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은 조작을 은폐하기 위한 또다른 조작을 하고 있다
계양산 롯데골프장 관련 롯데측이 시민위 간부 3인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혐의로 형사고소하고, 본 시민위원회가 롯데건설과 롯데측의 용역을 받아 입목축적 조사를 담당했던 산림경영기술사를 상대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한 건에 대해 검찰조사(담당검사 정지영)가 진행중이다. 그간 시민위는 피고소인 및 고발인자격으로 수차례 검찰 조사관실에서 조사를 받았으며, 지난 2009년 12월 29일에는 검찰 주도로 계양산 26번, 25번, 22번, 41번 표준지에서 1차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12월29일 현장조사 시 롯데측의 표준지 재현, 또다른 조작의 시작
롯데건설(산림경영기술사 소속사 (주)SJ임업 포함)은 2009년 12월29일 현장조사에서 각 표준지에서 기존에 롯데측이 조사했던 표준지 표시를 모두 부정하고, 표준목(각 표준지 마다 GPS좌표를 찍은 나무로 락카페인트로 표준지 번호가 써있다)만을 인정한채 표준을 재현하고는 “이것이 자신들이 조사한 표준지”라고 주장했다. 이미 시민위원회가 표준지 크기가 30m×30m에 미달한다고 밝힌바 있기에 이날 표준지를 다시 그릴 때는 30m×30m를 지켰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날 현장조사에서 롯데건설측은 표준목 이외에 일체의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새로 표준지를 재현한 것은 또 다른 은폐조작의 시작이었다고 판단한다.
시민위는 이같은 사실을 밝히기 위해 2009년 12월30일부터 1월7일까지 각 표준지를 확대 재조사(표준목을 중심으로 60m×30m=1800㎡)했다. 각 나무의 고유번호를 노란천에 써서 나무에 묶어놓고 나무지도를 도면으로 작성했다. 그 결과 롯데건설이 12월29일 재현한 표준지의 면적은 30m×30m=900㎡에 맞게 늘어났으나 2008년 9월 조사당시 표준지에서 굵은나무가 밀집한 지역은 제외하고, 새로 포함된 구역에는 교묘하게 나무가 없는 지역을 편입시켰다.
■ 아래 그림은 26번 표준지의 나무를 도면으로 표시한 것이다.
26번표준지 도면해설 : 그림에서 주황색은 2008년 9월에 롯데측이 조사한 바 있는 원래 표준지이며, 초록색이 2009년 12월29일 재현한 표준지이다. 번호를 표시한 것이 나무의 위치이며 그중 경급 20이상(가슴높이 지름 19.1㎝이상) 굵은 나무를 보라색 글씨로 표기했다.
그림에 보면 오른쪽과 하단부에 주황색 선 안에는 경급 20이상의 굵은 나무를 10그루를 제외했으며 새로 포함된 왼쪽 초록색 구역과 주황색 위쪽 초록색 구역은 나무도 없지만 경급 20이상 굵은 나무는 세 그루에 불과했다.
■ 아래사진은 26번 표준지를 새로 재현하면서 포함된 구역으로 나무가 별로 없는 곳이다.
아래 사진은 2009년 12월29일 롯데측이 재현한 구역에서 제외된 나무이나 나무에는 2008년 당시 롯데측이 조사하면서 칠해놓은 락카페인트가 선명하게 남아있다. (안전제일 비닐끈으로 표시한 구역이 롯데측이 2008년 9월 조사했던 원래 표준지이며, 파랑색 노끈으로 표시한 구역이 2009년 12월29일 검찰의 1차 현장조사시 롯데측이 재현한 구역이다.)
25번 표준지는 이같은 현상이 훨씬 극명하게 나타난다. 즉, 25번 표준지는 12월29일 재현하면서 제외시킨 구역이 굵은 밤나무가 밀집한 구역이 포함돼 있는데(아래 25번 도면의 왼쪽 노랑선안쪽 세로 직사각형 구역) 이 구역을 제외시켜 경급 20이상 굵은 나무 무려 17그루를 제외시켰다. 그중에는 가슴높이 나무지름 40센티, 38센티 각각 1그루와 32센티짜리 세그루도 포함돼 있어 입목축적율로는 가슴높이 지름 20센치 굵기의 나무를 대략 35그루 이상 제외시킨 효과를 갖는다.
25번 표준지에서 12월29일 표준지를 재현하면서 제외시킨 굵은 밤나무들, 역시 2008년 9월 조사당시에 조사구역이었음을 보여주는 은색 락카페인트가 칠해져 있다. 이 페인트는 표준목에 표준지 번호를 써놓은 락카페인트와 같은 것이다.
