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세상_생태환경전문잡지 232호]바라보다_부천대장신도시와 부천의 미래

2019년 12월 4일 | 초록세상

기획특집: 생명과 공존의 상징, 점박이 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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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보다:

○3기 신도시 계획으로 위태로운 계양들_박주희(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부천대장신도시와 부천의 미래_김기현(부천YMCA 사무처장)

○Green Belt, 이제는 복원과 관리로_장정구(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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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대장신도시와 부천의 미래

 

 

    대장들녘지키기 시민행동의 다양한 활동

부천에서 ‘대장들녘지키기’ 활동이 시작된 것은 2014년부터이다. 김포공항 인근에 골프장을 건설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부천지역 시민.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김포공항습지 골프장 건설 반대 대책위’가 구성되어 토론회, 시민캠페인, 생태조사활동이 진행되었다. 이 운동은 시민단체와 사업자가 ‘김포공항습지 및 법정보호종 보전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보전습지를 확대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지만 2016년 10월 부천시가 대장동 산업단지(약 70만평)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대장들녘지키기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 1)으로 확대되어 24개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시민행동은 대장들녘의 가치를 확인하기 위하여 ‘대장들녘의 환경생태적 가치’, ‘친환경 부천을 위한 도시 미기후 환경 이해’, ‘도심의 대기오염과 시민건강’ 등을 주제로 8차례 생명포럼을 개최하였고, 시민들이 참여하는 가족 농부, 생태조사 활동, 시민캠페인 등을 전개하고 있었고, 올 5월 국토부의 3기 신도시 계획 발표에 따라 더 적극적인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3기 신도시개발이 부천지역에 미치는 영향

부천의 도시면적은 겨우 53.44km2 여기에 87만의 인구가 밀집되어 서울 다음으로 인구밀도가 높다. 산림면적(원미산, 성주산, 도당산 등)은 전체 면적의 13.6%로 전국 최하위, 환경부에서 발표한(2013년) 전국 ‘불투수면적률조사결과 부천은 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불투수율2) 이 61.7%로 전국 1위의 오명을 뒤집어썼다. 인구밀도 1위인 서울의 불투수율이 54.4%이니 부천은 환경적으로 순환되지 않고, 땅이 건강하지 못한 도시라는 뜻이다.

도시공간의 절반에 해당되는 원도심 및 공장지역의 녹지율은 10% 미만이고, 경기도 인구 70만 명 이상 도시 중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은 3.11m2로 최하위이다.(2014년 산림청 통계, 수원시 4.2m2, 고양시 4.42m2, 성남시 6.11m2, 용인시 5.75m2로, 안산시 5.77m2)

 

이렇게 열악한 부천의 도시환경에서 대장들녘은 천연기념물 재두루미가 찾아오고, 법정보호종 야생조류 27종, 양서파충류 4종, 포유류 1종 등 총 32종이 서식하고 있는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생태계의 보고(寶庫)이다.

2015년 12월 17일(토), 전문가와 시민단체가 함께 진행한 ‘대장들녘 생태조사’에서는 재두루미(천연기념물) 2마리 3), 큰 기러기(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2,240마리, 쇠기러기 212마리 등 야생조류 28종이 조사되었으며 고라니가 목격되기도 하였다. 골프장 건설예정지 습지에는 금개구리(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약 100~120마리, 맹꽁이(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약 1,200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더 큰 문제는 부천의 도시 특성이다. 부천. 부평. 계양은 (오른쪽부터) 도당산–원미산-성주산-철마산-천마산-계양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분지형 도시이다. 위쪽의 열려있는 공간이 대장들녘으로 한강의 찬 바람이 이곳을 통해 도심(都心)으로 유입된다. 이런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부천대장 신도시와 계양 신도시가 개발될 경우, 부천.부평. 계양으로 오는 바람 길이 막혀 심각한 환경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가뜩이나 심각한 대기 질이 더 악화되고, 미세먼지도 증가하여 아토피. 천식. 비염 등 환경성질환이 악화되고, 열섬현상4)도 강화되어 도시 폭염에 더 시달리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7월 18일 오후 2시, 네이버 대기오염정보를 보면 미세먼지(PM10)가 주변지역은 ‘보통’인데 부천은 ‘나쁨’. 초미세먼지 (PM2.5)가 주변은 ‘나쁨’인데 부천은 ‘매우 나쁨’이다. 부천시 5개 대기오염 측정소 중 4개는 옥상높이(8.3m~13.2m)에 설치되어있다. 사람 키높이에서 측정하면 얼마의 수치가 나올지? 주변 도시에 비해 왜 이렇게 열악한 상황인지? 부천시는 과학적 근거와 구체적 대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필자는 분지형 도시라는 특성, 많은 교통량, 현재 진행 중인 개발사업 등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한다.

