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갯벌_볼음도 후기] 사람과 동식물이 행복한 교감을 하는 이상적인 섬

2023년 5월 30일 | 생태기행

볼음도 인천녹색연합을 통해 알게 되고 함께 동행한 섬이다.

볼음도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불음도, 보름도 등 귀엽게 들렸다

출발한 후 선착장 도착할 때 즈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선착장에서 볼음도까지 배편으로 1시간 거리 배 뒤편에 앉아 지나간 뱃길의 흔적을 바라보는 여유로움과 갈매기들에게 과자를 주는 모습이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살짝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갖다 보니 금세 도착하였다.

실제 볼음도의 유래는 조선 중기 임경업 장군이 섬에서 아름다운 보름달을 보고 만월도라고 칭한 게 시작이었다. 만월, 보름달을 볼음도라고 바꿔 부르게 되었고, 재미난 것은 ‘볼’자가 한자가 없어 보(甫)자에 ‘ㄹ’에 해당하는 을(乙)을 붙여 중국에 없는 한자 볼(乶)자를 만들었다는 이름에 얽힌 사연을 주민이신 박정훈구장(전 이장)님 통해 알게 되었다.

볼음도에 도착할 때 즈음 비가 더 세차게 내렸다. 비로 우리의 여행은 빗속에서 더 신나게 시작되었다.

우비 입고 걷는 내내 후두득 우드득 경쾌한 빗소리를 들으며 걸었다. 들길을 지나 숲길을 걷는 동안 자연의 경이로움을 배웠으며, 바닷길을 걸으며 둑 근처에서 자라는 식물들(갯완두, 해당화 등)을 만났다. 볼음도는 다른 지역 해변과 달리 검은 돌이 많고 또, 다른 돌에 비해 무거웠다. 이유는 바로 철 성분이 많아서다. 과거 해변 근처에 철광산이 있었음을 알게하는 증거라 한다.


비는 더욱 세차게 내렸다. 1시간쯤 걸으며 지쳐갈 때 즈음 도착한 정자 휴식은 매우 달콤했으며, 앞으로는 바다, 뒤로는 조강으로 섬 주민분들의 삶, 분단으로 배를 이용하지 못하고 바다에 나무 기둥을 세워 그물을 펼쳐두고 걸리는 물고기를 건져오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어업활동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점심으로 식당에서 먹은 회덮밥(비빔밥)과 신선한 조개탕의 맛은 세상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제일의 맛을 자랑했다.

숙소로 정해진 곳은 볼음도생태마을공동체에서 운영하는 <저어새 둥지>로 공동 식당이 있고, 방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 앞의 논들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었다.
함께 한 아들은 볼음도 기행 중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가 밤에 개구리 울음소리라고 한다. 개구리들이 즐겁게 노래하는 듯 들려 개구리들과 함께 합창하고 싶었다고 한다. 유기농법으로 벼를 재배하고 저어새, 두루미가 쉬어가는 자연을 지키려는 주민들의 노력이 있어 사람도 동식물도 활기가 넘치는 섬인 듯하다.

볼음도에는 오래된 은행나무와 볼음저수지가 있다. 은행나무는 800여 년 전 홍수 때 북한에서 떠내려온 것을 심어 지금은 웅장한 자태를 뿜어내는 할아버지 나무로 건너편 북한 연백 호남리에 할머니 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있다는 사연과 사진으로 두 나무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분단의 설움을 간직하고 굳건하게 서 있는 모습은 먼바다 건너 할머니 은행나무를 그리워하는 듯 보였다. 할아버지 은행나무에 소원을 빌면 들어주신다는 나무꾼님의 이야기를 듣고 잠시 소원을 빌었다.

볼음도에는 광활한 갯벌이 있다. 우리나라 최대 면적의 천연기념물 갯벌이다. 그곳에서 전통방식의 그레질을 통해 조개를 잡는 갯벌체험을 할 수 있다. 갯벌을 경운기 타고 40분 정도 달려 바다 깊은 곳까지 달려가야 경험할 수 있다. 물길을 달리는 기분은 신기할 뿐이다. 말로 표현은 어려워 직접 달려보길 권한다.

도착해 백합을 잡아보았다. 백합은 양식이 안되는 자연산으로 주민들이 서로 규칙과 영역을 정하며 채취를 하고 자연 그대로를 보존하려고 노력한 결과로 크기가 손바닥만 하다. 해감하지 않고 바로 맛본 백합은 신선하고 달콤한 맛으로 어디서도 맛보지 못한 맛을 경험했다. 볼음도 최강 추천 프로그램이다.

저녁이 되어 시원한 백합탕과 지역 주민(박정훈 회원)께서 챙겨주신 당일 잡은 밴댕이회, 꼴뚜기 숙회, 병어회, 숭어회까지 지금, 5월에만 맛볼 수 있는 자연산 회를 배부르게 먹을 정도로 넉넉하게 챙겨주셨다.

다음 날 아침에도 비는 세차게 내렸다.
해안 쓰레기 줍기 대신 해안 쓰레기 문제를 주제로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플로깅 봉사를 하면 좋은 것으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주운 쓰레기를 처리하는 부분까지 고민해보게 되는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볼음도생태마을 이광원사무장님의 도움으로 우린 11시 배를 타고 아쉬운 볼음도 여행을 마무리했다.

내게 볼음도는 인정이 넘치고 다정함이 향긋한 사람 냄새 나는 섬으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사람과 동식물이 행복한 교감을 하는 이상적인 섬으로 다시 찾고 싶은 섬이다.

글. 참가자 홍효영님
사진. 볼음도 참가자 일동

* 하반기에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어야 할 인천의 갯벌 대이작도와 장봉도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