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을 다녀왔습니다~~

2010년 5월 31일 | 한남정맥시민산행

일요일…

설레임을 가지고 이십여일을 기다리던 오대산 산행을 하고 왔습니다.

18km정도를 느린 걸음과  마음을 가지고 즐기다 보니 8시간 정도 걸리더라구요.

새끼발가락에 살짝 물집이 생겨서 쓰리기는 했지만  
  
풍성한 신록이 제게 안겨 준 선물꾸러미들이 가득했기에

행복한 마음으로 발걸음이 가벼웠답니다…

그 선물 꾸러미 중..

제게 잊지못할 은빛의 찬란함을 뽐내던 친구 ‘거제수 나무’를 소개합니다.

 

 


혹시 ‘거제수 나무’라고 들어보셨나요?

이름이 독특해서 찾아보니

나무에서 나오는 수액이 ‘열로인한 병을 낫게한다’ 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네요.

그런데.

왠지 더 어렵게 느껴지는거 있죠..

.

얼핏 보면 자작나무와 비슷하더라구요,,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수피도 다르고 달려있는 잎도 다르답니다.

그래서일까요

‘물자작’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기도 하네요.

 

 

 핀란드의 

자작나무 숲을 동경하곤 했습니다.

넘 하얗다 못해

도도해 보이기 까지 한 자작나무의 도도함을 직접 느끼고 싶었지요.

.

.

하지만

오대산에서 마주했던  ‘거제수 나무’ 의 고고한 자태를 보고

그나마 마음의 위안을 받을 수 있었답니다.

어쩌면

자작나무 숲의 모습도

이러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요.

 

 


느껴지시나요?

햇살에 맑게 부서지는 은빛의 도도함이.


넘 맑아서

.

넘 투명해서

잠시 할말을 잃고 말았습니다.

 

 

나무를 올려다 보니

나뭇가지 사이사이로 살짝 드러나는

파아란 하늘색..

 

그 시간

.

그 곳에서

한 폭의 자연의 스케치를 감상하며

자연과 더불어 호흡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우린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건지.

그쵸?

 

 

 거제수 나무의 수피는 위의 사진처럼 하얗기도 하지만

갈색빛의 은은함을 가진 수피도 있답니다.

자작나무 수피처럼

살짝 벗겨져서

그 수피를 몇 달동안  책갈피에 넣어두면

근사한 편지지가 된다고 하네요.

그런 멋진 편지지에 쓴 글을 받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요~

                                                

  
많은 기대와 설레임을 가지고 갔던 이번 산행을 통해 

여유로운 몸짓으로 숲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마치 어두운 밤의 터널을 통과하듯 

겨울의 길고도 매서운 바람을 견뎌내고 새로운 아침을 맞이한 

초록의 싱그러움과 짙은 녹색 향기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오대산의 

숲의 정령에게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좋은 분들과 함께 자연의 향기를 

나눌 수 있게 베풀어주심에.

그리고

행복한 시간을 제게 선물해 주신 녹색연합에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