 

 

 

   부천대장 신도시와 생명의 보고(寶庫) ‘대장들녘지키기’   

한 도시를 질적으로 평가할 때 ‘생물다양성’은 중요한 지표이다. 대장들녘은 99.9%가 그린벨트이고, 가뜩이나 환경적으로 열악한 부천에서 높은 생물다양성을 유지하는 소중한 공간이다. 지난 7월 26일(금), 28일(일) 양일간 진행된 맹꽁이 야간 번개탐사에서는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 맹꽁이 집단서식지가 발견되기도 하였다. 법정 보호종만 32종이 서식하는 대장들녘 120만평에 104만평 신도시가 들어선다면 일부 생태보전지역을 남겨둔다고 하더라도 생명의 그물망 자체가 치명적으로 훼손된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3기 신도시가 서민주거안정 보다는 투기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고, 우리나라는 식량자급률 48.9%(2017년) 5), 사료용을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23.4%에 불과하고, 기후재앙이 일상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는데, 수도권 논습지를 대규모로 밀어버리고 신도시를 개발한다는 것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식량안보를 위협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시민행동은 밴드 ‘부천의 바람길, 대장들녘’을 운영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토론회, 생태조사, 시민캠페인, 다양한 시민참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기록하고, 행동하고, 조직할 것이다. 촛불정부인 문재인 정부에서 시민의견수렴이나 공론화 과정은 일체 없이, 군사작전 하듯이 신도시를 발표하는 행태가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운동의 목표는 회잿빛. 기득권. 개발 패러다임을 무지개빛. 풀뿌리. 생명 패러다임으로 바꾸어내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형성된 시민의식, 시민역량, 조직 형성이 지역의 현재와 미래를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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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장들녘지키기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 시민행동 참가단체: 광명~서울민자도로 반대 공동대책위원회(강서,광명,구로,부천대책위), 경기민예총 부천지부, 남북평화재단 부천본부, 녹색시민모임, 민주노총경기도본부 부천시흥김포지부, 민중당 부천시위원회, 부천녹색당, 부천시민아이쿱생협, 부천시민연합, 부천아이쿱생협, 부천YMCA, 부천YWCA, 부천여성노동자회, 부천청년회, 부천환경교육센터, 생생도시농업네트워크, 생태환경연구회 청미래, 정의당 부천시원미지역위원회/소사지역위원회/오정지역위원회, 천주교인천교구 부천노동사목, 평화미래플랫폼 파란, 평화와 자치를 열어가는 부천연대, 환경생태연구재단(24개)

 

2)불투수율: 아스팔트 등 물이 땅 밑으로 스며들지 못하는 공간으로, 불투수율이 높으면 물의 자연스러운 순환을 막아 지하수가 고갈되고, 집중호우 시에는 땅으로 스며들지 못하는 물이 저지대로 몰려 침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3)재두루미(천연기념물) 2마리-> 2018년에는 14마리로 증가

 

4)열섬현상: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구조물로 뒤덮여있는 도심은 녹지가 많은 인근 교외 지역에 비해 태양열로 쉽게 달궈지며 도시 내에는 공장,주택,자동차 등이 많아 연료를 연소시킬 때 많은 열이 발생하므로 주변의 다른 지역보다 2∼5℃ 가량 높은 온도를 형성하게 되는데 이때 기온이 같은 지점을 등온선으로 연결시켜보면 높아진 도시 내 기온 분포도가 섬의 등고선 같은 형태를 띠고 있어 열섬(heat island)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5)선진국 식량자급률 캐나다 121%, 프랑스 83%, 미국 92%, 이탈리아 80%, 일본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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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김기현(부천YMCA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