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칸쿤회의에 참석하면서 우리는 몇 가지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첫 번째가 부스진행을 통하여 기후변화와 먹을거리의 연관성을 알리고, 리플렛과 자료들을 통하여 채식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는 일. 두 번째는 우리의 운동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해 줄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인사들을 인터뷰하고, 우리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전세계로부터 모인 NGO관계자들과의 네트워킹을 시도하는 파티를 열어 소박하고 즐겁게 고기없는(Meat Free) 소통모임(Networking Party)을 시도해보는 것이었다.
관계맺은 단체들과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대안모색을 시도할 계획
회의가 진행되는 2주 동안 부스행사장인 Cancun Messe에 설치된 각 단체의 부스관계자들끼리는 서로 통성명을 하지 않아도 얼굴이 낯익을 정도로 친숙해져서 오가는 길에 눈인사 정도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곳에서 만난 단체들과 활동가들과는 앞으로 지속적인 네트워킹을 통하여 기후문제에 관한 공통적인 대안모색을 시도할 계획이다.
영향력 있는 인사들과의 의미있는 만남
영향력 있는 인사들과의 만남도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UNFCCC의 공식방송국인 Climate Change TV스튜디오에서 UNFCCC사무총장은 오늘날 공장식 축산이 기후문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며 그런 의미에서 비건채식운동은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특별히 일주일에 하루 채식은 아주 매력적인 운동이라는 언급을 덧붙였다. 기후문제의 근본원인을 문명의 위기, 도덕의 위기, 영성의 위기라고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Brahma Kumaris의 세미나에서 평안하고 아름다운 스승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연설자로 나선 세계영성대학의 BK Jayanti는 우리 내면으로 돌아가 사랑을 회복하고 영성적 삶을 사는 것이 가장 근원적인 해답이자 시급한 대안이라고 이야기했다. 비건채식을 수행의 기본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이 단체의 존재감이 감동적이었다.
풀뿌리 운동을 통해 생활 속에서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풀뿌리 운동을 통해 생활 속에서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2주간의 기간 동안 우리는 그 중 하루를 ‘고기없는월요일’로 홍보하고 소박한 저녁파티를 열었다. 이 파티에서 노래와 연주, 큰 웃음소리가 울려 퍼져 참석한 모두를 행복한 이완감으로 하나 되게 하였다.
하루가 다르게 뜨거워지고 있는 지구의 현실과 늘어나는 기후난민들, 열악한 생존환경에 내몰리고 있는 개도국의 상황을 볼 때 정부 간 협상을 통해 이루어지는 기후변화 해결책이 너무나 느린 거북이 걸음을 걷고 있다는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우리는 이제 풀뿌리 운동을 통하여 생활 속에서 변화를 시도해야 하며, 이러한 공감대를 통하여 지구의 미래를 지켜가자는 취지였다. 더불어 왜 우리가 채식을 통하여 이러한 문화의 기반을 잡아야 하는가 하는 점에 대하여 직접 음식을 나누며 이야기했다.
우리는 그 자리에서 남아공에서 열릴 COP17에서 UNFCCC측에 ‘고기없는월요일’을 공식 제안할 것을 합의하였다. 그날 활동에 대한 발표를 해주었던 아틀란티스대학의 학생들은 교내에서 ‘고기없는월요일’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며 한 달에 한 번씩 소박한 채식콘서트도 함께 진행해보고 싶다고 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우리는 지구전체의 위기를 몰고 온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을 이 소박한 소통의 문화에서 찾아보고 싶었다. 이 작은 감동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고, 그러한 에너지야 말로 진정한 발전을 가져다줄 수 있으리라 믿어본다.
(우리는 현재 이날 참석했던 단체들과 연대하여 COP17에서 Meat Free Monday를 제정해줄 것을 요청하는 공동제안문을 구성중이고, 조만간 UNFCCC사무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인천녹색연합 녹색생활위원장 · 고기없는월요일 대표 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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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부터 12월 10일까지 멕시코 칸쿤에서 제16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UNFCCC COP16)가 2주간 열렸다. 기후변화에 대해 전세계가 공동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협약이 기후변화협약이며, 최고의사결정기구로서 당사국총회를 두고 있다. 인천녹색연합 녹색생활위원장이자 고기없는월요일 대표인 이현주(기린)님이 이번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 다녀온 이야기를 2회에 나누어 소식지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