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녹색연합과 한국물새네트워크 공동으로 2024년 5월 22일 백령도 저어새 번식 상황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였다. 조사 결과, 총 28개 둥지 번식 중으로 백령도 저어새 번식을 확인한 2013년 이후 가장 많은 수가 번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조사는 백령도 전반의 저어새 번식 현황 및 개선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했다.
백령도 저어새 번식 상황에 대한 자세한 조사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저어새 번식지 확대 확인
과거부터 번식지로 이용하던 A(사자 바위)에 16둥지, 그리고 B(육지 사면)에 추가로 12개 둥지를 확인하는 등 총 28개 둥지가 관찰되었다. 작년까지는 육지에서 떨어진 A(사자 바위)에서만 번식이 확인되었으나, 올해 처음으로 과거 노랑부리백로가 번식하던 육지쪽 사면(B)으로 진출하여 번식지가 확대된 것을 확인하였다. 저어새 둥지 중에서 A(사자 바위)에서 새끼를 육추하고 있던 둥지는 12개였으며 포란 둥지는 4개로 곧 부화할 것으로 추정되었다. B(육지 사면)에서는 7개 둥지가 어린 새를 육추 중이고, 5개 둥지는 포란 중이었다. 결과적으로 A(사자 바위)에 먼저 12개 둥지가 4월 초에 번식을 시작하였으며 둥지터가 마땅하지 않아 추가 4개만 둥지가 더 만들어지고 B(육지 사면) 쪽에 나머지 12개 둥지가 4월말부터 5월초에 추가로 생긴 것으로 판단되었다.
▲ 사자바위 주 번식지의 저어새 둥지
▲ 육지쪽 사면의 저어새 포란 둥지
2. 저어새 번식 상황 양호
A(사자 바위)에서 육추 중인 12개 둥지에서 확인된 새끼는 21마리 내외로 2~3주 된 새끼들이었다. 3마리 새끼를 육추 중인 둥지가 3개, 2마리 육추는 6개, 그리고 개체수를 확인할 수 없는 어린 새끼는 3개 둥지로 파악되었다. 3마리를 키우는 둥지가 3개가 확인되는 등 번식 상황이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 태어난지 3주 이상되는 큰 새끼가 있던 둥지는 3개로 어미는 먹이를 구하러 둥지를 비우고 새끼만 둥지에 있었다. 이른 둥지는 3월 말에 일찍 도래하고 4월 초에 산란하여 4월 말에 부화한 것으로 판단된다.
3. 새롭게 형성된 B(육지 사면) 번식터의 저어새 둥지터 조성 필요
2023년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의 조사자료에 의하면 A(사자 바위)에서만 19개 둥지가 확인되었으며, 2022년 6월 인천녹색연합과 한국물새네트워크 공동조사에서는 14개였다. 당시에는 둥지를 준비하는 개체들도 여럿으로 번식이 느린 편이었다. 2020~2021년에는 확인된 번식 둥지가 6~8개였으며 처음 백령도에서 번식이 확인된 2013년에는 둥지가 3개에 불과하였다. 이후 점차 번식 둥지가 점차 증가하였으며 올해 2024년에 28개로 가장 많은 수를 기록하였다. 그러나 A(사자 바위)의 둥지터 면적이 좁고 경사가 급하고 마땅한 둥지터가 부족하여 지난해처럼 둥지를 많이 만들지 못하였다. 새롭게 형성된 B(육지 사면)쪽 번식터를 대상으로 내년 번식 전에 평편한 둥지터를 조성해주고 재료를 공급해 준다면 올해보다 더 많은 수가 안정적으로 번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4. 번식기 동안에 대부분 백령도의 논과 해안 이용 추정
5월 22~24일 동안 백령도 일대 농경지에서 10여마리의 저어새가 곳곳에서 1마리, 2~3마리 단위로 관찰되었으며 번식기 동안에 대부분 백령도의 논과 해안과 번식지를 오고가며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는 북한 황해남도 옹진군 논과 갯벌을 먹이터로 이용할 것으로 판단되며 7~8월에 모두 번식지를 떠나면 백령도에서 북한 황해남도로 이동할 것으로 사료된다.
▲ 백령도 논에서 발견된 저어새 무리
5. 가락지 E05를 부착한 저어새 10년째 백령도에서 번식
가락지 E05를 부착한 저어새가 태어난지 2주 이상된 새끼 3마리를 육추하고 있는 것을 관찰하였다. E05는 2010년 연평도의 부속 섬인 구지도에서 가락지를 부착한 개체로 2014년에 처음 백령도에서 번식을 시도하는 것이 관찰되었으며 백령도에는 초기에 정착한 저어새이다. 이후 매년 백령도 번식지를 찾고 있으며 올해로 나이가 14세로 10년째 찾고 있다. 월동지는 대만 타이난 지역으로 태어난 2010년 겨울부터 매년 대만에서 월동하고 백령도를 찾아오고 있다.
▲ 새끼 육추 중인 가락지E05(앞쪽)
이번 공동조사를 진행한 한국물새네트워크 이기섭 대표는 ‘백령도는 유인도에 저어새가 번식하는 국내 유일한 장소이며 최북단 지역이나, 번식할 만한 장소를 찾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판단한다. 새롭게 형성된 B(육지 사면)지역에 편평한 둥지터를 번식 전에 마련해주고, 번식 재료도 부족하여 공급해 주면 더 많이 수가 안정적으로 번식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하였다. 인천녹색연합은 ‘인천시 등 관계기관은 안정적인 저어새 번식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색연합과 한국물새네트워크는 매년 백령도 저어새 번식 상황에 대한 정기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2024년 6월 3일
인천녹색연합, 한국물새네트워크
*문의 : 박정운(인천녹색연합) 010-8485-0415 / 이기섭(한국물새네트워크 대표) 010-8788-06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