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의 소나무 일기 ‘9일째-11일째’

2006년 11월 7일 | 한남정맥•공원녹지

2006. 11. 3 (금) “9일째” 어제부터 종일 바느질을 했다. 어제는 내내 글씨를 쓰고, 오리고 오늘은 어제 못다한 글씨를 쓰고, 오린 뒤 배치를 해보고 바느질에 들어갔다. 일요일에 열릴 “숲 속 음악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니, 뒷 배경으로 쓸 그림(현수막) 있었다. 이왕 바느질을 하는 것 동물들도 수놓고 이곳에서 자라는 식둘들 그림도 그려넣고 싶었지만 시간도 많이 걸릴 것 같고 일단 글씨만이라도 완성해보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보고 있다. 한땀한땀 정성스레 놓은 바느질인 만큼 이쁘게 완성될 것이다. 헌데 이젠 슬슬 몸이 굳어지는 기분이 든다. 종일 구부정한 자레로 그리고 오리고 해서 그런지 몸이 뻣뻣해 있었는데 그래선지 잠을 자면서도 몸이 불편했다. 일부러라도 운동을 해야 겠다. ▲ 보름이 수놓은 “계양산 생명들과 함께 하는 음악회” 2006. 11. 4 (토) “10일째” 천둥, 번개, 비 밤새 하늘이 요란했다. 역시… 요즘 일기예보는 거짓말을 안한다. 내리는 비야 텐트가 있으니 염려는 없는데 천둥, 번개가 좀 겁나긴 한다. 설마, 번개가 오두막이 있는 나무에 떨어지는 것은 아니겠지? 혹시 어디 비너(등산용품 고리와 같은 것)가 걸려 있는 것 아닌가? 번개 맞으면 안되는데… 쇄도하는 걱정과 우려 문자들에 계양산이 지켜줄거야!! 라고 씩씩하게 말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겁이 났다. 그냥, 잠깐 치고 지나가면 좋으련만, 전화하신 부모님에게는 비를 피해 잠시 내려왔다고 안심을 시키긴 했지만 아무래도 오늘밤 깊은 잠을 자긴 그른  듯 싶다. ▲ 아찔했던 금요일밤. 매서운 비바람이 보름을 날려 보낼 듯 했다.   2006. 11. 5 (일) “11일째” 지난밤도 내내 천둥번개가 요란하더니. 날이 밝았다. 오늘도 어김없이 새들이 지저귄다. 밤 사이의 날씨를 무색하게 느끼게할 만큼 유난히도 목청껏 지저귀는 것 같다. 오늘은 정말 많은 분들이 다녀갔다. 모두들 계양산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으로 모인 분들이다. 스스로 내 행동의 시작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는데, 그저 작은 행동으로 여겼을 뿐인데 많은 분들이 지지해주고, 응원해주시면서 힘을 키워주고 있다. 전혀 생각도 못했는데 한기업에서 “물”지원을 해 준것도 놀랍고, 단생 처음 들어본 단체와 처음 보는 사람들의 지지방문들도 놀랍다. 나의 천성 탓에 잘 적응하는 것이 수도 있겠지만 스스로에게 변화는 못 느끼고 있는데, 내 행동으로 주변의 상황이 많이 변하고 있는 것 같아 때로는 갑자기 벌어지는 내 행동으로 주변의 상황이 많이 변하고 있는 것 같다. 때로는 갑자기 벌어지는 이러한 반응들이 어색하고 불편하기도 하지만 또 한편, 내 작은 행동으로 여러사람들의 마음이 모이는 계기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위안을 삼는다.   ▲ 계양산을 찾아온 많은 사람들의 행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