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 9월 후기예요.

2010년 9월 20일 | 울림

9월 4일, 울림 회원들은 계양산에 들었더랬습니다.

 

지난 여름을 뜨겁게, 격렬하게 지나온 자연이

조금씩 고즈녁하게 가라앉아 가는 느낌이었지요.

 

    뜨거운 한 낮에도 밤이면 풀벌레 우는 소리 조심스럽게 들리더니,

 결국 가을은 저만큼 다가오고 있었나 봅니다.

 

인간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소리의  파장이 있다지요.

    아니, 세상에 존재하는 수 많은 소리들 중에서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오히려

             아주 적은지도 모르겠습니다.

 

 

푸르름이 짙어 어느 깊은 산 속의 계곡인가 싶은

        목상동 국수집 앞의 개울에도

가을이  스며드는 소리가 넘실거리겠지요.

 

 

 

 

 흰여뀌도, 자리공도, 누구에겐가 이 가을을 알리고 있고

  

 

 

 

   고마리와 물봉선도 여름 한 철 애썼다고, 속삭이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령과 새가 여기 잠깐 쉬어가라고 손짓하는 느낌을 받으며

               우리는 말없이 걸었습니다.

          이름 모를 풀을 보아도,

      그 이름 묻지 않으니,

             마음으로  가을이 다가오는 소리를 듣고 있었나 봅니다. 

                

        인간보다 더 깊이

                    자연에 묻혀 사는 생물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가을을 느끼고

                            어쩌면 겨울을 준비하기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네요

     지나는 길에 밤송이 사이로 천천히 지나가는 두꺼비도 보고

  한마리 쇠똥거미를 먹기 위해 그림처럼 정지한채 집중하던 사마귀도 보고

  먹히지 않기 위해 꼼짝도 않고 있는 쇠똥거미도 보았습니다.

 

 

      이미 기생벌에게 붙들려, 기생벌의 알을 품고 숙주가 되어,

          살아있으나 산 목숨이 아닌 메뚜기도 보았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하고 있을지…..

 

 

 개망초에 앉은 작은주홍부전나비의 아리따운 모습이

 어쩐지 힘겹고 쓸쓸해 보이는 것은,

제 마음 탓이겠지요.

 

 

꽃들은 이리도 화려하게 가을을 위한 폭죽을 쏘아 올리며

하나의 씨앗을 맺으며

기꺼이

제 화려함을 거두어 가는데…….  

 

 등골나무

흰바디나물

뚝깔

 

 

 덩굴별꽃

미꾸리낚시

 

 마타리

 오이풀

 닭의장풀

 

 

흰닭의장풀

 

 

 쥐방울덩굴

달맞이 씨앗

 

 

 

 

                  조금씩 가을을 느끼고,

            누군가는 어느새 그만 벌써 쓸쓸해져 버리는 ……

                  9월.

           꽃과 나무와 생명들은,

       어떤 속삭임을 주고 받을까요.

          우리가 들을 수 없는 음파, 그들만의 음파로,
 
                어쩌면 우리에게 안타깝게 속삭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바보야 ….. ..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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