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업도 사전환경성검토서(초안)에 대한 환경단체 의견서 종합
– 굴업도 Ocean Park 관광단지 조성사업에서 골프장 계획은 배제되어야 하며 공청회를 통해 사업의 타당성 유무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
국내 최초로 섬 전체를 사들여 골프장 등 대규모 개발을 하려는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가족기업인 씨앤아이레저산업주식회사가 낸 굴업도 Ocean Park 관광단지 조성사업 사전환경성검토서(초안)에 대한 공람이 지난 7월 14일부터 8월 5일까지 있었다. 이에 굴업도 주민을 비롯하여 환경단체들은 사전환경성검토서(초안)에 대한 의견서를 인천시청 관광진흥과, 옹진군청 관광문화과, 덕적면사무소에 제출하였다.
굴업도 사전환경성검토서는 고의적으로 굴업도의 생태와 수질을 평가 절하하고 해양생물상과 해양생태계 조사를 누락시켰을 뿐 아니라, 상당부분의 자료가 타 자료를 무단 또는 검토없이 도용하는 등 비전문적이고 성의 없는 식생조사로 일관된 보고서로 전면적으로 재실시할 것을 촉구하였다. 특히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이 서식하는 곳에는 골프장 허가를 배제한다는 환경부 고시에 따라 골프장 계획이 배제되어야 하고, 공청회를 통해 사업의 타당성 유무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1. 현지 주민을 섬에서 내쫓는 개발 계획. 기업주의 비도덕성
사전환경성검토서(초안) 어디를 보아도 현지 주민들이 굴업도에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가 없다. 심지어 사전환경성검토서(초안) 135페이지에 ‘공사시 굴업도 내 주민들은 타도서로 임시 이주시킬 예정’이라고 되어 있어, 현지 주민을 섬에 완전히 내쫓고 치외법권적인 CJ왕국을 건설하겠다는 상식 밖의 발상을 하고 있다. 현지 주민을 내쫓는 개발 방식은 지속가능한 발전에 역행할 뿐 아니라 기업주의 윤리도덕성이 부재함을 그대로 들어내고 있다.
2. 필요에 따라 3등급에서 1등급으로 바뀌는 굴업도 수질 등급
굴업도 인근 바다는 비교적 청정한 바다이며 해수욕, 맨손어업, 낚시, 어업 등에 큰 지장이 없는 바다이다. 그러나 사전환경성검토서(초안) 142페이지에는 굴업도 인근 바다의 해양 수질 측정지점 전체 Ⅲ등급으로 측정되었다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Ⅲ등급은 공업용 냉각수, 선박의 정박등 용도로 사용되는 수질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해수수질 Ⅰ등급에서 가능한 해수욕장을 운영하고 해수수질 등급 Ⅱ등급에서 가능한 요트장을 건립하고 씨푸드스트리트를 만들어 회를 팔겠다고 하고 있다. 굴업도 수질이 Ⅲ등급이라면 CJ 이재현 회장 가족회사인 씨엔아이레저산업주식회사의 Ocean Park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근본부터 불가하다. 공사 과정이나 사업 진행 과정에서 굴업도 바다를 오염시켜도 아무 지장이 없도록 스스로의 사업계획과도 배치되는 해수등급을 제시한 것이다. 이렇게 필요에 따라 3등급에서 1등급으로 바뀌는 수질등급 조사결과를 비롯해 거짓, 부실 투성이로 작성된 사전환경성검토서(초안)은 즉시 폐기되어야 한다.
3. 300만 입방미터나 절토해야하는 골프장은 계획에서 제외시켜야 한다.
씨엔아이레저산업주식회사의 Ocean Park 관광단지 조성사업 사전환경성검토서(초안)에는 골프장을 만들더라도 큰 지형변화가 없는 것처럼 말하고 골프장 운영시 농약이나, 제초제, 화학비료에 의한 바다 오염이 전혀 없을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골프장 건설을 위해 31m의 산을 깎아 내는 곳이 1홀, 30m의 산지를 깎아내는 곳이 3홀, 24m의 산을 깍아 내는 곳이 2홀, 15m의 산을 깎아내는 곳이 2홀이나 되며 절토하는 토량이 300만 입방미터나 된다. 그리고 이렇게 절토한 토량으로 53m 높이로 성토하는 곳까지 있으니 100m 내외의 아기자기한 산으로 이루어진 굴업도는 완전히 그 아름다운 모습을 잃게 된다. 또한 골프장 운용시 농약, 제초제, 화학비료에 의한 바다 오염이 거의 없을 것처럼 거짓말하고 있으나 농약을 뿌릴 때 쓰는 시약탱크차가 공중에 방제를 하면 농약이 바다로 날아갈 것은 뻔하고 굴업도의 사질 토양 특성상 농약, 화학비료는 땅으로 급속히 스며들어 결국 바다까지 오염시키게 될 것이다. 특히 화학비료 성분은 공식통계상으로도 하류에 32퍼센트 이상 방출된다고 하는데<2003, 환경정책평가연구원, 골프장 운영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분석 43페이지> 이에 대한 대책은 전혀 언급이 없다.
4. 사전환경검토서에서도 굴업도에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이 서식 인정
본 사전환경성검토서(초안)에 사업예정지에 야생동식물보호법에 따라 지정된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구렁이가 서식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고(95페이지), 황새<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매<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말똥가리<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개구리매<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검은머리물떼새<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의 서식도 인정하고 있다(91페이지). 게다가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인 대륙사슴이 복원되어 서식하고 있음도 인정하고 있다(88페이지).
