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위해 굴업도 지키지 않았다

2008년 7월 22일 | 성명서/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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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위해 굴업도 지키지 않았다
             – 굴업도 Ocean Park 관광단지 조성사업 사전환경성검토서(초안) 주민설명회에 붙여 – 

 인천시민을 비롯한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인천만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굴업도가 또 다시 위험에 처했다. 1.7㎢의 작은 진주 굴업도를 거의 대부분 사들인 CJ그룹 계열의 씨앤아이레저산업(주)이 지난 7월 14일 인천시에 굴업도를 대상으로 한 Ocean Park 관광단지 조성사업 사전환경성검토서(초안)를 제출하고 공람공고를 시작했으며 오늘 덕적도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불과 3개월만에 사업계획서 또 제출, 더 확대된 골프장 면적

올해 4월초 인천시는 굴업도 오션파크 관광단지 조성사업에 대해 환경파괴를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인천시 사전환경성 검토위원회 검토결과 18홀 골프코스를 만들려면 임야를 절토하는 등 심각한 자연환경훼손이 예상되므로 시설축소 또는 완전제외라는 방침이 내려졌다. 앞서 기본계획수립 당시 한강유역환경청 등 관계부처 역시 골프장 시설을 토지이용에서 삭제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런데 불과 3개월도 안되어 CJ 그룹측은 오히려 투자액을 3,900억원으로 더 확대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였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골프장 면적이 더 확대된 것이다. 당초 계획서에는 굴업도 전체 1,722,545㎡(52만평) 중 38.3%인 659,200㎡(20만평)를 골프장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서를 제출했는데, 이번에는 664,310㎡로 면적을 증대해 굴업도 전체 면적의 38.5%를 골프장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한 것이다. CJ그룹은 인천시 사전환경성 검토위원회의 결정도 한강유역환경청의 의견도 완전히 무시하고 천혜의 자연환경을 팔아 기업의 이익을 얻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굴업도 개발사업은 관광자원 개발이 아니라 ‘굴업도 환경파괴’사업이다.

이번에 제출한 CJ 그룹의 계획서를 보면 작은 섬에 18홀 골프장를 억지로 밀어 넣기 위해 100m 남짓한 굴업도 산지를 30m 정도 깎아내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호텔, 콘도미니움, 실내수영장, 요트장, 씨푸드 스트리트 등을 유지하기 위해 해수담수화 시설과 열병합발전시설을 해안사구 옆에 건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골프장 등 시설 유지와 관광객들의 생활 용수로 하루 3,000톤의 용수를 소비하겠다고 한다. 에너지 공급이 불안하여 국제 원유가가 폭등하고 지구온난화 완화를 위해 국제적으로 화석연료 소비 감소가 촉구되고 있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접근이다. 하루 3,000톤의 하수가 쏟아질 경우 아무리 시설을 철저히 한다 하여도 오수의 해양 배출은 불가피하다. 이는 골프장에 뿌려지는 연간 7백톤에 달하는 농약과 함께 인근 해역의 오염을 가중시킬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풍부한 생태를 간직하고 있는 굴업도


굴업도는 그림 같은 섬이다.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곡선을 그으며 펼쳐져있는 아주고운 모래사장과 끊길 듯 닿을 듯 이어져있는 섬과 수려한 경관, 한마디로 가장 자연스러운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섬이다. 굴업도는 인천 앞바다에서도 경관이 가장 아름다워 탄성이 절로 나는 그런 섬이다. 뿐만 아니라 굴업도는 생태적 가치가 풍부한 섬이다. 멸종위기종인 구렁이, 매, 검은머리물떼새, 황새, 말똥가리, 흑두루미, 알락꼬리마도요, 개구리매 등이 살고 있고 3곳의 해식지형은 천연기념물 지정이 추진되고 있다. 사구, 모래톱, 해안지형은 인천시와 국토해양부에서 절대보존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경기도 이북 지방에서는 최초로 발견된 산정상부와 능선부, 산록 곳곳에 흩어져 있는 이팝나무 자생 군락은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인 초종용, 두루미 천남성, 그리고 병아리꽃나무, 헛개나무 등과 함께 산림청에서 산림유전자원 보전림 지정, 관리를 추진 중이다.

