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세상_생태환경잡지 234호_녹색살이] 개운한 천연가루치약 만들기

아기는 말랑말랑하다. 하도 보드라워서 누르면 꾹 들어가는 숨구멍도 있다. 아기가 숨을 쉴 때마다 정수리 부분이 팔딱팔딱 움직인다.(태어날 때는 열려있지만 돌 즈음 닫힌다. 딱딱해진다.) 아기와 살면서 아기의 성장에 감탄한다. 놀라운 순간들이 많다. 말랑한 아기는 땅에 서고자 자신의 딱딱한 부분들을 드러낸다. 그 중 개월 수에 따라 뽁 나타나는 이가 있다. 집 아기는 돌이 돼서야 윗니 두 개가 나왔다. 이가 하나씩 날 때마다 호들갑을 떨며 사진을 찍었더랬다. 밤에 이유 없이 자지러지게 울 때에는 이가 나려나보다 했다.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가제 손수건으로 입안을 닦아주었다. 먹는 음식이 어른 식사와 가까워지니 육아서적과 주변에서 치약 사용을 권했다. 영유아 아기치약을 살펴보았는데 치약 색이 빨갛고 노랗다. 게다가 단향도 난다. 아직 오글오글도 못하는데 괜찮을까?! 뒷면의 주의사항을 보니 아기가 삼키지 않아야하고 입안을 충분히 헹구어 내야한다고 한다. 작은 글자로 적힌 주의사항을 보고 더 아리송해졌다.

 

회원분들과 함께 만든 천연가루치약

 

녹색의 회원 분들과 정기적으로 일회용품을 주제로 모임을 가졌었다. 희대의 발명품인 플라스틱은 어디에나 있다. 집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은 몇 개나 될까?! 플라스틱 프리 주간을 정하였다. 줄이고 사용하지 않고자 일지도 기록해보았다. 우선 집에서 사용하는 물품부터 바꿔보기로 했다. 샴푸와 클렌저를 비누로 바꾸었다. 색이 있고 분출기에 금속이 있어 샴푸 통은 재활용이 어렵다. 아기생각이 나 치약도 이참에 만들어보기로 한다. 민간요법 중 하나로 죽염을 현재도 사용하는 이가 많다. 효능을 보태어 회원 분들과 천연가루치약을 만들어보았다. 준비물은 다음과 같다. 여기서 보태거나 빼도 좋고 용량을 달리 해도 괜찮다. 다른 이의 치약 조합을 찾아보니 천차만별이다. 나는 이것저것 욕심을 더했던지라 다음에 만들 때에는 좀 더 줄여보기로 한다. 죽염은 입자가 고운 것으로 구입하였다.

 

성분 용량 효과
카올린클레이(고령토) 15g 치아표면에 오염물질 제거, 향균 작용으로 입속 질환 예방
죽염 9g 소염작용으로 잇몸건강에 좋음, 진통, 충치, 구취제거
벤토나이트 8g 항염(염증을 억제하거나 없앰), 잇몸보호, 치아미백효과
자일리톨 8g 충치균을 없애는 효과
덴탈실리카 6g 치약의 주요성분으로 치아의 치태(투명한 세균막)를 제거
SLSA 4g 식물성 계면활성제

 

 

입자가 너무 고와 재채기를 유발하는 재료도 있으니 천천히 용기에 넣고 잘 섞어주면 완성이다! 재료는 대용량으로 인터넷에서 구매할 수 있는지라 친구들과 수다 나누며 만들기 좋다. 사용 감을 위해서 식물성계면활성제(SLSA)를 넣었는데 빼도 좋을 듯싶고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즐거움이 있겠다. 시중에 파는 치약은 사용 후 개운치 않은 맛이 있는데 천연가루치약은 입 안이 건조하지도 않고 산뜻하다. 아기에게는 자일리톨과 베이킹소다를 섞어 만들어주었다. 자일리톨의 단맛 때문인지 아기가 여러 번 칫솔을 내민다.

 

앞세워 내세우는 홍보 문구에 휩쓸리지 않고 나만의 치약을 만들 수 있다. 시중의 치약들은 이것이 저것 같고 성분표의 어려운 이름들로 비교가 쉽지 않다. 이에 비하면 천연가루치약은 재료들을 찾고 만드는 시간이 번거로이 느껴질 수 있지만 단순하다! 만드는 동안 나를 살피는 시간이 되기도 하고 내 손으로 만들었다는 뿌듯함도 있다. 쓰레기 발생도 적고 치약을 버릴 때 내부를 여러 번 헹구어야 하는 불편함도 없다. 거기에다 합성 계면활성제로 인한 환경오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안겨다 주는 이로움이 많으니 손이 자꾸 가게 된다.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내가 나의 삶을 좋은 쪽으로 밀고 간다는 기분도 든다. 새 해에도 사부작사부작, 지구를 위해 나를 위해 함께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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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진

인천녹색연합 녹색전환팀 활동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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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생태환경잡지 <초록세상> 2020.3월호에 게시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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