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동무 은방울꽃(박정옥)선생님

2009년 3월 25일 | 회원소모임-기타

3월 16일(월) 15일째

★  계양산 희망 : 은방울꽃 선생님
★  도우미 : 하늘다람쥐

바쁜 스케쥴과 감기기운으로  힘드신 와중에도 
계양산을 살리겠다는 의지로 
계양산릴레이단식농성을 하신 은방울꽃 선생님~
계양산의 희망이십니다.

희뿌연 대기상태 이제 본격적으로 황사가 몰려오는 시기임을 사전경고라도 하는 듯하다. 관리사무소앞에서 녹색활동가들을 만나 함께 하느재에 올랐다. 농성장 주변에 누군가 무엇을 태운 흔적이 있다. 하필 이곳에 라는 생각이 들었다가 그래도 낙엽층이 없는 곳에서 무언가 흔적을 버리고 갔으니 다행이다 싶다. 누군가 이곳까지 와서 태워버려야할 흔적이란게 무엇일까? 타다남은 종이조각을 주워보니 ‘자살을 생~’ 이란 문구가 보인다. 누군가 일기 혹은 편지를 태우며 마음을 다스렸나보다. 

매주 월요일 녹색활동가들이 하느재에서 회의를 한다. 적당한 자리를 잡아 회의를 마친 숲지기들이 떠나고 혼자만의 시간. 대기상태가 안좋아서인지 찾는이가 없다. 

마주보는 위치에 까치가 둥지를 짓고 있다. 직박구리가 가까이 다가와 인사를 한다. 뜸한 발길에 오히려 새친구들은 가까이 보고 귀 기울일 수 있어 혼자여도 외롭지 않다. 오히려 귀와 눈과 맘을 더 크게 뜰 수 있다. 멀리 이천에서 사람들이 찾아왔다.

지나는 말로 오늘 단식주자라고 말한 것이 인천까지 오게 했다. 숲치유 명상을 공부하시는 분이 옆에 있으니 간혹 지나는 사람이 사주를 봐주냐는 농도하고 가신다.

 

오후 3시
그저 일하다 한두끼 놓치는 일은 다반사였는데 바쁜 일 없이 있자니 지나는 사람도 없고 바람은 불고…춥고, 졸립고 배까지 고프다. 춥고, 배고프고 졸립고 딱 거지의 3대요소를 두루 갖췄구나! 때마침 ‘엄마가 섬그늘에~’ 아들 자장가로 들려주던 곡조가 들려온다. 농성장 뒤 쉼터에 지나는 이가 앉더니 하모니카로 연주를 하기 시작한다. 초등학교 운동장에 운동회때 휘날리던 만국기마냥 농성장주변을 장식한 사진들이 쉼없이 휘날린다.

이제는 더시상 새로 가까이 오지 않는다. 
현재까지 서명은 대략 80명 정도!
 

“안녕하세요. 계양산 골프장 건설 반대 서명받고 있습니다. 서명에 동참하는 아름다운 분이 되어 주세요”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조심해 내려가세요”

몸살기운 있는 몸으로 올랐는데 이젠 서명을 촉구하는 소리가 안나온다.

목이 따갑고 머리가 아파온다. 롯데덕에 가까이 볼수 있는 것도 가까이 들을 수 있는 것도 많이 생겼지만 그만큼 몸도 고달프다. 



오후 4시 
한시간쯤 하모니카와 오카리나를 연주하던 등산객이 자리를 떴다. 이제 까치소리 직박구리소리 박새소리가 들려온다. 근방에 있는 예비군훈련장에서 주기적으로 총소리가 들려온다. 새소리 각종 경보음 숲에들어 온전히 숲을 느낄 수 없는 상황이다. 

골프장이 들어선다면 그정도는 더 심해지겠지.

몇몇 부자들이 막대기 휘두르며 노는 놀이터가 아니라 어린 초록친구들이 숲속 친구들과 맘껏 뛰놀고 할 수 있는 놀이터를 지켜나가야겠지.

아파봐야 건강함의 소중함을 안다고 뺏길 위기에 처한 계양산의 소중함이 더욱 절실히 다가온다. 많은 사람들이 계양산에 관심갖고 지켜내기에 동창해서 골프장 건설 백지화란 결론을 얻을수 있다면 초록교사로서 초록동무 친구들과 더 오래오래 함께 할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