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해불양수와 산자분수, 인천의 하천이야기를 시작하며

2018년 1월 11일 | 성명서/보도자료, 하천

[인천 하천이야기](1) 장정구 /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탈공업화시대, 도시 하천은 도시 생태의 핵심입니다. <인천in>은 하천 살리기 운동에 앞장서온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의 [인천 하천이야기]를 올해부터 매달 (둘째 목요일) 연재합니다. 인천 하천의 어제와 오늘을 짚어보며, 실상을 공유하여 독자 여러분과 함께 우리 하천을 되살릴 수 있는 길을 모색합니다.

굴포천 본류와 지류

 

해불양수(海不讓水), ‘바다는 어떤 물도 사양하지 않는다’ 전라도와 충청도, 경상도와 강원도, 경기도 등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사는 인천을 표현할 때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실제로 한반도의 1/3에 해당하는 중부지방의 물들은 한강, 임진강, 예성강, 안성천을 따라 인천경기만으로 흘러든다. 인천의 바다는 우리나라 사람 절반이상이 사용했던 물도 말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삼수령, 태백과 정선을 연결하는 35번국도에 있는 고개이름이다. 두타산, 덕항산을 지나 매봉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이 삼수령에서 낙동정맥이라는 산줄기를 뻗는다. 삼수령 서쪽에 내린 비는 검룡소에 들렀다가 영월 동강으로, 충주 남한강으로 양평 두물머리에서 북한강을 만난 후 서해로 흘러든다. 삼수령의 남쪽에 떨어진 빗방울은 황지에 잠시 머물렀다가 대구에서 금호강을 만나고 합천에서 황강을 만나 삼랑진에서 밀양강을 만나 낙동강을 완성한 후 남해로 흘러든다. 삼수령 동쪽으로 방향을 잡은 빗물들은 오십천계곡으로 따라 흐르다 삼척 시내를 지나 동해로 흘러든다. 삼수령은 우리나라 세 바다, 동해와 남해 그리고 서해가 시작되는 곳이다.

백두대간, 장백정간, 청북정맥, 청남정맥, 해서정맥, 임진북예성남정맥, 한북정맥, 한남정맥, 한남금북정맥, 금북정맥, 금남호남정맥, 금남정맥, 호남정맥, 낙동정맥, 낙남정맥.

‘산은 물을 건너지 않고, 물은 산을 넘지 못한다’ 우리 선조들은 이 산자분수(山自分水) 개념에 기초하여 한반도의 산줄기를 1대간 1정간 13정맥으로 구분하였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부터 지리산까지 이어지며 한반도를 동서로 나누는 중심산줄기이다.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온 산줄기를 정맥이라 하는데 산줄기의 이름은 강 이름에서 왔다. 정맥이 강유역의 경계능선, 즉 분수령인 이유다. 청천강 북쪽 유역경계가 되는 산줄기의 이름은 청북정맥이고 남쪽 유역경계가 되는 산줄기가 청남정맥인 것이다. 백두대간 속리산에서 한남금북정맥이 갈라져 나왔고 안성의 칠현산에서 한남정맥과 금북정맥이 나뉜다. 한강의 남쪽을 담당하는 산줄기가 한남정맥이다. 이 한남정맥이 인천을 지난다. 안성 칠현산과 국사봉, 용인 구봉산과 석성산, 수원 광교산, 안양 수리산, 인천의 만월산~원적산~천마산~계양산~가현산, 김포 문수산.

하천은 관리주체에 따라 크게 국가하천, 지방하천, 소하천으로 나뉜다. 인천에는 중앙정부가 관리하는 국가하천이 2개 있다. 2011년 경인아라뱃길은 아라천이라는 국가하천이 되었고 굴포천은 1년 전 국가하천으로 지정되었다. 인천광역시장이 관리해야 하는 지방하천도 31개 있다. 14개는 강화도에 있고 내륙에 17개가 있다. 내륙에 위치한 하천들은 대부분 한남정맥에서 발원한다. 대곡천, 대포천, 검단천, 시천천, 공촌천, 심곡천, 승기천, 만수천, 장수천, 운연천은 서해로 흘러들고 굴포천, 갈산천, 청천천, 계산천, 굴현천, 계양천, 나진포천은 한강을 거쳤다가 서해로 간다.

지난 2015년 가톨릭환경연대, 굴포천살리기시민모임, 인천녹색연합로 구성된 인천 하천탐사단이 굴포천 지류인 구산천을 탐사하고 있다.

지방하천은 아니지만 방사형으로 국가하천인 굴포천으로 흘러드는 구산천, 동수천, 산곡천, 세월천, 목수천, 박촌천과 부천의 심곡천, 삼정천, 여월천은 중요한 도시의 하천들이다. 이외에도 갯골이었으나 도시확장으로 지금은 하천 역할을 하는 가좌천, 용현천, 학익천도 있다.

인천의 하천은 유난히 많이 변했다. 하천 상류 대부분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덮혀 도로와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물길에는 쓰고 버린 물인 하수가 흐른다. 굴포천은 조선시대에 운하를 만들기 위해 판 하천이고, 아라천도 홍수조절용으로 판 방수로를 배가 다니게 할 목적으로 만든 인공물길이다. 갈산천은 부평평야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만든 서부간선수로의 일부였다. 아라뱃길로 굴포천을 땅속을 흘러야 하고, 계양천을 두동강 났고 시천천은 흔적을 찾기 어렵다. 공촌천과 심곡천 하류 직선구간은 갯벌매립으로 생겨났다.

인천은 물의 도시다. 산자분수와 해불양수의 의미를 생각하며 물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2018년 1월 11일자 인천in에 게재한 기획연재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