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한남정맥 탐사구간은 김포시 양촌면 스무네미고개를 시작으로 가현산을 지나 롯데에서 골프장을 추진하는 인천시 계양산까지로 도상 18km의 구간을 시민탐사단과 함께 도보로 진행하였다. 특히나 이 구간은 교통호, 참호 등의 각종 군사시설, 묘지공원, 도로와 검단신도시 등의 택지개발, 송전탑 등으로 무분별하게 훼손되어 있는 한남정맥을 직접 확인 할 수 있었다. 아파트숲이 대체한 한남정맥 마루금 김포시와 인천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는 가현산(歌絃山)은 문수산에서 계양산까지의 구간중 가장 높은(215m) 산이다. 가현산의 옛이름은 “가린산”으로 그 모양이 코끼리 모양 같다하여 고려시대 때는 “상두산”이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또 칡이 번성했다 하여 “갈현산”이라고도 불렀으나 현재의 이름은 조선시대 중종때 중국과의 무역이 번성하면서 주막이 번창하고 “가무를 즐겼다” 하여 현재의 지명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능선에 있는 가현정에 올라서면 왼쪽으로는 김포시내와 한강하구일대 및 인천의 검단신도시 예정지역이 한눈에 들어오고 오른쪽으로는 멀리 영종대교부터 수도권 매립지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타워크레인이 높이 올라서있는 김포 신도시 장기지구, 높은 산을 이루고 쌓여있는 수도권의 쓰레기들이 인천 및 경기 서부지역의 현 모습임을 실감케 했다. 가현산에서 바라보는 김포시 일대 왼쪽 새로이 올라오는 건물은 택지개발중인 장기지구의 모습이다
저 멀리 문수산으로부터 지금까지 걸어온 한남정맥의 마루금이 한눈에 훤하다 마루금은 산등성이를 따라 죽이어진 선, 즉 능선을 말한다. 하지만 이번 구간 중 가현산을 지나 검단신도시 개발예정지에 들어서면 한남정맥의 마루금을 논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말 할 만큼 마루금을 찾기란 쉽지 않다. 우리가 알고 있는 숲, 정맥은 존재를 잃고 그 자리를 도로와 인라이스케이트장과 같은 체육시설, 아파트, 그리고 학교가 대신 자리하고 있었다. 다만, 얕으막한 고갯길로 이곳이 한남정맥이 지나는 길임을 짐작케만 할 뿐이었다. 특히나 기존에 개발되어있는 마전지구, 검단1,2지구, 당하지구, 불로지구 외에도 340만평 면적의 검단신도시가 들어서게 될 경우 주변의 녹지 훼손은 눈에 보듯 훤하다. 인천은 이미 주택보급률이 7대도시 가장 높은 108.1%로 집계되었다. 검단신도시, 송도신도시, 구도심 재생사업 등으로 더 많은 신규주택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인천은 1인 1가구를 목표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일이다.
한남정맥 마루금에는 아파트 숲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지자체에서 조차 한남정맥 마루금을 깎아 학교를 만들고 있다
중소규모의 공동묘지 또한 예외는 아니다.
천주교 인천교구에서 관리하는 대규모 공동묘지. 정맥위의 공동묘지 다시 생각해보아야.
평지인지 마루금인지 분간이 안갈만큼 마루금을 가로지른 널찍한 왕복 8차선 도로. 한남정맥의 끝은 계양산(?) 희미하게나마 남아있는 마루금의 흔적을 찾아 계양산으로 향하는 탐사단들은 굴포천방수로 건설로 인해 잘려진 산허리를 보고 망연자실 할 수 밖에 없었다. “산은 물을 건너지 못하고 물은 산을 가르지 못한다”는 의미의 우리나라 고유의 지리개념인 산자분수령이 인간의 개발과 탐욕, 무지로 그 뜻을 상실해 버렸다. 산은 물을 건너지 못했으나 물이 산을 가르고 있었다. 수백년이 지난 뒤 후대에서는 한남정맥의 끝은 계양산이라고 인식할지 모를 일이다.
