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악끝산에 도착하니 물이 먼 바다까지 나가 갯벌이 넓게 펼쳐져 있다.
시간이 되어 아이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하고 한 달 만에 보는 유리와, 오랜만에 만난 민석이, 준현이, 신청 명단엔 없었지만 참석을 한 유선이를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갯벌에 들어서자 망둥이들이 부지런히 뛰어다니고, 여러 종류의 게와 고둥들이 먹이활동을 하느라 바쁜 모습들이다. 관찰력이 좋아서 정말 작은 게들을 찾아내는 유선이, 아빠가 바닷가에서 자라 바다생물을 잘 아신다고 말해주는 준현이. 오늘도 발을 갯벌에 빠트린 ㅇㅇ이~~~^^;;. 생물들과 함께 호흡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생동감이 느껴졌다. 나와 가장 가깝게 보이는 생물로는 갯강구가 뽑혔다. 살짝 꺼려지는 대상으로 곧잘 꼽히기도 하지만 갯벌을 깨끗하게 하는 데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본다.
관찰을 끝내고, 이번에는 평소 가지 않는 곳까지 걸어가 보았다. 자리를 깔고 앉아서 오늘 만난 생물을 그리는데, 아이들 모두가 도둑게를 그린다. 그만큼 인상 깊었었다는 거겠지. 그런데 아이들이 그린 도둑게는 각자 다른 느낌을 주었다. 어쩜 이렇게 개성 넘치는 도둑게들이 나오는지! 우리 아이들만큼 멋진 모습을 가진 각자의 도둑게를 감상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돌아올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12시에 꼭 마쳐야 하냐고 아이들이 묻는다. 갯벌에 더 머무르고 싶도록 한 것은 어떤 마음이 들어서였을까?
아쉬움을 뒤로 하고 돌아나오면서 쓰레기를 줍는데, 참 열심히들 줍는다. 시간이 다 되어가서 그만하자고 재촉해도 못들은 것처럼 열심이다. 집게를 억지로 수거하려고 하니 ㅇㅇ이와 ㅇㅇ이가 손을 등 뒤로 숨기고 주지 않으려 했다. 결국 강제로 빼앗다시피 했는데 이제는 손으로 줍는다. 아이들은, 자꾸 쓰레기가 부른다고 말했다. 이 모든 일들이 즐겁게 기억되는 시간들이었다. 얘들아, 우리 다음 달에도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보자~~
글. 토끼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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