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서른, 녹색을 돌아보다⑤굴포천

2023년 6월 20일 | 창립30주년-서른

지난 6월18일(일) 인천녹색연합 창립 30주년을 맞아 진행되는 활동순례의 일환으로 굴포천을 방문했습니다. 현장에는 굴포천에 관심이 많은 주민(회원)을 비롯하여, 굴포천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이 참석하셨습니다. 특히, 오랫동안 굴포천살리기운동에 앞장서온 굴포천살리기시민모임의 박남수 위원장과 인천녹색연합의 청소년 하천모니터링단 ‘또랑’이 만들어지는데 기여했던 정성혜(자운영) 회원까지 오랜만에 만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 부평구청에서 만나 참가자 인사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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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굴포천은 도심 하천이지만 악취가 매우 심해서 민원이 끊이지 않는 곳으로 주민들에게 인식이 매우 안 좋았던 곳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한 민원은 복개라는 이름으로 덮이고 있었습니다. 90년대 후반 당시 박남수 부평구의원은 시민들에 의해 복개 중인 공사를 철회하고 생태하천을 조성하는 수원시의 사례를 접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굴포천살리운동을 시작하게 되셨다고 합니다. 비슷한 시기 인천에서는 민,관 합동의 하천살리기 추친단이 구성되었고, 인천내륙의 5대 하천을 중심으로 수질개선을 중심으로한 하천복원운동이 확산되었다고 합니다.

▲ 굴포천살리기시민모임 박남수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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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인천녹색연합은 2005년 하천생물도감을 발행하고, 2006년 복개하천조사 및 보고서 발행, 이 보고서 결과를 바탕으로 2007년 인천시 행정에 하천복원을 제안합니다. 그리고 교육을 통해 시민들에게 하천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의 중요성으로 2013년부터는 청소년모니터링단 ‘또랑’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15년에는 인천의 인터넷언론인 인천in과 하천탐사단을 꾸려서 하천을 탐사하고 기사와 함께 시민들에게 인천의 하천을 알려나가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여러 과정과 시간을 통해 하천 복원에 대한 요구를 높이고 행정에서는 복개가 아닌 복원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게 됩니다.

▲ 2006년 복개하천조사를 바탕으로 만든 하천지도

▲ 인천녹색연합 청소년 하천모니터링단 ‘또랑’  전 초록교사 정성혜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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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하천은 국가하천, 지방하천, 소하천으로 구분됩니다. 과거 복개된 하천 구간은 하천으로 구분되지 않았던 상황이라 복원을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했습니다. 이후 부평구는 복개구간을 소하천으로 지정했고, 소하천정비기본계획을 근거로 그 중 일부 구간(1.2km)의 하천복원공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 굴포천 본류와 산곡천 합류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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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복원 예산 가운데 크게 차지하는것 중 하나가 하수관 처리 공사라고 합니다. 복개된 콘크리트를 거둬내더라도 땅속에 정비되지 않은 하수관들이 그대로 있다면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현재 복원공사구역에는 하수관정비작업이 한창입니다.

▲ 굴포천, 산곡천 합수구간에서 설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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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진행되는 복원공사는 굴포천 본류 복개 3.4km 구간 중 모다아울렛(구 롯데백화점) 앞부터 부평구청까지 1.2km를 뜯어내는 것입니다. 여전히 상류 구간의 굴포천은 막혀있습니다. 하천이 유지되는 데 필요한 유량이 충분해야 하는데 굴포천의 경우 상류구간이 복개되어 있고, 이들 구간의 물은 집수정을 통해 하수처리장으로 옮겨집니다. 그래서 우리가 굴포천에서 보는 물은 사실상 한강 물로 날마다 펌프를 이용해 한강물을 끌어올려 유지용수를 이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굴포천 맹꽁이 산란터를 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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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은 다양한 생명의 시작이자 생명의 터전입니다. 굴포천에서는 장마철이면 맹꽁이들의 울음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는데요, 맹꽁이는 멸종위기야생동물2급으로 과거 매우 흔했던 양서류지만 개발로 인해 빠르게 사라진 대표적인 야생동물입니다. 하천 주변의 웅덩이가 협소해서 굴포천 삼각주에 맹꽁이 서식지로 웅덩이를 파주었다고 합니다.

▲ 삼각주의 원형을 그대로 갖고 있는 굴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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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구청 앞 사거리쪽에는 삼각주의 모습을 그대로 갖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하천 특히 도심 하천은 하천정비공사 등으로 자연형하천의 모습을 만나기 어렵다고 하네요. 굴포천 또한 하천정비에서 자유롭지 않지만 이곳 삼각주만은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 청소년 하천모니터링단 ‘또랑’의 활동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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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구청 맞은편 대월놀이공원 아래쪽으로 하천모니터링 활동(또랑)이 한창입니다. 또랑 일부 참가자들이 모두 몸장화를 입고 하천에 들어가서 생물종 수집에 열중입니다.
▲ 청소년 하천모니터링단 또랑 김현정 초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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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초록교사가 활동순례 참가자들에게 또랑활동에 대한 소개를 해주셨습니다. 이때는 여러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는 때인지라 아이들과 함께 하천변 식물들을 관찰하고 그림을 그리는 시간을 가졌다고 하네요~  각종 도구를 활용해서 수질조사를 하고, 관찰된 생물종을 통해서도 수질을 확인할 수 있음을 전하셨습니다.
▲ 깔따구 뿐 아니라 치어들도 함께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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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아이들이 잡은 굴포천에서 만난 다양한 생물들을 직접 보여주며 설명해주셨습니다. 짧은 구간이지만 굴포천을 돌아보고, 청소년 하천모니터링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설명도 듣고 모든 행사의 필수요소인 단체사진을 찍고 참가자들과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 마무리 소감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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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하신 회원은 이번 현장순례를 통해 굴포천을 새로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갖고 있던 선입견을 덜어내고 시민으로서 지역 주민으로서 굴포천을 생태하천으로 만들기 위한 직접적인 노력을 해야겠다는 다짐도 확인했습니다. 각자 생각하는 생태하천의 구체적인 상은 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도심속 하천인 굴포천의 방향은 비슷하지 않을까요? 분명한 것은 하천은 다양한 생명을 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모든 복개구간을 드러내고, 유지용수를 한강 물이 아닌 자연에서 얻어 흐르게 하는 것이 진정한 생태하천의 완성일 것입니다. 그런 모습이 만들어 질 때까지 인천녹색연합은 지속적으로 하천 복원 정책을 제안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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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활동순례가 지역언론에 실렸습니다.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30618580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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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착공까지 15년, 굴포천 복원 – 인천 하천 정책의 전환점으로 http://www.incheonin.com/news/articleView.html?idxno=8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