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눈 후기] 자연과의 눈맞춤

2023년 7월 5일 | 게눈

7월 게눈 활동은 6월과 같은 장소인 수악끝산과 연결된 갯벌에서 진행하였습니다. 산비탈 나무들이 아래로 처져 있어 나무에 기대어 사는 곤충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장소입니다. 그래서 6월 주제에 이어 생물다양성2로 진행하기로 하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카드놀이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산오름반은 지난번에 봤던 애벌레를 기억하면서 수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애벌레를 동정한 결과 큰넓적송장벌레 애벌레였고, 성충과 유충 모두 동물의 사체와 배설물을 먹는다고 합니다. 육지의 청소부는 송장벌레이고, 갯벌의 청소부는 갯강구라고 했더니 지난번에 갯강구를 봤던 친구들이 갯강구가 너무 많아서 싫다고, 다리가 많아서 징그럽다고 하네요. 물론 그렇겠지만 징그럽다고 고개 돌리지 말고, 외면하지 말고, 오늘 조금 더 가까워지면 좋겠다고 산오름의 바람을 전했습니다. 그리고나서 옆에 보이는 등에를 관찰통에 넣어서 눈 맞춰보기를 권했습니다. ‘몸은 벌 무늬인데 눈은 누굴 닮았니?’ 질문에 ‘잠자리’ ‘파리’ 가 나왔습니다. ‘그래. 슬쩍 보면 벌인 줄 아는데 눈을 맞추면 다른 친구, 등에라는 걸 알게 돼. 오늘 이렇게 눈을 맞춰보자’

두둥~~

바람이 전해졌는지 지난번보다 더 많아진 갯강구를 보고도 덜 소리 지르려는 노력이 보입니다. ㅎㅎ 큰 갯강구를 관찰통에 넣어 눈맞춤을 하더니 한 친구가 같이 온 친구 닮았다고 장난을 칩니다. ‘어떻게 생겼길래 닮았다는 거야?’ 제 한마디에 갯강구 눈에 대한 품평회가 열립니다. 멍청해 보인다, 안 닮았어, 순하다는 의미도 되겠네, 눈이 초롱한데, 어벙해, ㅎㅎ어벙하다는 말이 맘에 들어. 뭐가 맞든 갯강구를 거부하던 아이들 마음에 갯강구가 들어간 듯 보여 좋았습니다. 그러더니 친구들이 먼저 게가 품은 알도 만져보고, 허물 벗은 말랑한 도둑게도 손에 올려봅니다.

     

카드놀이를 하기 위해 우리가 만난 생물종을 그리면서 대벌레의 다리와 거미의 다리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도 하고, 세스랑게와 방게의 다른 점도 기억합니다, 나비들은 애벌레가 먹는 식물에 알을 낳는다는 것과 서로 겹치지 않으려고 한다는 점도 이야기해줍니다. 자신의 영역과 삶의 방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생물종이 살아남고 서로 연결되어 있으려면 우리가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놀이의 의도를 아이들이 이해했을까요? 네 그랬을 거라고 느껴졌습니다.

<글, 사진 산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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