환경부고시 2006-56호(2006.4.13시행), <골프장의 중점 사전환경성 검토항목 및검토방법 등에 관한 규정> 별표 2-다항에는 ‘골프장 사업계획 부지 내에 「야생동‧식물보호법」제2조제2호의 규정에 의한 멸종위기 야생동․ 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지역은 제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결국 씨앤아이레저산업주식회사는 스스로 굴업도에 골프장을 건설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씨엔아이레저산업주식회사는 환경부고시를 정면으로 무시하면서 18홀 골프장을 주요 사업 계획으로 추진하겠다고 사전환경성검토(초안)를 제출한 것이다. 환경부고시에 의거 현재 제출된 사전환경성검토(초안)은 불법으로 폐기해는 것이 마땅하다. 인천시와 환경부는 불법적으로 굴업도에 골프장을 건설하려는 씨앤아이레저산업주식회사에 대해 골프장을 제외한 개발계획이 추진되도록 방향을 올바르게 잡아주어야 할 것이다.
5. 또다시 성의 없는 식생조사로 일관된 사전환경검토서
최근 국립수목원 생물조사단이 굴업도에서 이팝나무의 새로운 자생지를 발견했고 이 자생지에는 높이 5~7m 크기의 이팝나무 100여 그루가 산 정상부와 능선부, 산록부에 골고루 흩어져 자라고 있는 것으로 밝혀냈다. 새로운 자생지가 경기도 이북에서 발견돼 가로수나 정원수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이팝나무의 유전자원 개발과 보전 연구의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산림청 희귀식물로 지정된 ‘초종용’, ‘두루미천남성’, ‘갯방풍’, 를 포함, ‘병아리꽃나무’, ‘헛개나무’, ‘찰피나무’ 등 다양한 특정식물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국립수목원에서는 이 지역을 산림유전자원 보전림으로 지정·관리를 추진중이고 인천시에 통보하였다. 그러나 사전환경성검토서(초안)에는 이팝나무 군락의 존재가 조사되어 있지 않고 굴업도의 식생 군락의 종다양성이 단순하다고 평가절하하고 있다(84~85페이지). 인천시청은 도서지방 산림유전자원 보전의 첫 사례가 되는 굴업도 이팝나무 군락의 산림 유전자보호림 지정을 조속히 추진하고 비전문적이고 성의없는 사업자측의 굴업도 식생조사를 전면 재실시하도록 해야 한다.
6. 황당한 기상자료 인용에 해양생물상과 해양생태계 조사 누락
굴업도의 기상은 인천지역과 30~40일의 생물 계절차가 발생되는 특수 해양기상과 기후가 나타남에도 인천기상대의 자료를 그대로 활용했을 뿐 아니라, 강수량 측정값까지 인천기상대의 자료를 그대로 인용하였다. 인근 기상대의 관측 자료를 이용해도 되는 경우는 지역 환경이 비슷한 경우 가능할지 몰라도 50㎞나 떨어진 섬의 기상자료를 인천 시가지의 기상대 자료를 인용한 것은 타당성이 없다.
뿐만 아니라 요트장과 해수욕장 개발 등 해상지역 개발사업 계획이 있음에도 해양생물과 해양생태 조사를 누락시켰다. 섬을 개발하면서 해양생물조사를 누락시킨 것은 골프장 농약사용으로 인한 해양생태계 영향 및 관광단지 영업이 발생되는 폐기물와 오수의 해양생태계 유입에 대한 책임회피를 위하여 고의적으로 누락시켰다고밖에 볼 수 없다.
7. 학술적가치가 높은 지형지질은 누락
굴업도 섬 전역에 세계적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은 해안 지형․ 지질이 분포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현재 굴업도의 지형․ 지질에 대해 문화재청에 천연기념물 지정 신청이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 사업시행자도 문화재위원의 심의시 참여하여 이미 알고 있는 사항이다. 인천시 연구조사보고서 다수와 해양수산부 등의 조사보고서에도 보전가치가 높은 지형지질이 분포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본 사전환경성검토서에는 한국지형학회 학술발표논문을 출처도 밝히지 않고 사업시행자가 조사한 것처럼 기술하는 등 비도덕적인 행태를 벌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문화조사에서 특별한 화석, 지질․ 광물 문화재의 분포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
8. 보전가치가 높은 해안사구 훼손이 우려되는 개발계획
인천광역시에서 2007년 9월에 발표한 <인천 연안도서 해양환경조사 및 보전관리계획>에 따르면 굴업도의 부두 뒤 해안사구는 우수 사구식물과 우수 사구경관 때문에 굴업도 해수욕장 및 북동해안, 소굴업도와 함께 절대 보전지역으로 분류(32페이지)되어 있다. 그러나 사전환경성검토서(초안)의 조감도와 시설배치계획도에 보면 부두 뒤 해안사구 바로 옆에 열병합발전소와 담수화플랜트를 배치하도록 계획되어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 공급 부족 사태를 맞고 있고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축소해야 할 이 시기에 외딴 섬에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열병합발전소와 많은 화석 연료 소모를 야기하는 담수화플랜트 설비를 필요로 하는 대규모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문제이거니와 그 시설들이 절대보전지역인 부두 뒤 해안 사구 바로 옆에 세워지도록 한 것은 인천시의 보전관리계획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발상이다. 엄청난 용수와 많은 화석 연료 소모를 필요로 하는 대규모 개발 계획은 무모하며 특히 인천시가 지정한 굴업도의 절대보전지역을 훼손하거나 오염시킬 가능성이 있는 계획은 변경되어야 한다.
본문으로 작성하기에는 너무 많은 의견들이 제출되었으며 이런 모든 문제들을 논의할 수 있도록 CJ의 책임 있는 경영진, 인천시청 고위 공무원, 굴업도 주민 대표, 시민단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개최할 것을 제안하였다.
2008년 8월 14일
우이령보존회, 인천녹색연합, 인천녹색회, 인천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