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내게 준 것은..

2006년 4월 14일 | 도시농사꾼

살면서 내손으로 무언가를 길러내 먹거리를 해결해야지 하는 생각을 한번도 해본 적 없는 부끄러운 지구인입니다. 그런데 그러던 제게 땅이 생겼답니다 ^^ 텃밭 분양을 받으면서도 자신이 없어 용송님과 반씩 일궈보기로 했지요. 첫 모임도 못가보고, 비가 개인 월요일 오후가 되서야 텃밭을 찾아 보았지요. [녹색연합주말농장]을 알리는 표지와 산 아래 나란히 서있는 개성 만점 푯말을 보니, 어쩐지 마음이 뭉클~ 하더이다. 비 내리는 중에도 용송님 가족이 정성스레 만든 이름 푯말을 보니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돌더군요 ㅎㅎ 고르게 갈아 놓은 밭은 가지런한 푯말 사이 고랑을 경계로 부지런한 농군의 손길을 기다리는 듯 했습니다. 무덤가 한 곁에 조용히 앉아 땅을 바라보았습니다. 웬일인지 가슴이 벅차 오릅니다. 자연으로의 회귀본능일까.. 무엇을 심어야 할까? 어떻게 해야 하지? 초보 농사꾼 파랑새는 무식을 무기 삼아 이밭 저밭 눈동냥해가며 상추, 들깨, 열무 씨앗을 뿌리고, 가지랑 방울 토마토 모종도 4주씩 심었답니다. 와~ 다 심었다. 박수 짝짝짝… 혼자서 신이 났습니다. 하지만 영 어설프네요..  잘 자라야 할텐데.. 엊그제 다시 텃밭에 들렀습니다. 우리밭에는 아직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씨 뿌린지 이틀 밖에 안지났거든요^^ 그런데 반가운 분들이 와 계셨습니다. 계양산지기님과 동료분들.. 노련함이 물씬 풍기는 텃밭입니다. 노란 호박꽃이 밭에 생기를 더해 줍니다. 아~ 샘 난다^ 어머나~ 밭에 초록 나비가 내려 앉았네요. 누구네 밭일까요? 알고보니 부지런한 녹색연합 활동가식구들의 텃밭이더군요. 일찌감치 파종한 밭에서는 벌써 파릇한 향기가 수줍은 듯 살포시 고개 내밀고 있답니다. 이번 농사(?)에 실패한다면 물론 좌절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ㅋㅋ 땅을 바라보며 느꼈던 평안함과 신선한 행복감은 두고두고 재산이 될 듯합니다. 주말엔 울 집 두 남정네를 대동해서,, 함께 땅의 축복에 취해 볼것입니다 *^^* 그리고.. 다섯 평의 기적을 위해 기도하렵니다. 초록텃밭 가족님들 ^^  모두모두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