한편, 25번과 41번 표준지에서는 표준목을 모퉁이에 두지 않고 가운데 배치하면서 옆으로 나무가 거의없는 구역을 넓은 범위로 포함시켰다.
(25번표준지 도면(왼쪽)과 41번 표준지 도면(오른쪽) 흰색원으로 표시한 부분이 표준목 위치이다. 그림에서 25번 표준지는 왼쪽 12월29일 재현한 지역에 굵은 나무가 다수 포함돼 있으며, 41번 표준지의 경우 맨 위에 제외된 구역에는 나무숫자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롯데건설(영림사 박진우)측은 산림조사를 할 당시 여러 가지 방식으로 표준지표시를 했다. 우선 표준목에 은색의 굵은 락카페인트로 표준지 번호를 썼고, 표준지 안에 있는 주요나무에 10여 그루에 같은 페인트로 표시했다. 또한 표준지는 흰색 비닐끈으로 사각 경계표시를 했다. 이같은 방식은 산림청의 산림조사지침에도 명시돼 있는 것으로 표준지 안에 있는 10여종의 나무에 페인트로 표시를 하되 표시하는 나무는 해당표준지에 있는 우량목에 표시하라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이같은 표시방식은 다른 지역에서도 입목축적 조사를 할 때에도 흰색 비닐끈으로 사각 표준지 경계를 표시하고, 표준목에 표준지 숫자를 적으며, 표준지안에 나무에 페인트 칠을 하여 표시를 한다. 이것은 산지관리법에 따라 해당 공무원이 현장 확인을 할 때에 표준지 확인을 쉽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
한편 지형상 위와 같은 장난질을 치기 어려운 지역이 22번 지역이다. 어떻게 하든 표준목이 포함돼 야 하는데 표준목을 포함해 위와 같은 장난질을 하기 어려운 지역이었다.
이곳은 역설적이게도 롯데측이 2008년 9월 조사한 표준지의 면적이 900㎡에 크게 미달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또한 표준지안에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롯데측의 입목축적조사서에서 굵은 나무를 누락시켰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지역이었다.
22번표준지 도면 : 오른쪽 주황색 선밖에 초록선이 표시된 구역으로 추가된 길이가 약 4m×28m 가량되는 넓은 구역이다.
한편 시민위원회가 검찰 현장조사 다음날인 12월30일 각각의 표준지를 찾아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롯데측은 위와 같은 조작을 위하여 사전에 치밀하게 조사하고 나무숫자까지 확인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12월29일 검찰현장 조사에서 롯데측은 마치 기억을 되살리는 것처럼 붉은색 띠천으로 경계를 재현해 확인시키고 나무 숫자도 미리 준비한 번호판을 붙여서 확인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롯데측이 재현한 구역은 바닥에 하늘색 비닐끈을 밖아 미리 표시해 놓았고 나무들에도 고사목에는 초록색 스티커를, 논란이 될 수 있는 가슴높이 지름 5.5~5.9센티 나무에는 푸른색 스티커를 붙여 놓았다. 2008년 9월 롯데건설이 산림청에 제출했던 입목축적조사서에 맞춰서 표준지를 새로 정했다는 의혹이 들게하는 대목이다. (※입목조사시 가슴높이 지름을 짝수로만 표기하여 경급 6이상을 측정하는데, 5.5센티 나무부터 경급 6에 포함된다. 그러나 5.5~5.9센티 나무 숫자가 아주 많지 않은 경우 외에는 대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데, 최근 입목축적 허위조작이 일고 있는 지역마다 사업체 측에서는 5.5~5.9센티 나무 숫자를 문제삼으며 논점을 흐리고 있다. 12월29일 현장조사시 롯데측도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시민위는 어떤 방식으로든 2008년 9월 조사 당시의 롯데건설의 표준지 경계를 확인할 수 있는 조사자료를 제출받아 이를 토대로 확인해야 한다고 검찰에 요구했다. 시민위는 이미 방송사와 동행취재를 할 당시 롯데측이 각 표준지마다 표준목을 중심으로 경계를 표시한 흰색 노끈의 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을 갖고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2009년 12월29일 재현할 표준지가 2008년 9월조사 당시와 동일한 구역이라면 롯데측은 이를 입증할 자료를 검찰에 제출해야 할 것이다.
<정정합니다 : 2009년 10월12일 시민위가 계양산 골프장 입목축적 허위조작관련 배포했던 보도자료 중 26번 표준지의 나무숫자 198그루는 108그루의 오타였음을 알려드립니다.>
문의 : 계양산시대책위 노현기 사무처장(010-9138-7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