굴포천 방수로 건설로 단절되어 더이상 앞으로 나아 갈 수 없는 마지막 지점이다. 두번째 탐사의 잠자리는 계양산 아랫자락. 남자가 많은 동네라 해서 불리워진 “다남동”에서 묶게 되었다. 이곳은 현재 계양산 롯데 골프장 건설 문제로 마을 주민들의 의견이 양분되어 있는 상황이다. 만약 그렇지 않았더라면 마을회관을 이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민 이한구님의 말씀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인천의 외곽에 위치한 동네로 탄약부대가 들어서고 굴포천 방수로로 동네가 나뉘고 이젠 골프장건설로 마을주민들 마저 둘로 나뉘어 졌다. 인천시에서 개발을 진행할 때마다 말하는 주민의 경제발전은 무엇일까? 과연 그들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울까? 사람의 정을 느끼게해준 편안한 밤을 보내고 탐사단일행은 인천의 주산이자 한남정맥의 주요산인 계양산에 들기위해 걸음을 옮겼다. 최근 인천 환경문제의 최대 현안인 계양산 롯데골프장 예정부지를 돌아보고 한남정맥 마루금에 오를 예정이다. 롯데는 생태축을 살린다며 말등메이산에서 앞메산으로 연결되는 축은 살리고 이미 훼손되어 있는 목상동(9홀)과 다남동(9홀)에 나눠서 골프장을 짓겠다 한다. 허나 그 실상을 살펴보면 목상동 부지는 지난해 롯데의 불법형질변경이 이뤄진 곳이고 다남동 부지의 경우 현재 목축업 혹은 농지로 이용이 되는 곳이다. 언제부터 축산농가와 우리의 농지가 훼손지역이 되었는가? 대기업의 이와같은 개발논리와 불합리한 FTA체결이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5월까지 7개월간 나무위 시위를 견뎌내준 3그루의 소나무다.
계양산 롯데 골프장 예정 부지중 훼손 부지에 들러 조감도를 살펴보는 시민탐사단. 그럴듯한 그림에 사람들로 하여금 착각을 하게금 만든 그림을 보며 모두들 한마디씩 한다. 굴포천방수로, 인천국제공항고속국도, 인천공항철도까지 200m 이상 잘려진 마루금길을 시작으로 인천을 좀더 깊숙히 지나게 될 한남정맥길에 올랐다. 도심으로 깊숙히 들어왔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탐사단의 걸음을 앞서 가는 등산객만으로 느끼는 것은 아니다. 마루금을 따라 줄이어 서있는 송전탑에서 우리는 도심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었다. 도시의 집중화, 대형화는 산아래 뿐 아니라 정상, 능선부까지도 야금야금 갉아 먹고 있다.
200m가 넘게 잘린 그곳에는 모든 것들이 빠르게만 움직인다.
5월 꽃을 피운 때죽나무. 위 꽃이 지고 달린 열매의 가루를 개울에 뿌리면 그 속에 사는 물고기가 떼로 죽는 다고 한다.
계양산으로 향하는 길을 송전탑이 안내해주고 있다. ==================================================================================== 탐사날짜 : 2007년 5월 26일~27일 탐사구간 : 첫째날> 스무네미고개 ~ 가현산 ~ 검단신도시 ~ 굴포천 방수로 ~ 다남동 둘째날> 다남동 ~ 계양산롯데골프장 예정부지 ~ 인천공항철도 옆길 ~ 꽃메산 ~ 피고개 ~ 계양산 ~ 계양산 삼림욕장 참가자 : 장영록, 이장연, 심유정, 이병관, 노현기, 김명래, 류호경, 김지수님 활동가 장정구, 신정은 도움주신분 : 이한구님 ⊙ 차기탐사 날짜 : 6월 9일 ~ 10일 구간 : 중구봉 ~ 천마산 ~ 원적산 ~ 만월산 ~ 철마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