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구민을 우롱한 롯데의 계양산 테마파크
유종반 인천녹색연합 공동대표
지난 2월2일 인천신문 보도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계양산에 골프장과 근린공원을 묶어 대규모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결국 골프장만 추진되고 제2롯데월드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대규모 위락시설은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한다.
한강유역관리청에서 롯데 계양산근린공원 사전환경성검토서 본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밝힌 결과에 의하면 과도한 공원시설이 계획돼 환경영향이 클 것으로 우려돼 현재 녹지를 최대한 유지하되 인위적 시설물을 배치할 때 훼손지 위주로 공원조성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녹지자연도 7등급 양호한 식생이 훼손될 수 있는 생태교육장 조성은 공원조성목적에 위배되기 때문에 제외하라고 해 제2롯데월드 운운했던 테마파크 시설은 주차장도 없이 체험놀이시설 등 사업면적의 1%에 불과, 구멍가게로 전락하고 말았다.
계양산 골프장 개발문제는 오랫 동안 계양구민뿐만 아니라 인천시민, 지역의 수많은 시민사회단체의 최대 관심이었고 개발계획이 있을 때마다 모두가 한 마음이 돼 개발계획을 백지화시켰다. 이러한 과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롯데는 주민과 시민단체의 강력한 골프장 건설반대로 수차례 개발계획이 무산되자 지난 2006년 6월 네 번째 골프장 계획을 제출할 때 대규모 테마파크 시설을 함께 해 지역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안상수 인천시장과 이익진 계양구청장을 비롯해 계양구 관변단체장들은 계양산 인근 통반장들을 동원, 골프장과 함께 제2의 롯데월드가 계양산에 건설되니 적극 찬성할 것을 선동하며 주민들을 찬성하도록 했다.
지난 4년 동안 계양산 롯데골프장 반대활동을 하면서 숱하게 만난 찬성쪽 지역주민들은 한결같이 “우리도 계양산에 골프장만 들어오면 반대한다. 그러나 대규모 위락시설이 들어와 지역경제발전에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찬성한다”라고 주장해 왔다. 지금도 계양구청 홈페이지에 골프장 중단을 요구하는 주민의견에 “이러한 대규모 테마파크의 조성은 인천국제공항, 경인운하랜드와 연계한 관광자원 개발 및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발전의 효과도 있음을 알려드리오며..”라는 말도 안 되는 글로 답변하고 있다.
계획초기부터 예정부지에 근접한 탄약부대의 이격거리문제로 부지 일부가 제외됐고 수 차례 사전환경성검토과정에서 그린벨트 내 대규모 위락단지 조성불가라는 환경청 검토의견으로 테마파크는 계양구 경제활성화나 주민이 요구하는 지역발전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 채 모두가 원치 않는 골프장건설만 추진하게 돼 대규모 위락단지계획은 골프장 찬성을 위한 미끼에 불과하고 말았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밝혀진 것이다.
얼마전 계양산 골프장 관련 모 방송사의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찬성했던 일부 통반장들이 롯데의 테마파크 건설계획이 크게 축소된 것을 이제야 알고 후회하며 더 이상 찬성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러한 사실은 롯데가 골프장을 만들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계양구민과 인천시민을 기만하고 우롱했다는 증거다.
이처럼 롯데의 사기성 높은 골프장과 테마파크 추진계획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롯데 편에 앞장서서 골프장을 해야만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계양구청장은 도대체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인지 알 수 없다. 모 방송사 인터뷰에서도 군부대 탄약시설을 이전해서라도 꼭 대규모 위락시설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구청장이 어떻게 나라의 국방정책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하는지, 그런 무책임한 말을 막 해도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처럼 인천시민과 계양구만을 철저히 우롱한 롯데가 시민단체 대표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니 지나가던 개도 웃을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입목축적조사서의 허위조작여부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롯데는 그 동안 파렴치하고 기만적인 행위에 대해 분명하게 사죄하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 그리고 아직도 계양산 골프장만이 계양구가 발전할 수 있다고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계양구청장도 구민 앞에 정중히 고개 숙여 사죄해야 한다. 대규모 테마파크가 아니면 골프장도 반대한다는 주민들도 이제 롯데의 속셈이 분명하게 드러난 이상 잘못된 판단을 깨닫고 골프장 추진을 즉각 중단하게 해야 한다.
80% 이상의 인천시민과 계양구민이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오직 계양산 골프장 개발을 위해 온갖 기만과 허위조작을 일삼은 롯데는 물론 이에 앞장서서 적극 찬성한 인천시장과 계양구청장, 찬성 측 인사들은 법적 도덕적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 이 글은 2월 8일자 인천신문 기고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