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가을철 ‘인천갯벌도요물떼새’ 조사결과 발표
■ 조사지역 : 송도 갯벌(11공구 포함) – 남동유수지 – 영종도 남∙북단 갯벌 – 강화도갯벌 – 청라매립지
■ 조사기간 : 2007. 9. 7 ~ 9. 9 (3일)
■ 조사내용 : 가을철 인천갯벌에 도래하는 물새류 조사
■ 조 사 단 : “인천민간습지위원회 준비위” (인천환경운동연합, 인천녹색연합, 한국야생조류협회, 환경을지키는인천교사모임, 인천의제21사무처, 가톨릭환경연대)
■ 조 사 자 : 인천환경운동연합 / 이혜경, 하하
인천환경운동연합 생태탐사단 가마우지 / 노명희외 5인
인천녹색연합 / 장정구, 김보경, 심유정
한국야생조류협회 / 김대환, 박헌우
환경을지키는인천교사모임 / 남선정
인천의제21추진협의회 / 류영신
생태기술연구소 / 최한수
인천갯벌은 한국 및 동아시아의 철새이동로로 국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지역의 하나이다. 그러나 계속되는 매립과 개발로 인천갯벌이 파괴되고 있고, 이로 인해 철새들의 서식지가 위협받고 있다. 이에 ‘인천민간습지위원회’를 준비하고 있는 단체가 중심이 되어 인천갯벌에 도래하는 가을철 물새류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조사자료는 내년(2008년) 한국에서 개최하는 람사회의 민간보고서의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국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습지의 하나인 인천갯벌을 람사사이트로 지정하기 위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9월 7일부터 9일까지 송도부터 강화까지 인천 육지쪽의 연안갯벌에 도래하는 물새류 서식현황을 조사하였다. 물떼새와 도요새에 속하는 새들을 섭금류라 부르는데 그들의 이동시기가 이 시기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물이 들어오는 시간(만조)과 빠지는 시간(간조)에 따라 조사시간이 달라지긴 하지만 새벽 해 뜨는 시간부터 해 지는 시간까지 해안을 따라 갯벌을 찾아다니며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송도갯벌은 올해도 검은머리갈매기 200여 마리가 번식지로 이용하였으며 국제적인 멸종위기 조류인 저어새가 지속적으로 서식지로 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LNG인수기지 입구 왼편 갯벌인 11공구 지역에 수많은 도요물떼새들이 도래해 있었다. 송도갯벌이 모두 매립되고 유일하게 11공구만이 갯벌로 남으면서 도요물떼새들이 이곳을 유일한 서식지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영종도 남단에서는 왼쪽다리에 노란색 밴딩을 한 저어새를 만났으며, 북단에서도 저어새 20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안타까운 것은 이미 매립승인이 떨어진 영종도 남단 운남동 갯벌이 영종도에 도래하는 도요물떼새들의 마지막 휴식처라는 점으로, 이제 영종도를 찾아오는 도요물떼새들은 마지막 남은 휴식처마저 잃어버릴 위기에 처해 있었다. 특히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청라매립지에 다른 시기보다 이르게 꺅도요 10여 마리가 도래하여 위태롭게 채식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번 조사를 하며 인천갯벌은 송도갯벌부터 영종도, 청라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위협받고 있는 상태임을 알 수 있었다. 습지보전을 위한 국제협약인 람사협약의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 선정 기준을 살펴보면 새는 습지의 건강성과 생태적 특성의 지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천의 갯벌은 국제적인 멸종위기 조류인 저어새의 번식지이자, 검은머리갈매기, 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물떼새 등 멸종위기 조류들이 번식하고 서식할 뿐 아니라, 수천수만마리의 도요물떼새들이 도래하는 지역으로 람사협약이 정한 국제적 중요 습지 선정기준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 이는 인천 갯벌의 대부분 지역이 람사사이트로 지정될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으로 국제적으로 보호해야하는 매우 중요한 습지이다. 그러나 인천시는 어떠한 보호대책도 세우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갯벌을 파괴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마지막 남은 11공구 갯벌에 대한 보전대책 및 강화도 갯벌의 습지보전지역 지정과 람사사이트 지정을 위해 인천시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이다.
2007. 9. 13
인천민간습지위원회 준비위 및 조사단 일동
[ 담당 : 이혜경 인천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426-2767, 010-5251-2760 ]
※ 사진 원본이 필요하신 분은 연락주세요.
