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님들 곁에서 회원님들과 함께 성장하는 인천녹색연합이고 싶습니다. 얼굴을 맞대고 한 분 한 분의 이야기를 마음에 담고 싶습니다. 박성례(하늘나리) 선생님이 떠올랐습니다. 뵐 때마다 편안함과 삶의 에너지를 느끼게 해주시는 선생님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인터뷰 요청에 선뜻 응해주신 하늘나리 선생님을 5월 18일(목) 만났습니다.
어머님이 알려준 자연과 생명을 향한 사랑
“어렸을 때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어요. 어머님이 감수성이 높으셨어요. 집 뒷마당에는 항상 꽃을 심으시고 살뜰히 보살피셨어요. 초등학교 때였을 거에요. 마당에 강아지를 키웠는데 겨울이 되면 강아지도 춥다며 집 안으로 들여와 함께 지냈어요. 사람이 아닌 다른 존재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어머님을 통해 배웠어요.”
어머님 이야기를 꺼내는 선생님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습니다. 어머님에 대한 기억을 조금 더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지만 어머님은 베풀며 사셨어요. 도움이 필요한 곳에 후원도 꾸준히 하시고, 음식을 만들면 주변에 나눠주셨고요. 어린 마음에 ‘엄마는 내가 먹을 거는 남겨놓고 막 주는 건가?’ 속으로 생각하곤 했어요. 생명을 귀히 여기고, 베풀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달았어요.”
사랑을 전달하는 삶을 살고 싶기에
하늘나리 선생님은 인천녹색연합과 2018년 첫 인연을 맺으셨습니다. 숲해설가 17기를 수료하신 뒤 2019년부터 연수구에서 초록동무 교육활동을 이어오고 계십니다. 봉사하는 삶을 선택하신 이유를 여쭤보았습니다.
“어머님 영향으로 꽃을 보러 다니는 것을 좋아했어요. 공부할 생각까지는 못했고 보는 것에만 집중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아들이 인천녹색연합 활동을 소개시켜줬어요. 숲해설가 교육을 들으며 생명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그냥 지나치던 생명들의 이름을 알게 되니 새로운 세상을 만난 것 같았어요.”
“숲해설가 교육을 마친 후로는 내가 알고 배운 것들을 나누고 싶었어요. 사회환경교육지도사 3급 자격증도 추가로 취득했고요. 초록동무에서 아이들과 만나며 행복감을 느꼈어요. ‘내 마음을 다 바쳐서 아이들과 놀아주고 싶다’, ‘이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웃음과 행복 그리고 사랑을 전달해주고 싶다고 말씀하신 하늘나리 선생님. 선생님은 앞으로 어떤 교육을 이어가고 싶으신지 궁금했습니다.
“아이들과 열매 줍기 놀이를 한 적이 있어요. 열매를 주워보자고 말했더니 줍는 것을 꺼려하더라고요. 땅에 떨어진 것이었으니까요. 그때 아이들이 자연과 흙에 친숙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놀이통을 꺼내 주변의 자연물을 담아 소리를 들어보자고 제안했어요. 다양한 소리를 들으니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나중에는 멈칫했던 아이들이 먼저 나서서 흙을 만지고 놀이에 참여하더라고요. 앞으로도 아이들에게 자연과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고 싶어요. 이 활동을 조금이라도 기억하게 해주고 싶고요. 올해는 활동할 때마다 기록하는 관찰지를 모아서 연말에 아이들에게 나눠줄 생각이에요.”
환경 문제를 더 알리기 위해 선택한 ‘시니어 유튜버’
하늘나리 선생님은 교육활동뿐만 아니라 양서류 모니터링, 갯벌보전 등 환경문제 전반에 관심을 갖고 계십니다. 최근에는 플라스틱 문제를 다룬 다큐 영상을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시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분야에서 활동을 해보고 싶었어요. 2022년 인천광역시 노인일자리 사업에 지원해서 합격했어요. 처음에는 영상 제작 프로그램을 익히느라 고생했어요.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앉아서 영상을 제작했어요. 힘들었지만 환경 문제를 다루기 위해 현장으로 나가는 게 즐거웠어요. 나이와 상관없이 좋아하는 걸 하면 몰입할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고요. 그 결과물로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영상을 제작했어요.”
“플라스틱이 사람과 자연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한 상황이에요. 바다 깊은 곳은 미세플라스틱으로 덮여져 있고요. 바다가 서서히 죽어가고 있어요. 사람들이 아직 그 심각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같아요. 플라스틱 문제를 어떻게 잘 알릴 수 있을지를 고민했어요. 이런 현실을 알리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영상을 만들었어요.”
우리의 소원은 건강한 삶! 건강을 위협하는 플라스틱 : https://www.youtube.com/watch?v=EBbpmZSVzBc
인천녹색연합과 동행하는 길
숲해설가 자격증 취득을 시작으로, 사회환경교육지도사 3급, 영상 제작, 방송통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편입 공부까지 배움을 멈추고 있지 않은 하늘나리 선생님.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을 요청드렸습니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계양산이 골프장 개발로 사라질 뻔했단 사실을 몰랐어요. 모르고 살아왔다는 게 너무 미안했고, 그때 활동하신 모든 분들한테 감사했어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천녹색연합 활동가들의 모습이 아름답고 감사해요. 쉽게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많은 분들이 인천녹색연합을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