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산의 상징 소나무숲 방화

2008년 2월 22일 | 한남정맥•공원녹지

2006년 10월부터 2007년 5월까지 210일여간 진행되었던 계양산 골프장 반대 “나무위시위’의 장소인 목상동 소나무 숲일대에서 소나무 200여 그루가 누군가 의한 방화로 그을른 흔적이 발견되었다.

 

지난 2월20일 오전 인천녹색연합 사무실로 한 제보 전화가 왔다.

날마다 계양산으로 등산을 하는 시민인데 곳곳의 나무가 불에 탔다는 것이다. 따라서 계양구에 신고를 했지만 구청관계자의 안일한 태도에 몹시 화가나서 전화를 한 것이었다. 전날까지도 화재의 흔적은 없었던 곳이 하루 사이에 수많은 나무가 타서 그을음이 손에 바로 묻어날정도로 탔다며 매우 분개하셨다. 

오후에 다른 일정을 미루고 현장을 찾아갔다. 응달진 곳에는 여전히 눈이 녹지 않은 채 있었고, 210일간 나무위 시위로 큰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소나무도 여전히 꾿꾿히 그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처음에는 쉬 방화장소를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솔밭에서 쉬고 있는 등산객드에게 여쭤보니, “바로 옆에 등산로부터 쫙~ 나무가 다 탔어요. 우리도 오늘 보고 놀라서 내려가면서 신고하려고 한합니다.” 라고 말씀하신다.

현장을 찾아 솔밭에서 다남동으로 넘어가는 등산로를 걸어가보니 등산로 변의 소나무들이 검게 그을러 있었다. 등산로 100m~150m 좌우 양쪽으로 약 2m 반경에 집중적으로 나타났고, 바닥으로부터 1m~1.5m 높이까지 나무 수피가 검게 그을러 있었고, 일일이 세어보니 200여그루가 넘었다. 또한 일대에는 타고 남은 정체모를 납덩어리들이 발견되었고, 곳곳의 등산로 바닥에는 불을 태우고 물로 끈 흔적들이 확인 되었다. 솔밭 전체의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것으로 보여졌다. 더욱이 의심쩍은 것은 나무 하부에 그을은 흔적이 있음에도 인근의 관목들에는 아무런 흔적을 찾을 수 없이 멀쩡했다. 이는 특정 소나무들만을 골라서 방화한 것임에 분명했다.

 이 일대는 나무위 시위가 벌어진 장소이기도 하지만 당초 골프장 부지로 해당되었던 지역이나 한강유역 환경청에서 생태계가 우수한 지역이라 제척을 시켰던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당초 36홀 규모의 골프장이 18홀로 줄어들었고 목상동 다남동 각각 9홀씩 나뉘어 계획되었다.

문제는 이번 방화가 일어난 지점이 양쪽의 골프장을 연결하는 카트길이 추진될 장소이기 때문에 고의적인 방화를 통해 나무를 훼손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이 제기 될 수 밖에 없다.

특히 환경부에서 계양산 솔밭만큼은 철저하게 사업부지에서 빼야 한다는 협의 내용을 건교부에 보냈기 때문에 이처럼 인위적인 훼손으로 또 다시 사업의 불가피함을 주장할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롯데는 목상동일대의 5천여평 부지의 인위적인 훼손으로 고발 된바 있고, 이러한 훼손지역을 토대로 골프장개발의 불가피함을 주장하며 지금까지 추진해왔다.  

산불예방에 대한 플랜카드를 붙여놓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알리는 시민의 제보에 대한 구청의 반응은 “현장확인을 해보겠다. 하지만 우리는 확인해보고 오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는데 전화를 왜 했느냐?” 의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