연안도서 관리계획과 전면 배치되는 굴업도 개발사업


CJ그룹 측은 멸종위기종들이 모두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될 것이라고 사전환경성검토서에서 밝히고 있으나 환경부 고시에 의하면 멸종위기종이 있는 곳에는 골프장 허가를 내주지 않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도 CJ그룹은 환경부 고시를 완전히 무시하면서 골프장 건설을 강행하고 있다. 게다가 굴업도 인근 해역의 수질을 공업용 냉각수나 선박의 정박 등으로 이용되는 수질인 3등급으로 평가절하하고, 해역의 생물상 조사를 아예 생략하였다. 이는 사업의 명분을 강화하려는 속임수로 1,2등급 지역에서만 가능한 해수욕장, 요트장, 씨푸드 스트리트 등으로 굴업도를 이용하겠다는 스스로의 계획과도 배치된다.

1997년 인천시에서 시행한 「인천연안도서 자연경관 및 자연생태계 기초현황과 보전방안」에서 굴업도는 지정급수 A로 설정하고 해상국립공원 또는 해상시립공원으로 지정관리 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2000년 수립한 해양수산부의 「연안통합관리계획」에 굴업도해변의 모래톱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제안하였다. 2007년 인천시의 「인천연안도서 해양환경 조사 및 보전관리계획」에서는 소굴업도를 절대보전 무인도서로, 굴업도의 해수욕장과 해안사구, 북동해안을 유인도의 절대보전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만약 CJ 계획대로 굴업도가 개발된다면 이는 인천 섬 개발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연안도서 보전 및 관리정책은 기업의 개발 앞에 무용지물이 돼버리고, 개발에 열 올리는 기업들과 부동산 투기업자들은 저마다 가장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천혜의 섬들을 사기 위해 난립을 시작할 것이다.

굴업도는 지속가능한 개발이 적용되어야 한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굴업도 개발 공사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10가구 20여명 주민들을 모두 이주시키겠다 밝히고 있으나 시설 배치 어디에도 굴업도 주민들을 위한 삶터를 위한 계획은 없다. 또한 신석기 시대부터 우리네 삶터였던(패총 존재) 굴업도의 역사성을 이어서 개발하겠다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핵폐기장 반대 운동을 통해 우리들의 삶터로 살아 남은 굴업도는 시민운동 역사에 길이 남을 시민운동의 유산이다. 굴업도는 주민, 역사, 시민사회를 존중하고 그 역사성을 이어가는 방향에서 개발되어야 한다.

현대 사회는 기업의 사회적 윤리를 강조하고 있다. 인천시의 자랑과 자부심인 굴업도를 단지 골프장과 위락단지로 조성하기 위해 대기업이 앞장서서 훼손하는 것이 옳을까. 만약 CJ그룹이 이 계획을 강행한다면 국민의 힘으로 핵폐기장에서 막아낸 굴업도를 골프장 등 대규모 건설로 망가뜨림으로서 한 순간에 지탄을 받는 기업으로 기억이 될 뿐 아니라, CJ그룹은 ‘환경파괴 기업’으로 국민들에게 인식 될 것이다. CJ그룹은 에너지 과소비와 해양오염을 일으키는 대규모 개발 방식이 아닌 주민과 국민들이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고 생태계와 자연환경, 풍경이 유지되고 지탱되는 새로운 모델의 굴업도 개발로 전면적인 재검토를 해야 할 것이다. 

                                                                   2008년 7월 22일
 

가톨릭환경연대, 도시환경연대회의, 민예총인천지회, 민주노총인천본부, 생명평화기독연대, 우이령보존회, 인천감리교사회연대, 인천경실련, 인천녹색연합, 인천녹색회, 인천민중교회운동연합,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인천여성노동자회, 인천여성의전화, 인천환경운동연합, (사)해반문화사랑회, 희망을만드는마을사람들


※ 문의 : 이승기 실장(인천녹색회) 011-9961-4090

이혜경 정책실장(인천환경운동연합) 032)426-2767, 010-5251-27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