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야도 작은 이야기 ^^

2006년 6월 26일 | 섬•해양

비가 온다는 예보에 며칠을 심란하게 보냈는데, 아침에 눈을 떠보니 마알간 하늘이 반갑기만 합니다. 하지만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에 도착하니 해상에 짙은 안개로 배는 결항되고, 인근 칼국수집에서 이른 점심을먹고 오후 배를 기다립니다. 안개 덕분에 우리는 예기치 못한 추억 만들기에 들어갑니다. 아이들은 소야도가 아니어도 마냥 즐겁습니다. 한치 앞 분간도 어려운 바다를 내려다보며 마음 졸이는 건 어른들 뿐이지요. 닿을 듯 말듯.. 엉덩이가 아슬아슬.. 시간이 지나도 걷히지 않는 안개를 보며 걱정했는데.. 하느님이 보우하사 ^^ 드디어 우리는 소야도행 배에 올랐습니다. 출항시간을 앞두고 배가 잠시 정박해있는 동안 대나무에 강냉이를 엮어 낚시중인 개구쟁이 두녀석~ 드디어 출항~ 선실에  자리잡고 일찌감치 누우신 분도 계시고, 갑판 구석에서 떨고 있는 처장님 가족도 보이고..ㅎㅎ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은 차가운 갯바람 즐기며, 코앞에 날아드는 갈매기에 환호합니다 ^ 두어시간 남짓 뱃길을 달려 소야도에 도착했습니다. 마중나온 트럭에 먼저 짐을 실어 보내고, 선착장 입구 뽕나무에 달려들은(?)  우리는 잘익은 오디에 열광했지요. ㅋㅋ 트럭과 승합차에 나눠 타고 숙소에 도착한 아이들과 어른들.  표정이 너무도 행복해 보이지요? 1박2일. 우리는 이곳에서 지내며 아름다운 추억을 엮어 갈거랍니다. 잠시 가족 소개가 있었구요. 이곳에서 초등1학년을 다니셨고, 십여년만에 가족과 함께 오신 회원님 얼굴에서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더군요 ㅎㅎ 그리고,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과 산야초 효소 만들기 강좌에 참여한 부모님들~ 저녁을 먹은 후, 꼴깍 해넘이를 기다리며 우리는 랜턴을 들고 뗏뿌루 밤갯벌 사냥(?)에 나섰답니다. 쉴새없이 조잘대는 아이들과 간간이 터지는 환성, 우리 사냥감 골뱅이는 모두 어디에 숨었는지.. 소라로 불리는 피뿔고둥이랑, 큰구슬우렁이, 조개, 게, 그물에 걸린 우럭까지.. 와우~ 생각보다 포획량이 꽤 짭짤^^ 참,  작은 조개들은 다시 돌려보냈지요^^ 밤갯벌 촉촉한 감촉을 느끼며, 조개와 큰구슬우렁이를 찾는 동그란 여린 불빛과 함께 소야도 첫날밤이 그렇게 무르어갑니다. 둘째날 아침이 밝았네요. 오늘도 역시 신나는 날이 될겁니다. 중노루해수욕장에 가서 놀기로 했거든요 야호~ 녹색연합 자신만만 강추장소였기에 기대감이.. 가는 길목 위원장님께 사구식물에 관해 배웠고, 아름다운 숲길을 걸으며, 도착한 곳은 정말 멋지더군요 ~~ 먼저 도착해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연신 셔터를 눌러대는 부모들의 마음은 모두 같았을겁니다. 숲에서 돌아다니던 도둑게를 만났는데, 녀석 표정(?)이 우리 마음을 대변하는 듯 ㅎㅎ 바닷길이 열렸습니다. 우리는 또다른 섬을 향해 바다 한가운데를 걷습니다.. 짜릿하고 신선한 경험입니다. 기념촬영 또한 필수^^ 건너편 해변에서는 우리 아이들이 놀고 있습니다. 물이 엄청 차가웠지만,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본격적으로 바다 건너기(?)가 시작됐네요.. 올망졸망 모여 바다 가운데 또다른 섬을 만들고 있나봐요. 높은 바위에 자리잡은 한처장님은 뜨거운 태양 아래 바다와 아이들을 한눈에 담고 계셨죠^^ 야생화모임에서 활동하시는 강의순님 내외분이십니다. 두분 너무 멋지세요^^ 이제 소야도 여행을 접어야할 시간이 왔네요. 우리를 다시 일상으로 실어다 줄 배가 천천히 들어오고 있습니다. 선상에서 가족과 함께, 이웃과 함께 담소 나누는 모습이 친근했고, 연일(?) 모자란 잠을 보충이라도 하고자 잠을 청하시는 분들도 많았지만… 우리 어린 친구들은 지칠 줄 모릅니다. 행복하게 뛰노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함께 뛰고 싶어집니다. (몸이 안따라 줘서 문제이지만 ㅋㅋㅋ) 이제 정말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올적 갈적 내내 우리를 따르던 갈매기와도 작별을 하고, 시간을 돌려 이틀전 출발했던 그 장소로 돌아갈겁니다. 하지만, 우리 마음속에는 이틀전에는 담을 수 없었던 아름다운 섬 소야도와 아름다운 사람들을 마음속에 꼭꼭 담아 왔답니다. 모두 모두 건강하시구요..  행복하시구요.. 다음에 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