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남동유수지 야생생물보호지역 지정추진에 대한 논평

2016년 11월 10일 | 성명서/보도자료

보호지역 지정 후 시민들과 함께 하는 실천프로그램도 추진해야

남동구 고잔습지, 영종도 동측 갯벌 등 시급히 보호지역 지정이 필요한 곳 최소 5

 지난 8, 인천시는 환경부 협의를 거쳐 오는 12월까지 남동구 고잔동 남동 제1유수지 685천㎡를 철새보호를 위한 야생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곳은 전세계 3천여마리밖에 남지 않은, 국제적 멸종위기조류인 저어새가 2009년부터 번식하는 곳이며 검은머리갈매기, 도요새 등 60종 철새들의 도래지이다. 그동안 하수종말처리장 건설계획, 보튤리즘균으로 인한 조류 집단폐사 등 철새의 생존을 위협하는 각종 위험이 있었지만, 이제라도 인천시가 야생생물보호지역 지정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것을 환영한다. 아울러 보호지역지정 후 시민들과 함께 하는 야생생물보호 실천프로그램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인천시는 남동유수지의 야생생물보호지역 지정을 시작으로 인천의 주요한 철새도래지와 연안습지들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할 수 있도록 습지보호지역 등 보호지역 지정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시급하게 보호조치가 필요한 연안지역 습지로는 ▲최근 불법매립이 확인된 고잔동 습지(3경인고속도로변 고잔TG 인근) ▲영종도 동측과 준설토투기장 사이 갯벌 ▲영종도 남쪽 송산유수지 ▲강화남단 동주농장 ▲수도권쓰레기매립지 내 안암호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습지들은 지속적으로 개발 계획이 추진되는 지역으로 철새서식지와 연안습지로 기능이 상실될 위험이 커 시급히 보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고잔동 습지는 습지보호지역‧람사르습지인 송도갯벌의 주변습지이자 인천에 얼마 남지 않은 자연형 습지로 법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멸종위기종․보호대상해양생물 저어새, 알락꼬리마도요, 검은머리물떼새 등이 찾는 곳이다. 최근 불법매립이 시도되어 남동구가 불법매립시행자에게 원상회복조치시행을 명령했으나 남동구는 이곳을 매립하여 체육시설건립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영종도 동측과 준설토투기장 사이 갯벌은 펄갯벌로 칠면초 등 대단위 염습지식생대가 발달한 곳으로, 간조시간이 되면 인천공항을 오가는 내외국인들에게 갯벌과 붉은 염생식물군락의 장관을 선사하는 곳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이곳을 매립해 중산(영종2)지구로 조성하겠다며 절차를 추진 중이다. 이 갯벌이 매립된다면 해수유통 차단으로 영종도남쪽과 북쪽 갯벌생태계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은 자명하다.

▲영종도 남쪽 송산유수지는 영종도남단갯벌과 연결되어 있어, 만조 시 영종도 주변 갯벌을 찾은 알락꼬리마도요, 저어새 등 철새들의 휴식지로 일반시민, 학생들이 탐조활동을 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인천시는 자연환경보전실천계획(2016~2025)을 수립하면서 송산유수지를 비롯한 영종도 남단갯벌과 소래습지생태공원 등을 인천 10대 자연경관으로 선정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일부에서는 매립 후 공원 조성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화남단 동주농장은 2006년 한국내셔널트러스트에서 이곳만은 꼭 지키자보전대상지로 선정된 바 있다. 인근에 저어새 주요번식지인 각시바위가 위치해 있으며 인천의 시조인 두루미의 주요 도래지이다. 지난 3월 중앙‧지방 정책협의회에서 인천시가 동주농장을 포함한 강화남단 지역을 메디시티로 조성하겠다며 경제자유구역지정을 건의한 것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인천에는 이미 송도, 영종, 청라 3곳의 경제자유구역이 있고 이곳은 모두 우리나라 대표 갯벌이었고 핵심 철새도래지였다.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안암호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두루미를 비롯해 저어새, 흰꼬리수리, 고니, 매 등의 서식이 확인되어 인천시민들의 주요 탐조대상지이기도 하다. 1980년대초까지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두루미도래지였던 이곳은 논란 중인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제4매립장 계획부지이다. 더 이상의 매립이 아닌 보호지역 지정으로 습지를 보전하고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실현해야 할 곳이다.

인천시는 지난 1010일 환경주권 발표에서 멸종위기종 포함 철새 등 보전으로 생태도시를 구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철새의 서식지가 사라져 철새들이 더 이상 인천을 찾지 않는다면, 인천시가 발표한 계획은 지속될 수 없다. 이번 남동유수지 야생생물보호지역을 시작으로 철새가 찾아오는 주요 습지를 습지보호지역 혹은 습지주변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지속적‧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금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와 이후 세대가 철새가 찾아오는 생명 가득한 인천, 생기 있는 인천에서 지속적으로 살아갈 수 있길 희망한다.

 20161110

 인천녹색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