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갯벌 철새모니터링 일년의 기록

2009년 2월 12일 | 갯벌

송도갯벌에서 새를 보다가 자연스럽게 만났던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시작된 송도갯벌 철새모니터링이 어느덧 일 년을 훌쩍 넘겼습니다. 처음 모니터링을 시작했을 때의 마음은 사람들에게 인천에 갯벌이란 것이 이젠 거의 없어졌고 공사차단막과 철조망에 가려진 그래서 숨어있는 것처럼 보이는 송도 11공구가 인천의 마지막 갯벌이라는 것을 알리고 그 갯벌에 기대어서 사는 새들이 아직 많이 있다는 것을 알려내고 기록하자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자연에서 야생의 새들을 보여주자는 생각에서 선생님들은 제자들을 데리고 오고 부모들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송도를 찾았습니다. 참여한 사람이 많을 때도 있었고 적을 때도 있었지만 누군가가 송도의 새들을 꾸준히 관찰하고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이 작지만 의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이었던거죠.

매월 셋째주면 동막교 위에 모이는 수상한(?) 사람들….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이루어지려면 우선 날짜의 변동이 있으면 안된다는 생각에서 지구의 날 행사와 겹쳤던 때를 제외하고는 어김없이 매월 셋째 주에 모니터링을 시작했습니다.
밑으로 승기천이 지나가고 있지만 얼핏 보면 다리가 아니라 도로같은 느낌을 주는 동막교.. 그 위에 이상한 장비를 든 – 필드스코프- 사람들, 조그만 책을 손에 들고 – 새도감 – 쌍안경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보기도 하고 자기들끼리 뭐라 수근거리기도 하고 무언가 발견하면 다 같이 탄성을 지르며 좋아합니다. 아이들은 옆에서 보라는 새는 보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뛰놀기에 바쁩니다. 반 아이들을 데리고 멀리서 씩씩하게 지하철에서 내려 걸어오시는 선생님들의 모습도 보이고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고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얼굴들끼리 수다를 떨기도 합니다. 이런 것이 송도모니터링의 자연스러운 풍경이네요.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묻고 대답하면서 아는 것을 나눕니다. 못 보던 새를 발견하는 것은 열심히 망원경을 들여다 보는 사람의 공입니다.


도와주지 않던 날씨……

2008년엔 유난히 토요일에 비가 많이 왔습니다. 7월, 8월, 9월 석달을 연달아 비가 와서  누군가가 비를 몰고 다니는 것 아니냐는 농담도 했네요. 부산에서 오신 김범수님은 우리가 만나는 날마다 비가 오니까 영어식 표현으로 be요일, 즉 존재감을 느끼는 날이라며 거창하게 해석을 해주기도 하셨구요. 하여간 우산을 쓰고 야외에서 탐조를 하는 일은 참 번거로운 일이지만 그런 어려움이 사람들의 발길을 돌리게는 못했나봅니다. 아무리 바람이 세차게 불어도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송도에서 새들을 만나려는 사람들의 모임은 쭉 계속되겠죠?

우리가 만난 새들…

겨울엔 대표적인 겨울철새인 오리들이 송도의 주인공입니다. 넓적부리, 쇠오리, 흰죽지, 혹부리오리, 청둥오리, 고방오리, 알락오리, 흰뺨검둥오리, 원앙, 황오리 등이 주로 보이는 종이구요. 붉은부리갈매기나 검은머리갈매기, 재갈매기와 괭이갈매기들도 볼 수 있습니다. 봄과 가을에는 갯벌이 도요물떼새들이 번식지와 월동지로 이동하면서 반드시 들러야하는 중간기착지이기 때문에 많은 도요물떼새들의 빛나는 군무를 볼 수 있습니다. 알락꼬리마도요, 청다리도요, 민물도요, 좀도요, 큰뒷부리도요, 뒷부리도요, 흑꼬리도요, 쇠청다리도요, 깝작도요, 중부리도요, 붉은발도요, 개꿩 등 많은 도요들과 검은머리물떼새, 흰물떼새, 꼬마물떼세, 흰목물떼새 등의 물떼새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봄부터 여름 그리고 가을까지 송도를 대표하는 새는 바로 저어새입니다. 저어새는 전세계 개체수가 2000여 마리를 약간 넘는 아주 귀하고 절실한 보호가 요구되는 새입니다. 강화도 인근 무인도에서 번식하는데 3월 말에서 11월 말까지 송도의 유수지나 갯벌에서 먹이활동을 하거나 쉽니다. 저어새가 2007년에는 최고 70마리 이상 2008년에는 최고 49마리 정도가 송도에서 머물렀습니다. 올해에는 저어새들이 얼마나 올까요?

모니터링이 끝난 후 정리모임에선 무엇을 했나면….
모니터링이 길에서 시작해서 갯벌 앞에서 끝나면서 정리모임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서로 간단히 인사도 나누고 소감도 발표하고 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필요했던 거죠. 다행히 인천시 평생학습관에 강의실을 빌리게 되면서 서로의 소개와 느낌 발표, 관찰한 종들에 대한 공유, 간단한 강의가 이루어졌습니다. 또 신문지로 댕기물떼새 모자를 만들어보기도 했고 대나무로 솟대를 만들어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올해에도 재미있는 활동을 많이 계획하고 준비해야겠습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모인다.
일년이 넘는 시간동안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송도갯벌 철새모니터링에 참여해주었습니다. 같이 즐거워하고 같이 걱정하고 같이 고민하는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모니터링의 전문성과 체계는 아직 잡히지 않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어떤 분들은 새들의 숫자를 카운트하시고 어떤 분들은 처음 오신 분들을 챙기며 어떤 분들은 사진으로 기록을 남깁니다. 앞으로 모임이 조금 더 발전하면 교육을 하는 분야와 조사를 하는 분야를 나누어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모니터링도 철새뿐만 아니라 갯벌과 유수지의 식물이나 저서생물의 분야로 넓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작년보다 올해 더욱 급격한 개발압력에 시달리는 송도의 환경을 지켜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는 것도 필요하겠고 더욱 많은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끌어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송도갯벌과 근처 습지에 아름다운 새들과 인간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꿈을 놓치지 않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올해에도 매월 셋째주 토요일날 시작되는 수상한 사람들의 모임은 어/김/없/이 계속됩니다.

                                       고니(김보경)   인천녹색연합소모임’둥지’ / 송도갯벌을지키는시밈모임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