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산 나무위 시위 소식 42-43일째

2006년 12월 8일 | 한남정맥•공원녹지

우모복을 받았다. 우모복은 말그대로 깃털 옷으로 등산용품점에서 판매하는 방한용, 보온용 옷이다. 날이 차가워지면서 가지고 있는 옷가지로 취위를 대비하기 어려울 것 같아 산모임 선배께 부탁을 해뒀었다. 값이 비싸서 사는데 망설이긴 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산은 다니게 될테고, 한번 장만하면 그렇게 기다린 옷을 드디어 받았다. 12월 5일 (화) 41일째 [img:gy008.jpg,align=,width=450,height=600,vspace=5,hspace=10,border=1] 밤에 잘때 좀더 따뜻하게 잘 수 있겠다는 기대와 함께 좀 설레기도 했다. 게다가 산내음 선생님께서 우모복 하의도 빌려주고 가셨다. 보통은 상의만 가지고 있는게 대부분인데 대학시절 산악부활동을 하셨던 분이라 옷을 가지고 있엇고 추위를 걱정하시며 챙겨와 주셨다. 덕분에 얼마전 선배가 와서 빌려주고간 우모덧신에 우모복 상의, 하의까지 모두 갖춰 완전무장을 하고 침낭속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따뜻하다는  생각도 잠시. 내몸의 보온을 위해 감싸고있는 무수히 많은 깃털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웠다. 우모복에 우모신발 침낭까지… [img:gy003.jpg,align=,width=600,height=450,vspace=5,hspace=10,border=1] 내가 가지고 있는 장비의 대부분은 거위털로 그 보온성이 탁월하여 추위에도 잘 견딜 수 있게 만들어져있다. 땀에 옷이 젖지도 않고 … 날이 춰어서 그런가? 갑자기 날 감싸고 있는 이 보온재를 위해 몇 마리의 거위 혹은 오리가 희생되었을까? 한마리의 새에 얼마나 많은 깃털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수십마리 많으면 백마리 이상의 털이 쓰이진 않았을까? 난 이 수많은 깃털을 몸에 품고도 날지도 못한다. 계양산의 생명을 지키자며 나무위에 올라있으면서 다른 곳에서 동물을 희생 시키는데 일조를 하고 있었다. 무스탕을 입은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다. 따뜻한 것은 좋지만 부끄럽다. 12월 7일(목)43일째 처음올라왔을때 폰카로 찍은 이곳 숲의 모습은 초록빛을 많이 담고 있었다. 에제는 초록을 머금었던 숲도 어느새 낙엽이 되어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을 남겨 두었다.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계절이 바뀌었다. 계절의 변화를 완연히 느낄 수 있었다. 그간 내 삶의 모습에도 큰 변화가 있었으리라…. 염정희님의 말처럼 이번 경험은 내 인생을 좀더 의식있는 삶으로 이끌 것이다. [img:gy002.jpg,align=,width=450,height=600,vspace=5,hspace=10,border=1] 12월 6일(수) 42일째 평화의료 생협에서 왕진을 나왔다. 내인생에 왕진을 받게되다니… 장기간 진행된 나무위시위속에서 건강을 염려하여 송영석 사무국장님과 의사선생님, 간호사선생님 그리고 촬영팀까지 5명이 함께와 주셨다. 나무위에 올라와서 검사를 해야하는 관계로 의사선생님이 못올라오고(몸집이 좀 있으셔서…) 간호사 선생님이 올라오셨다. 방법은 여러사람이 끌어 올리는 방식으로 했다. 혈압, 체온, 맥박수를 체크하고, 어떤 검사로 건강을 확인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혈액을 뽑아갔다. 그리고 링거병에 담긴 영양제를 놔주셨다. 건강한데 이거 맞아야해요? 물으니 가지고 온거니까, 몸에 좋은 거니까, 맞으라고 한다. 지극히 정상적이고 건강한데 링거를 꽂고있으니 환자가 된 기분이다. 어디 불편한 곳은 없는지 혹시라도 몸에 이상이 생기면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하라는 당부와 함께 돌아갔다. 내몸을 염려하는 고마운 마음, 그 마음들이 나만을 향한 것은 아니겠지만 영양제를 맞고 있는 것도 심적으로는 조심스럽다.   나보다 애쓰는 사람도 많고….  모두 건강해야하는데…. [img:gy006.jpg,align=,width=600,height=450,vspace=5,hspace=10,border=1] [img:gy005.jpg,align=,width=450,height=600,vspace=5,hspace=10,border=1] [img:gy004.jpg,align=,width=600,height=450,vspace=5,hspace=10,border=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