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책모임-태양의 아이

2015년 9월 2일 | 책산책

지은이 하이타니 겐지로
‘어린이’와 ‘문학’을 빼고서는 하이타니 겐지로를 이야기할 수 없다. 가난한 어린 시절, 작가를 꿈꾸던 하이타니는 교사가 되었다. 교사 시절 만난 아이들은 그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말 그대로 ‘아이들에게 배운’ 것이다. 하이타니는 17년 동안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쳤고, 아이들의 글을 엮어 《선생님, 내 부하가 되라》라는 책을 펴냈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문학을 이루는 한 축에 어린이가 있다면 또 다른 축에는 오키나와가 있다. 그는 형의 죽음과 교육 현실에 대한 고민으로 교사 생활을 그만두고 오키나와로 떠난다. 작가는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진정한 상냥함과 생명에 대한 존중 같은 깊은 깨달음을 얻는다. 여행에서 돌아온 겐지로는 1974년,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를 발표한다. 이 책은 발간과 동시에 소리 없이 전해져 세계 여러 나라에서 수백만 독자에게 사랑받고 있다. 또한 일본뿐 아니라 세계 어린이 문학사에서 의미 있는 책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이타니 겐지로는 《태양의 아이》를 펴낸 뒤 1980년에 아와지 섬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다가 섬이 관광지로 개발되자 1991년에 오키나와에 있는 작은 섬, 토카시키로 옮겨가서 살았다. 하이타니 겐지로는 《태양의 아이》 인세를 기금으로 1983년 직접 설립한 ‘태양의 아이 유치원’을 통해 자신의 아동 교육관을 몸소 실천하는 데 힘을 쏟았다. 2006년 11월에 세상을 떠났다.  
1978년 국제 안데르센 상 특별상을 수상한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원제: 토끼의 눈) 외에도 《우리 선생님이 최고》, 《태양의 아이》, 《모래밭 아이들》, 《소녀의 마음》 등의 작품이 있다.

옮긴이 오석윤
동국대학교 일어일문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동국대,성균관대, 광운대, 경원대학교에서 일본문학을 강의하고 현대그룹 인재개발원 일본어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일본어 전문번역가로 활동중이고, 주요 번역서로는 《그 여자는 낮은 땅에 살지 않는다》, 《한국 사람 다치하라 세이슈》, 《일본대표단편선》 등이 있다.

목차

한국어판을 내면서

하얀 꽃무릇
태양의 아이, 후짱
아빠의 바다
아빠가 아파요
미안해, 아빠
좋은 이웃
선생님의 선물
싸움
후짱의 계획
작은 오키나와
로쿠 아저씨의 풍차
아빠의 병이 나을까
슬픈 오키나와
악몽
기요시는 꼭 올 거야
연날리기
바보 기요시
도도 아저씨
다리가 움직이지 않아
오지 않는 아빠
사라진 아빠
생일 선물
어부바 통학
신문 기사
컴퍼스와 누나
요리 수업
깁스 푸는 날
네 아빠는 무서워
가엾은 아빠
기운 내, 후짱
데이트
저런 애는 없어
가지야마 선생님의 진짜 공부
엄마와 만난 기요시
편지
오빠, 도와줘
오키나와를 알고 싶어
이상해진 아빠
낯선 여행
내 안에 남이 살게 하다
끝나지 않은 전쟁
기요시의 슬픔
말보다도 더욱 깊은
너희들 세상과는 달라
수술실의 빨간 램프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불청객
로쿠 아저씨의 비밀
따뜻하게 살아가기
아빠의 고향으로
서로 끌리는 별
아빠, 안녕!

책 속으로

“왜 전쟁 이야기만 나오면 그렇게 모른 척하는 얼굴을 하는 거야? 옛날 오키나와가 좋았다는 이야기를 할 때는 시시콜콜 다 늘어놓으면서.”
후짱은 엄마만 그런 게 아니라 모두들 그렇다고 못마땅한 듯 말했다.
“다들 쓰리고 슬픈 일이 많았다고 말하지만 어떤 쓰라린 일이 있었는지, 어떤 슬픈 일이 있었는지 아무도 말해 주지 않잖아.”
엄마는 아무 말이 없었다.
“왜들 그래? 응, 엄마?”
“내가 어린애라서 그래?”
“그건 말이야……. 누구나 쓰리고 아픈 이야기는 하루라도 빨리 잊어버리고 싶지 않겠니?”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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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꼭 알아야 할 역사와 진실’을 모른다면 그것은 반쪽짜리 성장이다

초등학교 6학년인 후짱은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 간 ‘마음의 병’의 실체를 확인해 가는 과정에서 ‘오키나와의 비극’을 알게 된다. ‘오키나와’는 후짱의 아버지뿐만 아니라 ‘데다노후아 오키나와정’ 사람들이 저마다 가슴에 묻고 사는 깊은 슬픔을 이해하는 열쇠이다. 어린 후짱에게 잔혹한 전쟁을 마주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후짱은 ‘꼭 알아야 할 역사와 진실’ 앞에서 비겁하게 눈을 감거나 고개를 돌리지 않는 용기를 보여준다. 다른 사람의 아픈 과거를 알아가면서 진정으로 타인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이 얼마나 인간을 아름답게 하는지를 깨닫게 한다.
이 책은 전쟁ㆍ사회적 차별ㆍ공동체적 인간애의 회복 등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담고 있다.하지만 씩씩한 말괄량이 소녀, 후짱과 주변인물들이 만드는 크고 작은 에피소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에 이른다.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묵지근한 감동과 함께.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