2007 가을철 ‘인천갯벌도요물떼새’ 조사결과 요약 |
1. 희귀조류들의 번식지이자 서식지인 송도갯벌
송도매립지에서 번식하고 있는 검은머리갈매기
송도매립지에서는 올해도 검은머리갈매기 200여마리가 번식하였다. 1999년 인천환경운동연합에서 처음으로 검은머리갈매기 번식지를 확인한 이후 지속적으로 검은머리갈매기들은 공구를 옮겨 다니며 위태롭게 번식을 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청에서는 검은머리갈매기의 대체번식지에 대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도 그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검은머리갈매기가 이 곳을 번식지로 계속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먹이를 공급할 수 있는 채식지인 11공구 갯벌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11공구 갯벌이 사라진다면 검은머리갈매기는 더 이상 이 곳에서 번식하지 않을 것이다. 대체서식지의 조성에 앞서 11공구 갯벌을 보전하기 위한 대책을 먼저 세워야하나, 경제자유구역청에서는 이미 11공구 매립을 위해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제출해 놓고 있다.
11공구에서 발견된 저어새 26마리
송도갯벌에서 서식하고 있는 저어새가 조금씩 증가되고 있다. 어쩌다 한번씩 보이던 저어새가 이젠 송도갯벌에서 지속적으로 서식하고 있다. 저어새 역시 서식할 갯벌이 계속 위협받으면서 11공구까지 몰리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도 11공구에서 채식하고 있는 저어새를 26마리 발견하였다. 저어새는 유일하게 전 세계에서 인천갯벌에서만 번식하는 새이다. 그러나 인천시는 저어새 보호를 위해 아무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 국제적인 멸종위기 조류인 저어새의 보호를 위한 인천시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외암도 조류공원
외암도는 LNG기지 입구 오른쪽, 즉 11공구 건너편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호수이다. 이 곳은 현재 적당한 물높이, 갈대숲 등 도요물떼새들이 도래하기 좋은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가을철이면 수천 마리의 도요물떼새들이, 겨울이면 흰뺨검둥오리, 흰죽지, 고방오리, 쇠오리 등 수천마리의 겨울철새들을 이 곳에서 만날 수 있다. 다른 곳에 대체 서식지를 조성하려고 노력할 것 없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외암도 조류공원을 서식지로 활용한다면, 아이들에게는 훌륭한 철새 학습장이, 철새들에게는 편안한 휴식지로, 수도권에서 유일한 갯벌철새공원으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조사자료
▶ 외암도(11공구 예정지 건너편) 호수
흑꼬리도요, 큰뒷부리도요, 흰뺨검둥오리, 백로류, 청다리도요, 쇠청다리도요, 붉은발도요, 알락할미새, 깝작도요, 민물도요, 붉은어깨도요, 알락도요, 긴발톱할미새 등 1,000여마리.
▶ 11공구 예정지 갯벌
저어새 26마리, 왜가리, 백로류, 큰뒷부리도요, 청다리도요, 가마우지(300여 마리), 깝작도요, 괭이갈매기, 민물도요, 뒷부리도요, 붉은어깨도요, 흰뺨검둥오리, 노랑부리백로, 알락꼬리마도요, 마도요 등 2,000여 마리.
▶ 남동유수지
민물가마우지 150여 마리
2. 도요물떼새들의 천국, 영종도 남단갯벌
영종도 운남동 남쪽 갯벌에서는 수천 마리의 도요물떼새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영종도 남단 갯벌은 인천에서 강화도 다음으로 많은 도요물떼새들의 서식이다. 영종도 남단 갯벌에서는 알락꼬리마도요, 좀도요, 중대백로(30여마리), 쇠백로, 노랑부리백로, 왜가리, 중부리도요, 개꿩, 저어새(16마리), 큰뒷부리도요, 민물도요, 뒷부리도요, 재갈매기(5~6마리), 검은머리갈매기 등 3,000여 마리의 도요물떼새들이 도래해 있었다.
특히 왼쪽다리에 노란색 밴딩을 한 저어새를 발견했으며, 북단에서도 저어새 20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안타까운 것은 이미 매립승인이 떨어진 영종도 남단 운남동 갯벌이 영종도에 도래하는 도요물떼새들의 마지막 휴식처라는 점으로, 이제 영종도를 찾아오는 도요물떼새들은 마지막 남은 휴식처마저 잃어버릴 위기에 처해 있었다.
3. 청라매립지에서 위태롭게 채식하고 있는 꺅도요
강화도에서는 새벽 물때로 여차리 갯벌을 조사하였다. 여차리 갯벌에는 알락꼬리마도요, 노랑부리백로, 좀도요, 개꿩, 흑꼬리도요, 큰뒷부리도요, 중부리도요, 청다리도요, 개꿩 등 1,000여 마리의 도요물떼새들을 볼 수 있었다.
