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속가능한 섬, 지역주민 위한 교육으로 응답하라

2016년 4월 28일 | 점박이물범

인천시가 작년 말 가치 재창조를 통해 국제 친환경 해양도시 이미지를 갖춘다며 인천 앞바다에 해상국립공원, 갯벌국립공원을 지정할 계획을 발표했다. 또 해양수산부는 백령도 점박이물범 서식지 일대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계획을 밝혔다.

인천 앞 바다를 두고 인천시나 정부가 작년 말 발표한 여러 법적 계획들이 먼 미래까지 지속가능성을 보장한 진정성 있는 계획으로 추진되기 위해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인천 앞바다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 인천 섬에 살고 있는 지역주민이다.

지속가능한 섬을 위해서는 인천 섬주민이 인천 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주민의 참여가 빠진 관 주도형 방식이나 외부자본과 기술에 의한 방법은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역주민이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의 자연환경보전에 앞장서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를 활성화시킨 사례는 국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남 진도 다도해해상국립공원안에 있는 ‘관매도’의 섬주민들은 국립공원 경계 조정이 있을 때 다른 지역이 국립공원에 포함되지 않기를 바랐던 것과는 달리 관매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지키기 위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의견을 모아 국립공원으로 남기를 희망했다.

관매도는 2010년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제1호 명품마을로 선정된 뒤 관광객이 늘었고, 관광지로 활성화되면서 주민들이 생산하는 농수산물을 현지 관광객들에게 판매해 소득에도 큰 도움을 얻고 있다.

전남 신안군의 증도 역시 2007년 슬로시티로 지정된 이후 유네스코 생물권보호지역, 국제람사르습지, 갯벌도립공원, 습지보호지역으로 추가 지정 보호관리하며 생태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증도는 마을 대표가 참여하는 슬로시티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정기적인 회의, 간담회 등을 통해 다방면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슬로시티 지정 이후 관광객이 5배 이상 증가하고 주민소득에도 큰 도움을 주게 된 것은 과거 관 주도의 개발에서 벗어나 지역주민이 주축이 돼 슬로시티 관광사업을 추진해 온 결과라고 보고 있다.

전남 순천만은 과거 쓰레기와 악취로 몸살을 앓던 버려진 땅이었는데 1997년 시민들의 순천만 골재채취 반대운동을 전환점으로 순천시가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발전방안을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후 습지보호구역 지정, 철새보호생물다양성 관리계약제도 도입, 국제람사르습지 등록, 생태계보전지구로 지정하는 등 순천만 복원에 박차를 가했다.

이런 노력으로 오늘날 순천만은 철새들의 낙원이 됐고 77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가 됐다. 이후 순천만 관광객은 점점 증가했고 순천시는 순천만의 총 자산가치가 2조 원 가까이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지역들의 공통점은 무분별한 개발보다 각 지역의 고유한 생태문화자원보전에 주력했다는 점, 보전된 환경을 기반으로 마을이 활성화됐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관광객이 증가했고 발생하는 수익이 지역사회로 환원돼 주민들의 경제에도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모든 과정에 지역주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었다면 자연생태보전도 마을 활성화도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 대한 지역주민의 인식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섬 지역은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공간이 협소해 육지와의 단절과 고립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육지보다 인적자원이 더욱 중요한 지역이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섬에 대해 주체적으로 고민하고 공부할 수 있도록 주민의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 마을의 생태, 환경, 역사, 문화를 잘 알고 있어야 주민이 참여하는 자연보전도, 마을 활성화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제 인천은 인천의 미래, 지속가능한 섬을 고민하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삶터를 계속 유지하며 생태문화지킴이로 살아가는데 원동력을 줄 수 있는 ‘지역주민을 위한 지역주민에 의한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   / 성은혜 (사)생태교육센터 이랑 사무국장

* 이 글은 2016년 4월 28일자 인천일보 환경의 창에 실린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