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계양산… 그곳에 나는 없었다

2009년 11월 12일 | 울림

2009년11월8일의 계양산은
가을의 끄트머리를 붙잡고 있었습니다.

일년내내 산 한자락만을 훑었었건만
오늘에야 비로소
굽이 굽이 둘레길을 따라
이산을 온전히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네요.

이름하여 
울림의 계양산 명상 산행~~

흩어지는 말은 쑤~~욱 줄이고 
산속으로 푸~~욱!!

가슴 떨리는 산행이 시작되었지요^^

오색 물든 산의 모습
어서오라고 ~ 어서오라고~ 

첫발걸음에 산 기스락에서 만난
돌더미들~~
어느날 부턴가 사람들의 바래움들이
탑을 이루고 있습니다.

나도 한개를 곁들이며
세상의 평화와 안녕을~~
오늘 귀한 생명안에서 마냥 충만하기를~~

따뜻한 시절을 함께 했던 나뭇잎들을 다 떨구고

혹은 아직 덜 떨구고

떨구어진 나뭇잎으로 산속은 낙엽천지였습니다.

낙엽쌓인 그 길을  열심히
오르고
 

또 오르고

내리고 

또 내리 걸었습니다

함께 냄새를 킁킁 맡아도 보고~

함께 올려다 보고

함께 내려도 보고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고

오늘은 
산과 나와 우리가 모두 함께였습니다

둘레길의 모퉁이에서
서로를 부둥켜 안은
밤송이를 보았지만
감히 주워들 생각조차 못하였습니다.

겨울을 나기에 혼자는 너무나 외로웠던가~~.
가만히 쓰다듬어 봅니다.
가슴으로 스며드는  아련한 동질감!!

푹신한 낙엽위에 누워
 올려다본 하늘도 아련하기만 하고

지나는 길에
150여년을 계양산을 지켜오신
갈참나무님께 문안 인사를 드렸습니다.

 천년지기님!!
그대의 정기로 계양산을
무량겁 지켜주소서

그리고 우리에게도
영원히~~
지켜낼 힘을 주소서

정기를 받고 싶은 이 또한분!!
서어나무의 튼실한 근육을 붙잡고 어쩔줄을 모릅니다

강한 남성~~ 너는 누구냐!!

남자들끼리 걸어보고

여자들끼리도 걸어보고 

함께도 걸어보고

가을을 노래하는  나무와도 마주하였습니다.
같이 따라 흥얼흥얼
“아 가을인가~ 가을인가봐~~”
절로 노랫가락이 흐릅니다.

가을의 배경들~

오늘은 뒷모습을 많이도 보았습니다

산의 뒷모습
어울리는 사람의 뒷모습!!

앞모습이 그립습니다.
그래서
짜짠!!

우리의 울림식구들
가을산보다 
형형색색의 단풍보다
뒹구는 낙엽보다

더 아름다운 얼굴들!!

 계양산에서

산은 산이고
나는 나였으며

나는 산이고
산은 나였습니다.

결국엔 
그곳에 산도, 나도  없었습니다.

오직
 자연의 생명안에  깃든 영혼의 울림이 함께하였을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