오후에 한창 공사가 진행중인 청라매립지를 조사하였다. 청라매립지내의 심곡천과 공촌천에서 몇무리의 도요새들을 볼 수 있었다. 특히 겨울새인 꺅도요 10여 마리가 다른 시기보아 일찍 도래하여 위태롭게 채식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9~10월에 우리나라를 지나가는 나그네새이며 중부이남에서 흔히 겨울을 나는 겨울새이다. 사방에서 포크레인으로 공사 중인 청라매립지의 얕은 물가에서 위태롭게 채식을 하고 있는 깍도요는 등에 구리빛 금속광택이 나는 검은줄무늬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웠다.
※ 참고자료
검은머리갈매기 : 세계적인 희귀조로 국제자연보호연맹의 종보존위원회(IUCN/SSC)에서 1994년 희귀종으로 지정하고 지구상에서 사라져가는 동물 적색자료(Red Data Book)에 수록하여 국제적인 보호조로 지정 관리하고 있는 새이다. 한국에서 드물게 월동하는 검은머리갈매기는 최근에 겨울에 서해안 갯벌에서 발견되고 있으나 한겨울에 발견된 경우는 없다고 함. 현재 송도매립지에서 서식하고 있는 검은머리갈매기는 중국(북방)이나 남방에서 온 개체로 보인다고 함. 1999년 처음으로 송도매립지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발견한 이후로 영종도에서 번식하는 것이 발견되고 최근 청라에서도 번식하는 것이 발견됨.
저어새 : 밭가는 쟁기모양의 부리를 좌우로 저어가며 먹이를 찾는 이상한 모습의 새가 있다. 옛말로 ‘가리새’라고도 불렸다는 새인데, 오늘날 ‘저어새’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바로 그 새다. 생김새로 말하자면, 길다란 주걱부리를 가진 하얀 새인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북한에서는 노랑부리저어새와 달리 얼굴 앞쪽이 검다하여 ‘검은뺨저어새’라고 부른다. 최근에 와서 저어새에 대한 관심은 세계적으로 증폭되고 있다. 새로 개편된 세계 멸종위기 조류 목록에서 저어새를 가장 심각한 멸종위기의 조류로 다루기 시작한 사실과 때를 같이한다고 볼 수가 있다. 지난 98년 1월, 저어새가 겨울을 지낼 만한 모든 동아시아 습지에서 그들 수효를 한날 동시에 세어본 결과 최대 수 6백13마리가 기록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8년 이래 저어새와 노랑부리저어새를 천연기념물 제 205호로 지정하여 보호해 왔다. 저어새는 우리나라 서해안을 중심으로 주로 번식하는 해안 갯벌의 조류인 반면, 노랑부리저어새는 유라시아대륙 안에 널리 분포, 번식하고 일부 개체가 우리나라 내륙에 치우친 습지를 통과이동 하거나 겨울을 지내는 겨울철새이다.
한편 저어새의 유일한 번식지가 서해 비무장지대의 작은 섬들로, 남한에서는 최초로 1999년 7월 강화군 서도면 석도·비도에서 발견됨으로써 이곳을 포함하여 2000년 7월 6일 천연기념물 제419호 강화갯벌 및 저어새번식지 로 지정한 바 있다. 1990년 심각한 멸종위기종으로 등록되었으나, 점차 개체가 늘어 2000년에는 멸종위기종으로 위기등급이 바뀌었다. 그렇지만 아직도 국제적인 보호와 관심이 필요한 새이다. 대부분이 한반도와 일본에서 겨울을 나기 때문에 1950년부터 1953년까지 있었던 한국 전쟁 때 개체가 줄은 것으로 여겨진다. 2005년 1월 21일에서 23일 사이에 실시된 국제 저어새 일제조사에서 제주도의 21 마리를 포함, 모두 1475마리의 저어새가 관측되었다.
꺅도요 : 꺅도요는 황새목 도요과로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깍도요의 학명은 (Gallinago gallinago gallinago)이다. 이마에서 머리꼭대기와 뒷머리까지는 검고 짙은 갈색선이 2열로 지나가고 그 사이에 옆은 황갈색의 머리 중앙선이 있다. 4~5월과 9~10월에 한국을 지나가는 나그네새이며 중부 이남에서 흔히 겨울을 나는 겨울새이다. 해안, 소택지, 호소가의 갈대밭이나 줄풀, 초지, 간척지, 논, 갯가, 초습지 등 물가에 내려앉는다. 번식은 소택지나 습지의 풀숲에서 하는데 물가에서 떨어진 표고가 높은 산지나 땅 위 오목한 곳에 접시 모양으로 둥우리를 틀고 산좌에는 마른풀을 깐다. 산란기는 3월에서 8월 하순이며, 한배의 산란 수는 4~5개이다. 유럽과 아시아대륙의 중부 및 북부, 아프리카 남부, 북아메리카 중부 및 남부에서 번식하며 겨울에 따뜻한 곳으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