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텃밭 예찬 2

2010년 11월 7일 | 도시농사꾼

녹색 텃밭 예찬

 계절이 시간 속에 같이 흐르고 있다. 단풍나무가 노란 모습으로 가을을 뽐내고  떨어지는  낙엽을 보이며 계양산도 어김없는 계절의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봄 부터 지금까지 유별난 이상기상으로 널뛰듯 하던 날씨 속에 서도 계양산 텃밭은 여러가지 무 농약 먹을거리를(아주 작은 것이지만) 공급해주는 즐거움을 주었으며  작은 기후변화의 흔적들을 주변에서 느끼게 하는 삶과 배움의 장이기도 했다. 

인간이 어떤 지역 땅에서 농사를 짓고 살기 위해서는 주변의 계절별 날씨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게 하였다. 씨앗이 싹을 피우기 위해서는 물과 적당한 온도가 필요하고 좋은 토양에 양분도 공급해야한다. 기후는 이 두 가지를 다 쥐락펴락하는 놈이다. 태양으로 부터의 에너지와 하늘에서 내리는 비, 그리고 토양에서의 좋은 양분 공급 등 모두가 자연으로부터 받아야하는 것들이다.

그외 중요한 것은 이들이 자라는 동안 항상 돌보며 가꾸는 정성이 들어 있어야 한 개의 열매나 상추 한 잎이라도 수확 할 수 있다. 노력한 것만큼 돌려주며 때로는 무정함을 보여 주기도 한다. 

봄부터 10평의 텃밭은 열무, 시금치, 상추, 쑥갓 등 채소를 끝없이 공급하였고 이들은 한동안 우리 식단을 완전 채식으로 바꾸게 했고 한여름 오이 냉채와 된장에 찍어먹는 싱싱한 풋고추는 어릴 때 외가에서 외할머니와 같이한 어느 여름을 생각하게 한다. 통통하고 달콤한 방울도마도와 아삭아삭한 참외 맛은 오랜만에 신나는 제철 과일과 채소를 즐기게 했다.  

벌서 가을 이렇게 생활 부분이었던 텃밭도 서서히 올해를 마감하고 있다.지금은 한창 김장채소가 자라고 있다. 김장 배추 파종 시기와 질퍽한 밭에 파종한 후라 오랜 기간 성장과 씨름을 하고 있다 밭을 갈 기전에 더 많은 밑거름이 필요했지만 초보 농사꾼이 적당히 생각하고 지나간 배추 밭에서는 성장의 안타까움을 크게 한다.  

날씨도 우리 편이 아니다. 몇 10년 만의 10월 한파가 부실한 배추의 성장을 멈추게 하고 있다. 이를 때 비료의 유혹을 느낀다. 배추가 자라지를 않는다고 호소를 하니 주변 전문가는 요소비료 한 모금 이면 일주 정도 지나면 틀려진다고 조언 한다. 정말 옆집 배추가 전혀 모습을 달리하고 있다 웬 일가하고 자세히 살펴보니 글쎄 ……..  

오늘 부실한 성장이라도 배추를 묶어 주면서 와이프와 같이 계양산 텃밭의 배추로 올 겨울 김장 김치는 포기하는 것으로 했다 적당한 양념으로 내년 늦은 봄여름 김치로 전략을 수정하고 올겨울 김치는 아들놈 회사를 통해 20-30포기 공급 받기로 했다. 그래도 많은 것을 김장배추 키우며 배우고 있다. 파종 시기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것과 자연에서 비료 없이 키운다면 10일 정도 더 빨라야하며 밑거름을 충분히 해야 한다는 것 등. 

고구마를 뽑은 공간에 시금치 씨를 뿌려놓았다. 세고랑 적은 공간이다.잘 자라면 핑계로 겨울에도 계양산 텃밭을 찾을 수 있게……. 아쉬운 것은 텃밭에서 같이하려고 했던 “자연과 같이 하는 ”텃밭기후학교“가 무산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