아니 옵니다.

계양산자락이 잘려나감을 막아주소서!

더 이상의 파헤쳐짐이 없도록 도와주소서!

그리하여 계양 산에서 크고 작은 모든 생명들이 평화롭게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기를 엎드려 고하나이다.

 

2009.3.26  ‘계양산 친구들’ 푸른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